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헌재 판결 D-3..尹 침묵 "차분히 결정 기다리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이번 주 결정된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 111일 만이며, 변론이 종결된 후 38일 만이다.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거나 파면될 수 있어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헌재의 선고 일정 발표 후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도 한남동 관저에서 외부 활동을 최소화한 채 칩거하고 있으며, 독서와 산책, 형사재판 대응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정치적 메시지는 자제하고 있으나, 일부 참모진과 변호인단, 국민의힘 의원들을 통해 간접적인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메시지는 지지자들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하거나,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등 비정치적 성격을 띠었다.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늦어진 이유로는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대통령실은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3월 수출입 동향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 보고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며,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경우를 대비해 국정 운영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려면 헌법재판관 8명 중 최소 3명이 탄핵소추안을 기각하거나 각하해야 한다. 만약 복귀가 결정되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 통합'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25일 헌재 탄핵심판 최후 진술에서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 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87년 체제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개헌과 정치개혁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반면,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조기 대선은 5월 말이나 6월 초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 선고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일반인 방청도 허용되며, 국민들은 직접 선고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직접 심판정에 출석할지는 불투명하다.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선고일에 법정에 출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대통령 대리인단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적으로 탄핵심판 선고일에 당사자가 출석할 의무는 없으며,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선고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국정 운영 정상화와 개헌 추진 등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과 국민들은 헌재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번 주 한국 정치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