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헌재, 韓 대행 ‘재판관 지명 효력정지’.. 국힘 "헌재 고무줄 판단 유감"

 헌법재판소가 1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명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지명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임명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한덕수 권한대행이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후보자 지명 효력이 일시적으로 정지됐다. 이는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권한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을 감안한 결정으로, 이후 본안 사건에서 위헌 판결이 내려질 경우 발생할 불이익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 있었다.

 

이 결정으로 인해 오는 6월 3일 대선 결과에 따라 차기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새로운 재판관을 지명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진보 성향의 재판관이 다수인 상태이며, 만약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선된다면 진보 성향의 재판관들이 더해져 2029년까지 진보 우위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판단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국민의힘과 그 지지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에 제동을 건 것에 대해 "고무줄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권 위원장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정당한 임명권 행사를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헌재가 정치적 재판을 하고, 민주당의 시종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정치적인 이유로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매우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신속하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헌법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이를 임의로 제한한 것은 법리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법조계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헌법에 따른 정당한 권한 행사라며, 권한대행의 재판관 지명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 권한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서둘러 결정을 내린 것은 편향된 결정처럼 보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 명예교수는 "헌법이 부여한 권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을 받아들인 것은 앞으로 국가 작용에서 헌재의 결정에 의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으며, 대선과 맞물려 향후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성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월 3일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그가 임명할 헌법재판관이 현재 헌법재판소의 성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이루어질 판결들이 더 많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한 법적 문제를 명확히 했으며, 앞으로 본안 사건에서의 결정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헌법재판소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역대급 수익에도 내년부터 더 뗀다…얼마나?

 올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인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올해 12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잠정치가 20%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15%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이적인 성과는 국내 주식(78%)과 해외 주식(25%) 투자가 이끌었으며, 이에 힘입어 전체 기금 규모 역시 지난해 말 1213조 원에서 약 260조 원 불어난 1473조 원으로 커졌다. 이는 내년도 연금 총지급 예상액인 44조 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로, 기금 운용 성과가 연금 재정의 안정성을 크게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산배분체계 개선과 전문 운용인력 확충 등을 통해 목표 수익률을 꾸준히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이러한 재정 안정성 강화를 바탕으로, 18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연금 제도의 개혁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동시 조정이다. 먼저, 1998년부터 26년간 9%로 묶여 있던 보험료율이 내년부터 9.5%로 0.5%포인트 인상된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8년에 걸쳐 매년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올라 2033년에는 13%에 이르게 된다. 당장 내년부터 월 평균소득 309만 원인 직장 가입자는 매달 7,700원(사용자 부담 포함 시 15,400원)을, 지역가입자는 1만 5,400원을 더 내야 한다. 정부는 지역가입자의 부담 증가를 고려해 보험료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보완책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보험료를 더 내는 만큼, 미래에 돌려받을 연금액도 늘어난다. 가입자의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체율이 현행 41.5%에서 43%로 인상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애 평균 월 소득이 309만 원인 가입자라면 기존 제도보다 매달 약 9만 2,000원 인상된 132만 9,000원을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소득대체율 인상은 앞으로 납부할 보험료에 대해서만 적용되므로,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의 연금액에는 변동이 없다. 이는 사실상 현재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청년 및 중장년층 가입자에게 미래의 더 두터운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다.이번 개혁에는 국민들의 오랜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기여를 보상하는 제도적 장치들도 포함됐다.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가의 지급보장 의무’가 명문화되면서,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국가가 책임을 지고 연금을 지급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또한, 청년층 지원을 위한 크레딧 제도도 대폭 확대된다. 군 복무 크레딧 인정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나며, 출산 크레딧은 기존 둘째아부터 적용되던 것에서 나아가 첫째아 출산 시에도 12개월의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준다. 특히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개월까지만 인정해주던 상한선도 폐지되어, 다자녀 부모는 더 많은 혜택을 통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