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조기대선 전쟁 개막..한동훈·홍준표·김동연 출격

 6월 3일 치러지는 조기대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의 주요 후보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조기대선은 예기치 않은 정치적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각 후보들은 각자의 차별화된 비전과 전략을 내세우며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장관은 8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이 힘든 상황에서 정치권과 국민이 단결해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퇴임식을 갖고 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해왔던 만큼 국민의힘 입당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상의를 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같은 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국민 통합을 위해 혁신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한 그는 젊은 유권자층을 겨냥한 개혁 공약과 대통령 임기 단축을 골자로 한 개헌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여 다음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대선은 마지막 꿈을 향한 도전"이라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11일 시장직을 내려놓은 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홍 시장은 "53년 전 동대구역에서 서울로 올라왔던 그 시절처럼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며 정치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9일 용산에서 국민의힘 탈당과 함께 대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황 전 총리는 "제가 당 대표까지 역임했던 국민의힘을 떠나는 이유는 부정선거 척결을 위해서"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선거 부정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온 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이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유정복 인천시장도 인천 자유공원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보수 진영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오는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출마 선언 직후 미국 출장을 떠나 경제 외교 행보를 이어간다. 이는 그가 경제 전문가로서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이 대표가 시대 정신을 대표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대선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같은 날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이번 조기대선에서는 미래지향적이고 글로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후보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와 과학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처럼 조기대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의 유력 후보들이 대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후보들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 정책 대결과 정치적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의대 설립의 꿈, 순천대 학생 60% 반대에 가로막혔다

 전라남도의 숙원 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었던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 간의 통합이 최종 무산됐다. 전남도의회 '통합대 국립의과대학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는 24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투표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양 대학 간 통합 추진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통합안은 지난 22일과 23일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국립목포대는 교원, 직원, 학생 모두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국립순천대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교수(찬성 56.12%)와 직원·조교(찬성 80.07%)는 통합에 찬성했으나, 학생 투표에서 반대가 60.68%로 나오면서 3개 직역 모두의 찬성이라는 판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부결로 결정됐다.전남도의회는 이번 투표 결과, 특히 학생들의 반대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에 주목하며, 그들의 우려와 고민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학사 운영의 혼란, 각기 다른 캠퍼스의 정체성 상실 문제, 그리고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질적 저하 가능성 등 현실적인 걱정들이 이번 반대 투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는 대학 통합 문제가 특정 구성원이나 단일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남 지역 사회 전체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차대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과 별개로, 지역 소멸이라는 더 큰 위기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도의회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두 대학의 통합이 무산된 단기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청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라남도가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와 직결된 운명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도 덧붙였다. 즉, 이번 통합 부결은 단순히 의대 설립이 좌초된 것을 넘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이에 따라 도의회는 국립순천대를 향해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하여, 지역 사회와 전남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아직 통합 논의를 이어갈 시간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또한 이 과정에서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책임 있는 주체로서, 대학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전남의 미래가 걸린 의대 유치의 불씨를 어떻게든 다시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