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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고 머리 때리고" 지옥이 따로 없던 장애인시설 실태

울산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지도원 20명이 입소자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밝혀졌다. 울산 북부경찰서는 10일, 북구 대안동에 위치한 한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지도원 ㄱ(50대) 씨 등 4명을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설의 생활지도원 16명과 시설장(70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중증장애인 입소자 29명을 대상으로 346차례에 걸쳐 폭행과 학대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ㄱ씨 등 4명의 학대 행위는 최소 10여 차례에서 최대 140여 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장은 학대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시설 운영을 소홀히 해 이러한 학대가 발생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학대 사건은 지난해 10월 31일, 병원에서 골절 진료를 받은 한 입소자의 가족이 시설 측에 항의하면서 드러났다. 시설 측은 CCTV를 확인한 후 학대 정황을 인지했고, 지난해 11월 6일 울산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이를 신고했다. 해당 기관은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경찰에 사건을 고발했다.

 

 

 

경찰은 시설 내 CCTV 12대의 녹화 영상을 확보하고, 한 달 치 자료를 분석해 학대 행위 346건을 확인했다. 하루 평균 11건 이상의 학대가 발생한 셈이다. 당시 시설에는 생활지도원 83명과 입소자 179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특히 피해 입소자들은 대부분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으로, 경찰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 2명과 인권변호사 1명의 도움을 받아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시설을 담당하는 울산시 북구는 매년 두 차례 정기 점검을 시행하지만, 지난해 8월 점검 당시 학대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시설에서는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도 학대 행위가 적발된 적이 없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3년 동안 학대가 적발된 횟수에 따라 1차 개선명령, 2차 시설장 교체, 3차 시설 폐쇄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북구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행정처분 범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현재 생활지도원 3~5명을 날마다 파견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등 시설 내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사건 발생 이후 2개월 이상 울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거주시설 태연재활원피해자대책위원회, 태연재활원자모회, 울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여러 단체가 모여 '울산 태연재활원 상습학대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구속을 시작으로, 한 달 치의 CCTV 자료에서 확인된 346건의 학대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얼마나 많은 학대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울산시는 미온적인 행정을 반성하고, 시설 운영 법인에 대한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동대책위원회는 "아직도 피해자들이 학대당한 시설에 머물고 있다"며 "즉각적인 지역사회 자립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장애인 보호시설 운영과 관리 전반에 대한 재검토의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내부선 '복귀 소동', 외부선 '尹 연관성' 추적…김건희 특검의 숨 가쁜 '투트랙'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내부에서 터져 나온 파견검사들의 '집단 원대 복귀 요청'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박상진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파견검사들이 수사가 끝나면 전원 복귀하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검사들이 제기한 문제가 수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가 아니라, 최근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수사검사와 공소유지 검사를 분리하는 원칙과, 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특검법의 역할이 서로 충돌하는 데 대한 법리적 혼란을 호소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특검팀은 파견검사들이 공소유지까지 책임감 있게 수행할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하며, 내부 균열 의혹을 서둘러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특검팀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사한 검사가 직접 공판까지 책임지는 것이 특검법의 본래 취지이자 성공적인 수사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재확인했다. 박 특검보는 "수사검사가 공소유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파견검사들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수사의 연속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결국 특검팀은 파견검사들의 혼란을 법리적으로 정리하고 설득함으로써,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사 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이러한 내부 논란 속에서도 특검팀의 수사는 멈추지 않고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검팀은 통일교 현안과 관련해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한학자 총재에게 소환을 통보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한 총재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하자, 특검팀은 이례적으로 추석 연휴 기간인 4일에 다시 출석하라고 통보하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연휴 반납을 불사하고서라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압박의 메시지로 읽힌다.특검팀 수사의 칼끝은 결국 김건희 여사를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죄명이 향후 '뇌물죄'로 변경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한 핵심 요건으로 '직무 관련성', '대가성',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대한 수사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김 전 검사의 행위가 단순한 청탁을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 뇌물이었음이 입증될 경우, 사건의 파장이 비교할 수 없이 커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