정치모아

‘대선 출마’ 전광훈에 국힘 '손절도 못 하고 멘붕'

 극우 성향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오는 6월 3일 치러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전국 주일 연합예배’에서 자신만이 현 정국의 혼란을 해결할 수 있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말한 그는 “4·19 혁명이나 5·16 군사정변처럼 혁명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통일 대통령으로 복귀시키겠다”고 주장해 정치권 안팎의 논란을 자아냈다.

 

전 목사는 “대통령 출마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헌법이고 뭐고 필요 없다. 혁명으로 맞장 뜨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선거법이나 헌법에 대한 무시로 해석되며 정치 질서와 헌정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재판에서 무죄로 결론 날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재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수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재, 국회를 해산할 사람도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전날인 19일에도 자신이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주최의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자유통일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날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자유통일당으로 다시 모셔 오겠다”고 발언했다. 또한 “이재명을 당선시키면 시켰지 국민의힘 8명은 절대로 안 시킨다”며 여권 핵심 인사들을 비판했다.

 

이 같은 전 목사의 출마 선언은 보수 진영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려는 상황에서 전 목사의 등장이 보수 진영 분열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수 외연 확장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 자체가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어게인(YOON AGAIN)’ 신당 창당을 예고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출신 인사들과의 흐름에 이어, 이번 전광훈 목사의 출마 선언은 국민의힘으로선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 질서를 부정하고 내란을 미화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보수의 정신을 뿌리째 뒤흔드는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나경원, 김문수, 홍준표 세 인사는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이제는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전광훈과의 정치적 연결고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측 김종혁 특보단장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 전 대통령과 전 목사 모두 당을 망가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수 진영 전체가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보수 내부에서도 전 목사의 출마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전 목사의 등판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낭보 중의 낭보”라며 전 목사의 대선 출마를 환영했다. 그는 “전광훈 목사님이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셨다. 이렇게 반가운 소식은 처음”이라며 비꼬는 듯한 태도로 평가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도 “전 목사는 대통령 후보는커녕 공론의 장에서 퇴출당해야 할 인물”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은 “보수 표 1%만 빠져도 대선이 쉬워진다”며 전 목사의 출마가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탄핵 찬성 대 반대’ 구도가 더욱 뚜렷해져 윤 전 대통령 심판론이 다시 불붙는다면, 이는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에도 연속 예배를 이어갔으며,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6·3 대선을 앞두고 그의 발언과 움직임은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추미애의 ‘질서유지권’ 발동, 나경원·송석준·조배숙 강제 퇴장… 법사위 아수라장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는 시작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회의 시작 전부터 조희대 대법원장의 '한덕수 국무총리 회동설'을 두고 여야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을 "수사로 밝혀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만들어낸 가짜 녹취 의혹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라며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이러한 팽팽한 긴장감은 회의장 안으로 그대로 이어졌고,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각자의 노트북 앞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한 것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해당 피켓에는 과거 국회 대치 상황에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경호원들을 지휘하는 듯한 모습과, 서영교 의원이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발견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추 위원장은 노트북을 포함한 국회 비품을 '공공기물'로 규정하며, "노트북에 붙여 놓은 정치 구호는 명백한 회의 진행 방해 행위"라고 선언했다. 이어 국회 행정직원들에게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 놓인 '불법 유인물'을 즉시 철거하고, 사진 촬영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라고 지시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함부로 손대지 말라. 이것은 우리 당의 정당한 정치 행위"라고 맞서며 피켓 철거를 단호히 거부했다. 양측의 입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자, 추 위원장은 "정치 행위는 회의장 밖에서 하라"고 일축하며 회의 개의를 미뤘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된 회의에서 추 위원장은 국회법을 근거로 유인물 철거를 재차 요구하며 두 차례 경고했다. 그럼에도 피켓이 철거되지 않자, 추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여 송석준, 조배숙, 나경원 의원을 차례로 호명하며 퇴장을 명령했다. 나 의원은 "피켓을 정리하려던 참인데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고 퇴장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추 위원장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조롱 섞인 발언으로 응수했다. 이 발언은 험악했던 회의장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고, 결국 여야의 격렬한 충돌 속에서 회의는 시작 20분 만에 정회됐다. 이후 국회 직원들이 강제로 피켓을 철거하고 오전 11시 20분경 회의가 속개됐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추 위원장은 퇴장 명령에 불응한 나 의원을 향해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재차 퇴장을 명령했고, 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5명 중 3명을 퇴장시켜 발언권을 원천 봉쇄했다"고 반발했다. 결국 여야의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 속에서 회의는 재개된 지 약 15분 만인 11시 36분에 다시 중단되며 사실상 파행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