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관세 공포에 한국산 선크림 ‘품절 대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생활 필수품과 일부 특수 품목에 대한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산 선크림이 사재기 품목으로 포함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유력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사재기를 벌이는 품목 8가지를 분석했다. 이 목록에는 일반 생필품 외에도 한국산 선크림이 포함되어 있어 주목된다. WP는 한국산 선크림이 자외선 차단 기능뿐만 아니라 우수한 발림성과 타 화장품과의 높은 조화도를 갖춘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인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자외선 차단제는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제조 규제가 까다롭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한국산 선크림과 같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산 선크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서도 "지금 당장 구매해야 하는 뷰티 제품"으로 한국산 선크림이 자주 언급되며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증명하고 있다. 한 레딧 사용자는 "1년 치 한국산 선크림을 미리 구입했다. 미국산 선크림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극찬을 남겼다.

 

 

 

한국 화장품의 미국 내 인기는 최근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열풍과 맞물려 더욱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산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이 지난해 17억1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증가하며, 기존 1위였던 프랑스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2억63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로 한국보다 낮았으며, 캐나다(10억2200만달러), 이탈리아, 중국, 멕시코, 영국, 일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은 K-뷰티가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확산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K팝 스타들의 메이크업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드라마, 영화, 유튜브 등을 통한 제품 협찬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전 세계 수출 규모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92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돌파한 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미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미국 내 반발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7일부터 6일간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입 관세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자의 75%는 수입 관세 부과가 소비재 가격을 급등시키고, 생활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제품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품목을 구매 목록에 포함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한국산 선크림은 단순한 뷰티 제품을 넘어 생필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 내 관세 정책이 추가적으로 강화될 경우, K-뷰티 제품을 비롯한 한국산 화장품의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미국 시장 내 수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검, 국힘 심장부 급습…당 지도부 “정권의 깡패짓”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3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사건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이재명 정권이 특검을 앞세워 ‘용팔이 사건’과 같은 깡패짓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시작 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극악무도한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정권이 조국, 윤미향, 최강욱 전 의원 등 파렴치범들을 사면한 뒤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특검을 동원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1야당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 중임을 알면서도 당원과 지도부가 대전에 모여 있는 틈을 타 당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유례없는 천인공노할 행위”라고 규정했다.송 위원장은 특검이 통일교 교인들의 당원 가입 의혹 확인을 위해 전산 자료를 요구한 것과 관련, “당원 입당원서에는 종교를 기재하는 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령 종교란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입당을 거부할 근거는 없으며, 당 강령과 철학에 동의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입당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원들에 대한 특검의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수사 목적이 어떻든 의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의원들이 상황을 판단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날 당의 심장부를 털러 온 것은 심하게 표현하면 빈집털이범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강경 대응 가능성도 내비쳤다. 송 위원장은 “무기한 국회 농성을 포함해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특검이 제1야당을 말살하려는 집권세력의 큰 그림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우리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곧바로 압수수색 현장인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이동해 항의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송 위원장은 합동연설회 인사말에서도 “대전 연설회 일정이 사전에 공개돼 당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대전에 모인 상황에서 당사에 들이닥쳤다”며 “행사가 끝나면 지도부와 후보자, 선관위원, 의원,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중앙당사로 가 무차별적인 야당 말살 시도를 규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과 대선 기간 내내 협치를 말했지만, 현재 집권여당 대표인 정청래 대표는 야당 말살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것이 역할 분담인지, 아니면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불협화음인지 알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저들이 어떤 탄압을 하더라도 우리는 의연하고 당당하게 하나가 되어 단결된 모습으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자”고 당원들에게 결집을 촉구했다.현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는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당 소속 의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으며, 나경원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은 예정된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당사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가 시작되자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 경내에 있거나 이동이 가능한 의원들은 중앙당사 3층으로 집결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역시 보좌진들에게 “국회 경내에 있는 인원은 지금 바로 중앙당사 3층으로 모여 달라”고 요청하며 대응 태세를 갖췄다.이번 특검의 압수수색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 그리고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을 겨냥한 수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적 보복’과 ‘야당 말살 시도’로 규정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송 위원장은 “이재명 정권은 결코 폭력으로 야당을 굴복시킬 수 없다”며 “특검이 아무리 방해하더라도 우리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수사 절차를 넘어 여야 간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한층 격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당대회라는 당내 최대 정치 이벤트 도중 발생한 압수수색은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향후 국회와 정치권 전반에서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당원 결집을 도모하는 한편, 특검과 현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검 측은 수사의 독립성과 법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압수수색이 불가피한 절차였다는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이번 사건이 향후 정치 지형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