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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침묵, 법이 답했다..이승기, 정산 소송 승소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18년간 몸담았던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현 초록뱀 미디어)로부터 정당한 음원 수익을 정산받지 못했던 사실이 법원을 통해 인정되었다. 이승기는 8일,  '후크엔터테인먼트의 정산 거부는 고의적이며, 이는 상호 간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 라는 법원의 판결 내용을 공개하며 연예계 불공정 관행에 일침을 가했다.

 

이승기 측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판결문을 통해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정산금 지급은 물론, 정산 자료 제공 의무조차 10년 이상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며, 이승기와의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임을 법원이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원은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음원 수익 관련 자료를 독점적으로 관리하면서 이승기에게 정산 내역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이는 소속사의 정보 독점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을 꼬집은 것으로,  정보 불균형 속에서 아티스트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연예계 시스템에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다.

 


이승기는 2022년, 데뷔 이후 18년 동안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음원 수익 정산을 단 한 번도 받지 못했음을 인지하고 내용증명을 발송,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뒤늦게 약 54억 원의 정산금을 지급했지만,  광고 수익 정산 오류를 주장하며 9억 원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4일,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이승기에게 5억 8100만 원을 추가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며 이승기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승기는 이번 소송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 찾기에 나선 이유가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 때문만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후배들이 더 이상 부당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며  연예계 불공정 계약 관행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호소는 '이승기법'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발의로 이어졌고,  연예 기획사는 소속 아티스트에게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번 판결은 이승기라는 스타가 용기 내어 맞선 싸움이 정당했음을 증명함과 동시에,  연예계 전반에 만연한 불투명한 정산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단순히 한 연예인의 승소를 넘어,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 문화 정착을 향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자기 돈 한 푼 없이 800채 매입…‘무자본 갭투자’ 일삼은 일가족의 몰락

 수백 명의 임차인에게서 76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 정모 씨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는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담보로 한 악질적인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심판이 내려진 것으로, 무자본 갭투자 방식의 전세사기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5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을 그대로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그의 아내와 아들 역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으며, 가족 전체가 범죄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이로써 2년 넘게 이어진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의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이들 일가족의 범행은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주범 정 씨 부부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본인들과 임대법인 명의를 동원해 수원시 일대의 주택 약 800세대를 사들였다.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새로운 주택을 매입하는 소위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들은 임차인 500여 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총 760억 원을 편취했다.아들 정 씨의 역할은 범행의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고리였다. 감정평가사였던 그는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임대할 건물의 시세를 의도적으로 부풀려 감정평가했다. 부풀려진 시세는 새로운 임차인을 속여 더 높은 보증금을 받아내거나 금융기관 대출을 받는 데 활용됐다. 그는 2023년 4월부터는 아예 임대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직접 전면에 나서 30여 명을 상대로 40억 원 규모의 사기 행각에 가담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앞선 1심 재판부는 주범 정 씨에 대해 “피고인에게 준법의식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질타하며 당시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의 악랄함, 피해 규모의 심각성, 범행 후 반성 없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지난 5월 열린 2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정 씨 부자의 감정평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기도 했다. 다만 아들 정 씨의 일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는 등 일부 판단이 변경되었으나, 사건의 핵심인 대규모 사기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과 중형의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결국 대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기나긴 법정 다툼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 및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정 씨 일당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범행을 계속했으며(미필적 고의), 가족 구성원 모두가 범죄에 함께 책임이 있다(공동정범)는 하급심의 판단이 정당했음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