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건전재정? 그게 뭐죠?...윤석열 정부 2년 만에 '빚잔치' 1175조 돌파

 지난해 국가채무가 1175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획재정부가 8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전년(1126조7000억원) 대비 48조5000억원이 증가했으며,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1년(970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04조5000억원이나 불어난 수치다.

 

이는 통계청 추계인구(5175만1000명) 기준으로 갓난아이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1인당 2270만9000원의 빚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전년(2178만8000원)보다 92만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 빚 중에서 상환 시점과 금액이 확정된 부채를 의미한다.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6.1%로, 2023년(46.9%)보다는 0.8%포인트 감소했으나, 윤 정부 출범 직전인 2021년(43.7%)보다는 2.4%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가 2585조8000억원을 돌파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2023년(2439조5000억원)보다 146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로,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발행 잔액이 51조2000억원 늘었고, 공무원·군인연금의 현재 가치액(연금충당부채)이 82조7000억원 증가한 결과다.

 

정부의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악화됐다. 지난해 총수입(594조5000억원)에서 총지출(638조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기금을 차감한 관리재정수지가 104조8000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1%로, 전년(3.6%)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한편, 정부가 1년 동안 거둬들여 쓰고 남은 세금인 세계잉여금은 2조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10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거론되고 있어 세계잉여금 활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박봉용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세계잉여금 2조원 가운데 특별회계 1조6000억원을 제외한 일반회계 잉여금이 4000억원인데, 이 중에서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과 채무상환을 제외하면 2000억원 정도를 추경 재원으로 쓸 수 있다"며, "이 역시 또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건전재정' 목표는 무색해진 상황에서, 국가채무의 지속적인 증가는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보장 지출 증가,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 등 구조적 요인들이 겹치면서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힘' 뺀 국군의 날? 이재명 정부, '간소화'로 던진 안보 메시지

 이재명 정부 첫 국군의 날 행사는 윤석열 정부와 달리 대폭 간소화된 모습으로 진행됐다. 2년 연속 서울 도심에서 열렸던 시가행진은 생략됐고, 병력, 장비, 예산도 작년보다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군사력 강조보다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지향하는 현 정부의 안보관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1일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행사에는 998명의 병력이 참여, 지난해 5천여 명의 5분의 1 규모였다. K2전차, 무인잠수정, F-35A 등 장비 약 40종 100여 대가 참가해, 작년 83종 340여 대 대비 크게 줄었다. 예산도 작년 72억 원의 3분의 1 수준인 27억 원이 투입됐다. 행사기획단은 "간결하게 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심 시가행진의 생략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0년 만에 시가행진을 재개, 지난해에도 2년 연속 도심 시가행진을 벌이며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국민 참여를 독려했다. 통상 5년 주기 시가행진이 2년 연속 열린 것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 만이었다. 기획단은 시가행진이 기획 단계부터 배제됐다고 설명했다.'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국' 슬로건 아래 민군 통합 태권도 시범, 합동 전통악 공연이 진행됐다. 주요 부대 열병식, 회전익·고정익 편대비행, 블랙이글스 고난도 비행이 이어졌고, K9 자주포, K2 전차 등 주요 무기체계가 전시됐다.기념식에서는 '채상병 사건' 수사로 알려진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헌법적 가치 수호 유공으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받았다. 강병국 육군 상사, 김경철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 박지원 공군본부 정책관리과장(대령) 등도 포상받았으며, 육군 제6보병사단 등 4개 부대도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올해 총지휘는 비육사 출신 최장식 육군 소장(학군 30기)이 맡아, 문재인 정부 이후 7년 만의 비육사 출신 제병지휘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