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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주 4.5일제' 도입 검토.."금요일 4시간만 근무"

 국민의힘이 차기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유연근무 주 4.5일제’ 도입을 제안하며 노동시간 개편 논의가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연근무제를 통해 실질적으로 주 4.5일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근로시간 총량은 줄지 않기 때문에 임금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제도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낮은 노동 생산성을 이유로 유연근무제 도입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전제로 다양한 보완책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은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고, 임금 삭감이 불가피할 경우 국민 세금으로 보전하거나 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겠다고 한다”며 “이는 현실적이지 않은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주 52시간제 규제 유연화와 관련된 비판에도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은 주 52시간제 완화를 통해 근로자의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제도는 철저히 당사자 간 합의를 기반으로 하며, 건강권 침해가 우려될 경우 즉시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유연근무제 확산이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줄 수 있는 균형 잡힌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노동계에서도 주 4.5일제 도입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주 4.5일제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앞에서 교섭 출정식을 열고 영업시간 단축, 조기 출근 관행 개선, 점심시간 동시 사용, 야간 시간 외 근무 근절 등을 함께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2002년 주 5일제를 전 산업 최초로 도입한 선도적 사례를 가진 만큼, 이번에도 노동시간 단축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20년 전 주 5일제를 처음 시행한 우리가 이번에도 주 4.5일제의 포문을 열겠다”며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경제·사회적으로 보다 깊이 있게 진행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표 공약 중 하나로 주 4일제를 거론한 바 있으며, 국민의힘도 이에 대응해 유연근무형 주 4.5일제를 대선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양당 모두 노동시간 개편을 주요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4월 총선에서도 근로기준법상 주 4.5일제 제도 마련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를 10대 총선 공약에 포함시켰으나 선거 이후 정치권의 갈등 속에서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조기 대선을 계기로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잇단 싱크홀 사고와 관련한 지하 안전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국토안전관리원에 싱크홀 담당 인력이 12명뿐이고, 지하 공동 탐사용 레이저 장비도 전국에 10대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국민의힘은 전문 인력 양성, 전담 대응 체계 구축, 정밀 지반 조사 확대, 지반 탐사 기술 R&D 지원을 통해 통합 지하 공사 대응 체계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전산망 '대혼란' 5일째…대전센터 화재, 복구율 고작 '이것'?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화재 발생 닷새째인 30일, 전체 647개 전산시스템 가운데 1등급 업무 21개, 즉 58.3%만이 정상화되는 등 총 87개 시스템이 복구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밤낮없이 복구에 매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국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5층 전산실의 96개 핵심 시스템은 대구 민관협력 클라우드센터로 이전될 예정이며, 이는 정부의 주요 전산망 운영에 있어 전례 없는 조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화재는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며, 복구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오늘(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30일 오전 10시 기준 장애가 발생한 647개 시스템 중 1등급 업무는 21개, 58.3%가 정상화돼 총 87개 시스템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26일 화재 이후 정부와 관계기관은 밤낮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복구를 진행 중이지만, 불편을 겪고 계신 국민들을 생각하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했다. 대전센터는 2층부터 5층까지 총 9개의 전산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화재가 발생한 5층에는 7, 7-1, 8전산실이 위치해 전체 시스템의 절반이 넘는 330개 시스템이 집중되어 있었다. 특히 7-1전산실의 96개 시스템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대구센터로의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현재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민등록, 인감, 여권 등 각종 민원 처리는 정부24와 무인민원발급기가 정상화되면서 다소 불편하지만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시스템이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일부 기능 장애로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국민들은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수기로 업무를 처리하는 등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 전담지원반을 구성하고 소통 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시스템 복구와 대체 수단 안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관리를 위한 통합운영관리시스템마저 화재로 인해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복구 작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향후 복구 계획에 따르면, 화재 영향이 비교적 적었던 2~4층에 위치한 시스템들은 재가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7-1전산실을 제외한 5층의 다른 시스템들은 분진 제거 작업을 거친 후 재가동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7-1전산실의 96개 시스템에 대해서는 대구센터 이전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와 민간기업 협력을 통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일부 시스템의 경우 다수 기관과의 정보 연계 문제로 예상보다 복구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화재는 정부의 디지털 인프라 관리와 재난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