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햄 1.5배, 국산 재료만 고집'... 컬리의 '위험한 도박'이 성공할 수 있을까?

 컬리가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자체 브랜드(PB) '차려낸'을 통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과 품질은 프리미엄급인 간편식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정보우 컬리 가정간편식 그룹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가성비 있는 간편식이라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과 품질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그걸로 만족하지 못했다. 고객들에게 '가격이 저렴해도 맛과 품질이 믿을 수 있는 간편식도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라고 '차려낸' 브랜드의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차려낸'은 컬리가 야심차게 준비한 간편식 전용 PB 브랜드다. 지금까지 컬리는 식재료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아우르는 일반 PB로 간편식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간편식에만 집중한 별도의 브랜드를 론칭함으로써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차려낸' 제품 개발의 핵심 원칙은 단순했다. 타사의 동일 가격대 상품과 비교해 단 하나라도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그룹장은 "부대찌개는 고객들이 햄과 베이컨이 풍성한 걸 좋아해 경쟁 상품보다 1.5배 더 들어갔고, 명태 회냉면은 타사에선 명태회와 고춧가루를 중국산으로 쓰는데 저희는 국산으로 맞췄다"며 "동일 가격대에서는 고객들에게 양이든 맛이든 최소한 하나 정도의 차이를 줘 만족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제품 포장에도 차별화 전략을 적용했다. 다른 밀키트 제품들이 기본 조리 방법만 안내하는 것과 달리, '차려낸' 제품 포장에는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이 요리 블로그처럼 상세히 적혀 있다. 소불고기 전골은 달걀을 풀어서 찍어 먹길 권하고, 냉메밀소바는 살얼음 육수로 먹는 방법 등이 설명돼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모든 제품은 김슬아 컬리 대표의 까다로운 품평회를 통과해야 출시된다. 정 그룹장은 "단순 시식회가 아니라 재료 상태부터 성분·함량까지 모든 걸 따진다. 냉메밀소바는 15번 했고, 부대찌개·소불고기는 통과까지 4개월 걸렸다"며 "업체가 준 걸 그대로 PB로 만든 게 아니라 상품기획자(MD)부터 대표까지 모두가 맛보고 한 땀 한 땀 노력해서 만든 상품들"이라고 말했다.

 

현재 '차려낸'은 △비법 양념 서울식 소불고기전골 △햄 가득 송탄식 부대찌개 △살얼음 육수 냉메밀소바 등 3종을 판매 중이다. 컬리는 올해 안에 일식, 국·탕·찌개, 튀김·전, 밥류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30여 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중식·양식·아시안식 등을 포함해 100종 이상으로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컬리는 5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간편식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컬리의 HMR 매출은 매년 15~20%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HMR 매출 실적은 2022년 수준보다 7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인 목표는 간편식 업계의 '커클랜드(KIRKLAND)'가 되는 것이다. 코스트코의 PB 브랜드인 커클랜드는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이 좋아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하는 브랜드로, 그 가치는 코스트코 전체 브랜드 가치의 절반 이상으로 추산될 정도다.

 

정 그룹장은 "컬리가 고객들에게 오래 사랑받고 성장하려면 결국 커클랜드처럼 10년, 20년이 지나도 '아, 이건 믿을 수 있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며 "'차려낸'이 계속 인정받고 오래 갈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아 제가 죽어도 이 브랜드가 남아있는 수준까지 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흥민 협박 女 '노출 논란'..본인이 선택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에게 임신을 주장하며 수억원대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과 공범 남성이 구속됐다. 이들의 구속 과정에서 피의자의 얼굴과 복장이 노출된 것을 두고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져 경찰이 해명에 나서는 등 사건 외적인 파장도 일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윤원묵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손흥민 선수를 상대로 한 공갈 사건의 피의자들이 사법 절차에 따라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혐의 내용을 보면, 양씨는 손 선수와 과거 연인 관계였다고 알려져 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손 선수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이를 통해 3억여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양씨는 이후 임신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까지 썼다고 한다. 공범인 용씨는 양씨와 교제하며 협박 사실을 알게 됐고, 올해 3월 손 선수를 협박해 7000만원을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피의자들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여성 피의자 양씨는 포승줄에 묶인 채 호송차에서 내렸는데, 마스크로 얼굴 일부만 가렸을 뿐 모자를 쓰지 않아 얼굴이 상당 부분 노출됐다. 또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는데, 신체 윤곽이 드러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이를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직 재판을 통해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의 얼굴과 신체가 과도하게 노출된 것은 인권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과거 경찰이 인권위 권고에 따라 피의자 얼굴 노출을 제한하는 훈령을 만들었음에도 이번 사안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양씨를 겨냥한 '신상 털이' 시도가 이어지며 엉뚱한 인물이 지목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논란이 커지자 경찰이 해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와 함께 구속된 용씨가 출석 당시 모자를 써 얼굴을 가린 점을 언급하며, 두 사람 모두에게 모자를 미리 준비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씨는 모자를 요청해 제공했으나, 양씨는 따로 요청이 없어 제공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모자를 일부러 제공하지 않은 것이 아니며,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양씨의 복장에 대해서도 체포 당시 옷이 아니라 호송 이전에 본인이 스스로 갈아입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피의자 복장 관련 규정이 따로 없으며, 검거 후 옷을 갈아입을 기회를 주기도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영장심사 출석 당시 양씨가 서류철로 얼굴을 가리려 하자 경찰관이 제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양씨가 구속심사 자료가 담긴 서류철을 말없이 가져가려 해 제지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얼굴 가리기를 막은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구속된 양씨와 용씨는 영장심사 출석 당시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양씨는 '협박을 공모했느냐'는 물음에 "아니요"라고 답했고, 용씨는 '손흥민 선수에게 할 말이 없느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경찰은 체포 당시 압수한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며 태아 초음파 사진의 진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 선수 측 소속사는 "손흥민 선수는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이 선처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강력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사건은 유명 스포츠 스타를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피의자 구속 과정에서의 인권 보호 문제까지 제기되며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사건의 전말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