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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기자 손목 잡고 ‘지라시' 언행 논란..뉴스타파 "형사고소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기자 폭행' 논란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민주당은 권 원내대표가 기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행위를 두고 “국회 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 치의 허용도 있어서는 안 될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17일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현직 기자가 소속과 신분을 밝히고 취재하는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가 물리적으로 제지하고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것은 명백한 폭력 상황”이라며 “이는 언론사와 그 기자 개인에 대한 적대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당의 원내대표가 기자의 신체를 강제로 제지하는 모습은 어떤 정당에서도 용납되어선 안 될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헌 관련 토론회 직후 벌어진 상황에서 비롯됐다. <뉴스타파> 소속 취재기자가 권 원내대표에게 추가 질문을 시도하자, 권 원내대표는 이를 거부하며 기자의 손목을 잡아 끄는 등 물리적 제지를 가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기자는 “손목을 강제로 잡은 데 대해 사과해달라”며 항의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당직자들에게 “출입 금지 조치를 취하라”, “도망 못 가게 잡아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권 원내대표는 해당 기자의 질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뉴스타파>는 언론사가 아니다. 지라시다”라는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 대변인은 “<뉴스타파> 소속 기자들은 모두 한국기자협회 소속이며, 협회 지회도 존재한다”며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언론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지혜 민주당 부대변인은 별도의 논평을 통해 “공당의 원내대표가 기자의 질문이 불편하다고 폭력을 행사하는 발상을 한다는 자체가 충격”이라며 “이는 단순한 폭행이 아니라 언론 자유에 대한 폭행이자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이 담긴 국민의힘의 현수막 문구가 이런 폭력 앞에서 얼마나 허망하게 느껴지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의 ‘지라시’ 발언 또한 “편협한 언론관에서 비롯된 언론 자유 침해 행위”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기자가 남성이었어도 과연 그렇게 행동했을지 의문”이라며 성차별적 태도를 비판했다. 성명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며 여성 혐오적 입장을 보여온 권 원내대표의 민낯이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행사한 것과 다름없다. 공식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입장문을 내고 해당 상황을 “기자의 행위가 취재를 빙자한 신체적 위협이었으며, 이는 언론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는 악의적인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를 “가해자 중심의 서사로 피해를 왜곡하고, 언론을 겁박하려는 2차 가해”라고 일축했다.

 

이번 사건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특정 언론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여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직후, MBC 기자의 질문에 “다른 언론사가 하라”고 답변을 회피했고, 올해 1월에도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등 일부 매체의 질문을 선택적으로 거부한 전력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언론에 대한 비우호적인 태도를 통해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극우성향 유튜버들과의 접촉을 강조하고, 이들을 ‘대안언론’으로 칭했던 과거 행보와 맞물리며 당 전체의 언론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추석 명절 당시 극우 유튜버들에게 선물을 전달한 행위에 대해 “명절 인사일 뿐 정치적 해석은 과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인의 과잉 대응을 넘어서 언론 자유와 성평등, 정치권의 책임 의식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복합적으로 드러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향후에도 권 원내대표의 사과와 진상 규명을 지속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문수, 성차별 발언 도마 위..‘미스 가락시장’ 발언 논란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성차별적 발언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같은 당 배현진 의원에게 ‘미스 가락시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사실상 외모를 홍보 수단으로 언급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김 후보는 이날 “시장에도 다른 것보다 홍보대사가 한 분 계시면 홍보가 많이 된다”며 “배현진 의원 같은 분이, 여기 배현진 의원은 미스 가락시장 좀 뽑았으면. 홍보대사로”라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는 동작도 덧붙였다. 상인이 “(배 의원이 시장에) 자주 온다”고 답하자 김 후보는 손으로 임명장을 그리는 제스처를 하며 “상인회에서 배현진 의원을 가락시장 홍보대사로 임명장 하나 (주시라)”고 덧붙였다. 이에 배 의원은 웃으며 “시켜주시면 감사한데”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어 “지역에 다녀도 나는 안 보고 배현진 의원만 많이 봐”라며 배 의원의 외모를 부각하는 발언을 반복했다.이 같은 발언은 빠르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X(옛 트위터) 등에서는 “다선 여성 국회의원도 ‘미스 가락시장’ 취급을 받는다”, “1980~90년대 사고방식이다”, “2025년에 사람의 됨됨이를 이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표현이 있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쭉쭉빵빵, 춘향이 XXX 발언이 생각난다”, “아직도 안 변했다”는 등 과거 김 후보의 막말 전력을 지적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정치권의 반응도 즉각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망언은 여성을 장식품으로 여기는 차별적 여성관이 몸에 배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봉건 시대에나 있을 법한 여성관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김 후보는 즉각 사과하고 언행을 자중해야 한다”며 “성평등 인식을 새로 정립하고 국민 앞에 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김문수 후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이 공개한 ‘김문수 망언집’에 따르면, 그는 2010년 서울대 강연에서 “소녀시대는 쭉쭉빵빵이다”, 2011년에는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XXX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2018년 서울시장 후보 시절에도 “여성은 매일 씻고 다듬고 피트니스도 해야 한다”는 외모 중심 발언을 했고, 동성애를 ‘담배보다 해롭다’, ‘에이즈 감염과 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규정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도 한 바 있다. 2023년에도 청년 콘서트에서 “젊은이들이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말해 시대착오적 인식 논란을 일으켰다.이번 발언이 논란이 된 12일,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의 ‘출산 가산점’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한 유권자의 항의 문자에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회신해 젠더 역차별 논란을 야기했고, 결국 선대위 유세본부 부본부장직을 사퇴했다.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즉각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의 ‘미스 가락시장’ 발언에 대해 해명보다는 해석의 문제로 선을 그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고려한 발언으로 성차별을 의식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체 맥락을 보면 진의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여야 후보 모두 성차별적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권자들의 성인지 감수성과 젠더 의식을 무시한 발언은 치명적인 설화로 번지고 있다. 짧은 선거 일정 속에서 각 당은 설화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부 인사의 구시대적 인식이 선거판 전체의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