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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벚꽃 행사, 탄핵 선고 여파로 8일로 연기

서울 영등포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4월 4일로 지정됨에 따라, 당초 같은 날 시작될 예정이었던 여의도 봄꽃축제의 개막을 4월 8일로 연기한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선고일 전후로 국회 주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다.  

 

축제 기간은 4월 8일부터 12일까지로 변경되었으며, 이에 따른 교통 통제는 4월 6일 정오부터 13일 오후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통제 구간은 국회 뒤편 여의서로 1.7km와 서강대교 남단 공영주차장에서 여의하류IC 일대까지다.  

 

행사 규모도 일부 축소된다. 개막식 무대 행사와 공군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은 취소되며, 다른 프로그램들도 규모를 줄여 차분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혼잡이 예상되는 벚꽃길과 여의나루역 주변에는 공무원, 자원봉사자, 경찰, 소방 인력 등이 집중 배치되어 현장 질서 유지와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한 드론으로 상황을 감지하고, 인파가 몰릴 경우 지능형 CCTV를 통해 음성 안내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여의도 봄꽃축제는 매년 따뜻한 봄 기운이 느껴질 때 여의서로 일대에서 개최되는 서울의 대표적인 봄 축제다. 여의도에는 벚나무 1,886주와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13종 87,859주의 봄꽃이 만개하여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전시, 체험 행사가 펼쳐져 많은 상춘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영등포구는 이번 축제의 주제를 '모두의 정원'으로 정하고, 도심 속 열린 정원에서 벚꽃과 함께 미식, 예술, 휴식을 즐기며 지속 가능한 삶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봄꽃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봄꽃정원', 캠핑 의자에 앉아 팝업가든을 감상하는 '휴식정원', 예술 작품과 공연, 체험을 오감으로 향유하는 '예술정원', 핫 플레이스의 맛을 축제 현장에서 즐겨보는 '미식정원' 등이 있다.  

 

또한, 혼잡이 예상되는 벚꽃길과 여의나루역 주변에는 공무원, 자원봉사자, 경찰, 소방 인력 등이 집중 배치되어 현장 질서 유지와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드론으로 상황을 감지하고, 인파가 몰릴 경우 지능형 CCTV를 통해 음성 안내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화장실은 12개소가 설치되며, 의료 상황실, 아기쉼터, 휴식 공간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봄꽃을 보러 찾아오는 많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고, 안내에 따라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 방문한 시민들은 아름다운 벚꽃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족과 함께 축제를 찾은 김모 씨(35)는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걷다 보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다만, 인파가 많아 아이와 함께 이동하기가 조금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연인과 함께 방문한 대학생 이모 씨(24)는 "야경 속 벚꽃이 정말 예뻤다. 거리 공연과 조명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올해는 축제 기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여의도 봄꽃축제의 매력에 빠졌다. 일본에서 온 관광객 사토 씨(29)는 "서울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을 볼 수 있을 줄 몰랐다. 여의도 벚꽃길이 일본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방문객이 몰려 이동이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직장인 박모 씨(40)는 "벚꽃길이 너무 붐벼서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몰리는 주요 구간을 통제하거나 더 넓은 공간에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봄꽃축제는 서울의 대표적인 봄맞이 행사로 자리 잡으며,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봄의 정취를 선사했다. 축제는 오는 12일까지 계속되며, 구는 마지막 날까지 안전 관리와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자기 돈 한 푼 없이 800채 매입…‘무자본 갭투자’ 일삼은 일가족의 몰락

 수백 명의 임차인에게서 76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 정모 씨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는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담보로 한 악질적인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심판이 내려진 것으로, 무자본 갭투자 방식의 전세사기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5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을 그대로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그의 아내와 아들 역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으며, 가족 전체가 범죄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이로써 2년 넘게 이어진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의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이들 일가족의 범행은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주범 정 씨 부부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본인들과 임대법인 명의를 동원해 수원시 일대의 주택 약 800세대를 사들였다.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새로운 주택을 매입하는 소위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들은 임차인 500여 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총 760억 원을 편취했다.아들 정 씨의 역할은 범행의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고리였다. 감정평가사였던 그는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임대할 건물의 시세를 의도적으로 부풀려 감정평가했다. 부풀려진 시세는 새로운 임차인을 속여 더 높은 보증금을 받아내거나 금융기관 대출을 받는 데 활용됐다. 그는 2023년 4월부터는 아예 임대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직접 전면에 나서 30여 명을 상대로 40억 원 규모의 사기 행각에 가담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앞선 1심 재판부는 주범 정 씨에 대해 “피고인에게 준법의식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질타하며 당시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의 악랄함, 피해 규모의 심각성, 범행 후 반성 없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지난 5월 열린 2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정 씨 부자의 감정평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기도 했다. 다만 아들 정 씨의 일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는 등 일부 판단이 변경되었으나, 사건의 핵심인 대규모 사기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과 중형의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결국 대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기나긴 법정 다툼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 및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정 씨 일당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범행을 계속했으며(미필적 고의), 가족 구성원 모두가 범죄에 함께 책임이 있다(공동정범)는 하급심의 판단이 정당했음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