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예술가들 모여드는 글로벌 핫플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창작소가 지역을 넘어 국제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 있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2025 레지던시 입주작가 모집에 국내외 작가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국제적 위상을 입증했다. 창작소에 따르면 이번 모집에는 국내 작가 122명과 해외 작가 239명, 총 361명이 지원했으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을 비롯해 미주, 아시아, 가나,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2주간의 치열한 심사를 통해 국내 작가 6명과 해외 작가 13명(팀)을 최종 선정한 창작소는 선정된 작가들이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1개월에서 4개월 동안 광주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입주 작가들은 각기 다른 장르에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이며 활발한 교류와 융합적 실험을 통해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게 된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국내에서 국제 오픈콜(공모)을 통해 작가를 선정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에는 광주문화재단의 레지던시 지원, 광주비엔날레 메인 전시 장소로 선정된 경험, 그리고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의 창작주체사업 선정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비엔날레 아티스트 교류 공간으로도 사용되며 국제적 인지도를 더욱 확장한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적 허브로 자리잡았다. 정헌기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대표는 “우리 창작소의 성장은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 광주문화재단 등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국제적 창작 플랫폼으로서 예술가들의 도전을 든든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앞으로도 국내외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도전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광주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 예술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며 지역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광주와 세계를 잇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며 예술가들에게 창작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광주를 국제적 예술 도시로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 대행의 대행의 대행’ 속 최악의 국정 공백

 1일 대한민국 정치권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이유로 사의를 밝힌 데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로 예정돼 있던 최상목 경제부총리마저 국회 탄핵소추안이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기 직전 돌연 사퇴하면서, 이주호 교육·사회·문화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동시에 맡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행정부 수반과 입법부 사이의 첨예한 충돌이 불러온 결과로, 국가 통치 체계가 심각한 혼란에 빠졌음을 보여준다.최상목 부총리의 사퇴는 기획재정부를 통해 1일 밤 10시 28분 공식화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어 무기명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시점이었다. 기재부는 약 15분 뒤 재차 보도자료를 통해 최 부총리의 사표가 수리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계속 진행할 수 없게 되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 대상자가 없으므로 투표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모든 절차는 이미 하루 전부터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 예정에 없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해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조사보고서를 의결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법사위 의결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 11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후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되면서, 정치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전격적인 탄핵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오후 3시에 있었던 대법원 판결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라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격”이라고 비판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것에 격분해 탄핵을 강행한 것”이라며 상식 밖의 정치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 부총리는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기다린 것으로 보이나, 본회의 표결이 확실시되자 직을 내려놓는 선택을 했다. 그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논의 당시 계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몇 안 되는 인사였고,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해 탄핵소추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최 부총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된 점을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헌법재판소 판단을 거치지 않고 즉각 사임한 처신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사표는 앞서 사임 의사를 밝힌 한덕수 총리에 의해 수리됐다. 한 총리는 이날 자정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며, 최 부총리의 사임을 재가한 뒤 이주호 부총리를 청사 집무실에서 만나 국정 안정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국무회의 구성에도 위기를 불러왔다. 헌법 제88조는 국무회의가 대통령, 국무총리, 15~30인의 국무위원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 대통령과 총리 모두 공석이며 19석인 국무위원 중 4명이 공석이어서 실질적 재임 인원은 정확히 15명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장기간 공석이며, 국방·행안·노동부 장관은 12.3 사태 이후 내란죄 및 탄핵소추 등으로 사임했다. 정부는 국무회의 정족수에 대해 “총원 21인 기준 11명 이상이면 개의 가능하다”는 해석을 유지하고 있지만, 헌정적 관점에서는 위태로운 균형이다.대통령 권한대행이자 총리 직무대행이 된 이주호 부총리는 2일 자정부터 직무를 수행하며 각 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렸다. 그는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공정하고 질서 있는 선거를 위한 만반의 대비를 주문했다. 행정안전부에는 치안 관리와 사회 질서 유지, 국방부에는 최고 수준의 군 경계태세를, 외교부에는 외교 신뢰 확보와 현안 대응을, 기획재정부에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 대응을 각각 지시했다. 이러한 이 권한대행의 지시는 일종의 비상체제 출범 선언으로 해석된다.한편 국회는 이날 여야 합의로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본회의에 보고된 이 안건은 법사위로 회부돼 조사를 받게 된다. 대통령과 총리의 동시 공백, 경제부총리의 돌연 사퇴, 거듭된 탄핵 정국 등 국정 운영의 축이 연쇄적으로 흔들리면서 한국 정치사는 또 하나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과연 이주호 권한대행 체제가 위기 속 국가 운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정치권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