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라면 3억불, 담배 2억불... '먹고 피우는 한국'이 세계 경제를 흔든다

 올해 1분기 한국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농식품(신선·가공) 수출액은 24억 8천만 달러(약 3조 6천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세운 역대 1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한 수치다.

 

지역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로의 수출이 37.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유럽(34.1%), 북미(21.7%) 지역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식품이 중동과 서구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공식품 중 1억 달러 이상 수출한 품목에서는 라면이 단연 돋보였다. 라면 수출액은 3억 4천 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품목은 연초류로, 2억 6천 1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14.5%의 성장률을 보였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KT&G의 에쎄 브랜드 인기가 높았고, 러시아와 몽골 등지로의 담배 수출도 증가했다.

 

소스류는 9.1%의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와 함께 불닭 소스 같은 매운맛 소스, 한국식 치킨 양념 소스 등이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신선식품 중에서는 포도와 닭고기가 두각을 나타냈다. 포도는 40.6%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특히 대만과 미국에서 자가소비용 작은 송이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었다. 닭고기는 14.1% 증가했으며, 산란노계를 선호하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가장 많았다. 미국에서는 삼계탕 가정간편식(HMR) 제품의 유통망이 확대되었고, 유럽 시장에서는 1분기 수출액이 지난해 전체 수출액을 이미 넘어서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농식품 외에도 스마트팜, 농기자재, 동물약품 등 농산업 분야의 1분기 수출 실적은 7억 달러로 2.3% 증가했다. 농식품과 농산업을 합친 'K-푸드 플러스' 전체 수출액은 31억 8천만 달러로 7.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농산업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동물용의약품, 농약, 종자, 비료 등이 있다. 특히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주로 수출하는 라이신(동물용 영양제)은 동유럽 수요 증가에 힘입어 174%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3천 6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농약은 2억 1천 200만 달러(33.7% 증가), 종자는 1천 300만 달러(49.1% 증가), 비료는 1억 1천 600만 달러(16.9% 증가)의 수출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 농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문수 '尹 계엄' 공식 사과.."죄송스럽게 생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사과하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계엄 조치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계엄 사태 직후 대부분의 국무위원들이 고개를 숙이며 유감 표명을 했을 때 혼자 사과를 거부하고 대통령 탄핵에도 반대했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입장이다. 김 후보는 12일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의 계엄으로 인해 국민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다. 단지 국내 정치뿐 아니라 수출과 외교 등에도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며 “그로 인해 고통을 겪고 계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열렸던 국무회의에 자신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만약 회의에 참석했더라도 계엄에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 인내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계엄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위기 상황도 대화와 설득, 인내로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김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같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처음부터 계엄에는 찬성하지 않았다”며, 향후 사과의 형식이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줄곧 추진해 온 탄핵 시도, 특검법 발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진 노란봉투법 등 일련의 정치적 압박이 윤 대통령으로 하여금 극단적이고 독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며 “이런 사안은 정당 간 대화를 통해 해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야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날을 세우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후보는 “나는 거짓말하지 않고, 사실을 말한다. 검사나 총각을 사칭한 적도 없고, 대장동처럼 부정부패가 발생한 개발 사업도 없다”며 “측근이 의문사한 일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후보가 과거 검사 출신이나 독신임을 주장했던 점, 대장동 개발 의혹 및 그와 관련된 관계자들의 사망 사건 등을 간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이 정치적, 윤리적으로 더 도덕적이고 투명한 인물임을 내세우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12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의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의 단일화 잡음, 특히 한덕수 후보와의 갈등, 그리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보수 진영 분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김 후보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선택해 정통 보수층을 중심으로 민심을 다잡으려는 전략적 행보를 이어갔다. 이는 '집토끼'를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이날 김 후보는 오전에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서민과 소통하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오후에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역 민심을 직접 만났다. 그는 ‘낮은 곳에서 뜨겁게’라는 선거 구호에 걸맞게 지역 유세 현장을 찾은 시민들과 직접 눈을 맞추며 소통했다. 빨간 모자를 쓰고 태극기를 흔드는 지지자들, 북과 꽹과리를 치며 응원하는 시민들이 몰려든 가운데, 김 후보는 환영 인파 속에서 연신 손하트를 보내며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유세 현장에서는 가수 김종국의 ‘사랑스러워’가 울려 퍼졌고, 김 후보는 그 음악에 맞춰 즉석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이날 서문시장 유세에는 국민의힘 중진 인사들도 대거 동참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추경호 전 원내대표, 강대식, 권영진, 김승수, 이헌승, 최은석, 이만희, 김대식 의원 등이 함께해 김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전통시장과 지역경제 회복을 상징하는 공간인 서문시장에서 김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서문시장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민들이 넉넉하게 사는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또한 그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의 경험을 언급하며 “도지사가 되자마자 택시 운전사로 일했다. 대구에서도 직접 택시를 몰고 다녔다”며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가 현장 중심, 민생 중심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코빼기도 보기 힘든 대통령’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듯, 자신은 국민과 직접 호흡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서문시장 일정을 마친 김 후보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단일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준석 후보와의 접점 가능성에 대해 그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기류를 드러냈다. 그는 이 후보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점을 언급하며 “정책이나 이념 면에서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지금은 당내 민주적 절차의 문제로 따로 나가 있는 상태지만, 함께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길”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보수층의 분열을 막기 위해선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갈 여지를 열어두었다.이번 대구 방문은 단순한 지역 유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보수층의 상징적 지역인 대구에서 유세 첫날을 마무리한 것은 정통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단일화 논란으로 인한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는 김 후보 측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행보다. 유세 일정 전체를 관통하는 ‘낮은 곳에서 뜨겁게’라는 슬로건은 김 후보가 지향하는 민생 중심, 서민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김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보수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고, 이준석 후보와의 관계를 풀어낼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또한 김 후보는 같은 보수 진영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관계 설정과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의 대표까지 지냈던 분이고, 정책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굳이 둘이 나뉘어 갈 이유가 없다.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단일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이준석 후보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후보와 힘을 합치는 것이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당을 나가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나서 충분히 대화하고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함께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겠다. 빅텐트를 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며 이준석 후보와의 공조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한편,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주도한 후보 교체 과정에서의 마찰과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모든 경선이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 항상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다”며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포함해 총 네 차례의 경선을 치르면서 내부적으로 피로감이 누적됐다”고 고백했다. 이는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불거진 지도부와 후보 간의 갈등 상황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을 통해 보수 진영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윤석열 정부가 남긴 혼란을 수습할 인물로서 자신이 적임자임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특히 기존 정부의 실정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의 책임론을 병행해 중도층의 표심을 겨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 내 단일화 논의,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조절,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등이 앞으로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