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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4500대 1' 탄핵 선고 '방청 신청'..역대 최고 경쟁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헌법재판소 방청 신청 건수가 9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고 경쟁률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 헌법재판소는 3일 오후 5시까지 방청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최종 신청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헌재 홈페이지를 통한 방청 신청자 수는 9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가장 높은 경쟁률로, 방청석 20석을 두고 4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시에는 24석을 배정했으며, 당시 경쟁률은 796대 1이었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심판 방청 경쟁률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헌재는 이번 탄핵 선고에 앞서 온라인 접수를 통해 방청 신청을 받고 있다. 접수는 1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됐으며,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때 대기자 수가 9만 명에 육박해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종 당첨자는 전자 추첨을 통해 선정되며, 당첨자에게는 개별적으로 문자 메시지가 발송될 예정이다. 당첨된 시민들은 헌재 대심판정에서 직접 선고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이번 방청 경쟁이 치열해진 이유 중 하나로 탄핵 찬반 세력 간의 갈등이 지목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활동하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적극적인 방청 신청을 독려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쪽이 먼저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방청 신청을 해서 우리가 모두 채워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신청 링크와 가이드도 공유됐다. 대통령 탄핵심판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방청 신청 경쟁으로까지 확산된 셈이다.  

 

이러한 경쟁 심화로 인해 탄핵심판 선고 당일 헌재 주변의 혼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선고일에는 평소보다 엄격한 보안 검색이 이뤄질 것”이라며, “흉기 등 위험 물품 소지가 철저히 차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헌재 경내에 특공대를 배치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체포 및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헌재는 이번 탄핵심판이 역대 최장 평의를 거친 사건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 2월 25일 변론이 종결된 이후 38일간의 심리를 거쳤다. 이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14일)과 박근혜 전 대통령(11일) 탄핵심판보다 훨씬 긴 기간이다. 이번 선고에서는 판결문 낭독과 함께 재판관들의 개별 의견도 공개될 예정이다.  

 

 

 

탄핵심판의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된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며,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헌재는 선고 당일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방송사 생중계를 허용할 방침이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도 선고 과정이 생중계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헌재 주변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헌재 반경 150m 이내 구역을 ‘진공 구역’으로 설정해 집회를 제한하는 조치를 완료했으며, 이를 위해 200여 대의 경찰 차량이 동원됐다. 선고 당일에는 전국적으로 최고 경비 태세인 ‘갑호비상’이 발령되며, 서울에만 1만 4000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헌재 내부에도 경찰 특공대가 다수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시설 파괴나 재판관에 대한 위해 행위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겠다”며 “현행범 체포 및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또한 헌재로 이어지는 지하철 안국역 2번·3번 출구를 폐쇄하는 등 교통 통제에도 나섰다. 이러한 조치는 선고 당일 헌재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인용 여부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반응 역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헌재의 최종 결정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국이 어떻게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실용 외교로 외교안보 강국 만들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6일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며, 실용과 국익을 중심으로 한 외교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과거 불법 계엄 사태로 훼손된 한미동맹의 신뢰 기반을 복원하고,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과거사와 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사회·문화·경제 분야에서는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접근을 통해 일관된 한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이 후보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요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 하에서 악화된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가임을 강조하며, 경제적 이해와 안보적 고려를 균형 있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미러 관계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국익 중심의 한러 관계 설정과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를 통해 안보와 기업 활동을 동시에 고려한 실용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했다.경제안보 분야에서도 이 후보는 보호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도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선, 방산, 첨단산업 등 전략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되, 관세 협상에서는 상호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경제·안보 현안을 통합적으로 조율할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민관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복잡한 국제 환경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외교 체제 전반의 혁신도 공약에 포함됐다. 이 후보는 여야 대표가 정례적으로 만나는 외교 협의체를 구성하고, 초당적 외교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실용 중심의 순방 외교를 위해 수행단 규모를 합리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아울러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외교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긴장 완화와 비핵화, 평화 공존을 지향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남북 간 군사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을 복원해 긴장 유발 행위를 상호 중단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는 물론, 국제사회와의 다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이산가족 상봉, 납북자 문제, 북한이탈주민 등 분단으로 인한 인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 주민 인권 문제 역시 정면으로 언급하며 실질적인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이는 기존 더불어민주당이 다소 소극적으로 접근해온 사안을 이 후보가 직접 꺼내들며 외연 확장 전략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국방 분야에서도 이 후보는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12·3 불법 계엄 사태로 실추된 국군의 위상을 복원하고, 문민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군 인사 시스템을 개선해 다시는 군이 정치적 도구로 동원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병역 제도는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해 국민개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가 ‘징집병’과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전문성과 숙련도를 높이는 동시에 병역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군 간부 처우 개선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당직근무비를 일반 공무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초급 간부에 대해선 급여 현실화 및 주거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원격강좌 수강료 전액 지원, 병역 기간 동안 국민연금 반영 등도 병역 복무자의 복지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성범죄 근절을 포함한 장병 인권 보호 대책 마련도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이 후보는 안보와 인권, 국익을 아우르는 실용 외교·안보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