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 진출 거부하고 1900억 매출... 고집센 성심당, 빵업계 '황제' 등극

 대전을 대표하는 지역 빵집 성심당이 지난해 1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국에 13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심당의 2023년 매출액은 1937억6000만원으로, 전년(1243억원) 대비 5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전년(315억원)보다 50% 늘어났다. 이는 뚜레쥬르 운영사인 CJ푸드빌의 지난해 영업이익 299억원(별도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성심당의 성장세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2020년 48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628억원, 2022년 817억원을 거쳐 2023년에는 1243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 대를 돌파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빵집으로는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이러한 호실적에 힘입어 성심당의 매장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말 10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16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성심당이 대전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지 않고도 이 같은 성과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1956년 문을 연 성심당은 67년이 넘는 역사 동안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하며 대전에서만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신선함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성심당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성심당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대전역에 분점을 낸 이후부터다. 특히 2014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성심당의 치아바타와 바게트가 아침 식사로 제공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런 명성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대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성심당 빵은 꼭 사 가야 할 기념품'으로 자리 잡았다.

 


성심당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2021년부터는 매년 대전관광공사 주최, 대전시의 후원으로 '대전 빵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성심당을 중심으로 대전의 다양한 빵집들이 참여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대전을 '빵의 도시'로 브랜딩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성심당의 성공 비결은 지역 기반을 단단히 하면서도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경영 철학에 있다. 전국 체인으로 확장하는 대신 대전이라는 지역에 집중하여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이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은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빵과 함께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했다.

 

성심당의 대표 상품인 '튀김소보로'를 비롯해 '미니꽈배기', '판타롱부추빵' 등은 대전을 방문하는 이들이 반드시 구매하는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시그니처 제품들은 성심당만의 독특한 레시피와 노하우로 만들어져 타 브랜드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전국적인 확장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추세 속에서, 성심당은 지역 기반 빵집으로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성심당이 대전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추미애의 ‘질서유지권’ 발동, 나경원·송석준·조배숙 강제 퇴장… 법사위 아수라장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는 시작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회의 시작 전부터 조희대 대법원장의 '한덕수 국무총리 회동설'을 두고 여야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을 "수사로 밝혀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만들어낸 가짜 녹취 의혹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라며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이러한 팽팽한 긴장감은 회의장 안으로 그대로 이어졌고,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각자의 노트북 앞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한 것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해당 피켓에는 과거 국회 대치 상황에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경호원들을 지휘하는 듯한 모습과, 서영교 의원이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발견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추 위원장은 노트북을 포함한 국회 비품을 '공공기물'로 규정하며, "노트북에 붙여 놓은 정치 구호는 명백한 회의 진행 방해 행위"라고 선언했다. 이어 국회 행정직원들에게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 놓인 '불법 유인물'을 즉시 철거하고, 사진 촬영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라고 지시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함부로 손대지 말라. 이것은 우리 당의 정당한 정치 행위"라고 맞서며 피켓 철거를 단호히 거부했다. 양측의 입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자, 추 위원장은 "정치 행위는 회의장 밖에서 하라"고 일축하며 회의 개의를 미뤘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된 회의에서 추 위원장은 국회법을 근거로 유인물 철거를 재차 요구하며 두 차례 경고했다. 그럼에도 피켓이 철거되지 않자, 추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여 송석준, 조배숙, 나경원 의원을 차례로 호명하며 퇴장을 명령했다. 나 의원은 "피켓을 정리하려던 참인데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고 퇴장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추 위원장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조롱 섞인 발언으로 응수했다. 이 발언은 험악했던 회의장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고, 결국 여야의 격렬한 충돌 속에서 회의는 시작 20분 만에 정회됐다. 이후 국회 직원들이 강제로 피켓을 철거하고 오전 11시 20분경 회의가 속개됐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추 위원장은 퇴장 명령에 불응한 나 의원을 향해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재차 퇴장을 명령했고, 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5명 중 3명을 퇴장시켜 발언권을 원천 봉쇄했다"고 반발했다. 결국 여야의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 속에서 회의는 재개된 지 약 15분 만인 11시 36분에 다시 중단되며 사실상 파행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