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봄철 소아 청소년 횡문근융해증 급증.."아이들에게 치명적"

봄철 학령기 소아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하는 가운데, 최근 인플루엔자와 함께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협회 회원 병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독감에 걸린 환자 중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근육통, 보행장애, 짙은 색의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 사례가 78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중 64%는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으며, 대부분의 환자는 5세에서 12세 사이의 아동이었다.

 

횡문근융해증은 골격근이 손상되면서 근육 세포 내 물질이 혈액으로 유출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특히 미오글로빈이라는 물질이 신장에 영향을 미쳐 급성 신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소아들 사이에서 이 질환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급성 신손상(AKI)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조기에 발견하여 충분한 수액 치료와 전해질 조절을 시행하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B형 독감은 일반적으로 경증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일부 아동에서 바이러스성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아는 자신의 증상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호자들의 세심한 관찰과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며 "독감 후 회복 중인 아동에게 갑작스러운 심한 근육통, 걷기 어려움, 진한 색의 소변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14주차(3월 30일~4월 5일) 기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외래 환자 1000명당 16.9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주차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13세에서 18세(56.1명)와 7세에서 12세(53.8명)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를 의미한다. 또한,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 감시 결과, 올해 14주차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22.5%로 4주 연속 상승했다. 이 중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21.1%를 차지하며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을 권장하며,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독감 환자들 중 일부에서 나타나는 횡문근융해증 증상에 대한 조기 대응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예방과 조기 치료를 통해 증상의 심각성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들이 주요 대상으로 변하는 횡문근융해증은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와 질병관리청의 경고는 소아 청소년의 건강 관리에 있어 부모와 보호자들의 보다 세심한 주의와 실천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특히, 증상 초기에는 독감과 횡문근융해증을 혼동할 수 있으므로, 아이가 급격한 근육통이나 보행장애를 겪을 경우 즉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혜훈 "韓경제, 알고도 방치한 '회색 코뿔소' 상황"

 이혜훈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 상황을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며, 단기적 대응을 넘어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자는 29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여러 악재가 겹친 '퍼펙트스톰' 상태에 놓여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이미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이를 방관해 온 구조적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확보된 재원을 민생 안정과 미래 성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재정 운용의 대전환을 예고했다.이 후보자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로 지목한 '회색 코뿔소'는 총 다섯 가지다. 심각한 인구 위기,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 날로 극심해지는 양극화, 산업 및 기술의 대격변, 그리고 지방 소멸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회색 코뿔소'는 거대한 몸집으로 멀리서부터 다가와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 사람들이 그 위협을 애써 무시하거나 안일하게 대응하다 결국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뜻하는 용어다. 이 후보자는 이들 5대 위기가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한 '블랙스완'이 아니라, 오랫동안 수많은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사회 전체가 사실상 방치해 온 결과물이라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이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던 과거의 정책적 실패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러한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이 후보자는 기획예산처의 출범 이유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눈앞의 현안에만 매몰되는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응으로는 구조적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더 멀리, 더 길게 내다보는 전략적 사고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기획예산처가 미래 비전에 기반한 '기획'과 국가 재원 배분인 '예산'을 유기적으로 연동시키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 예산을 배분하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 장기적인 국가 발전 전략이라는 큰 그림 아래에서 재정이 전략적으로 투입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궁극적으로 이 후보자는 국민의 세금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투자가 되고, 그 투자의 과실이 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전략적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기획예산처의 최종 목표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운영 원칙으로 △더 멀리 길게 보는 기동력 있고 민첩한 조직 △권한은 나누고 참여는 늘리는 열린 조직 △운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신뢰를 얻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질문에는 "꼭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서도 즉답을 피하고 추후 별도의 자리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향후 재정 정책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