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민주당, 尹파면 총력 "헌재·정부 압박 최고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조속한 선고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과가 헌법재판관 구성에 따라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헌법재판소와 정부를 향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의 최우선 목표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조속히 선고하지 않고, 대통령이 임명한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임기를 마친 후 새 재판관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를 막기 위해 민주당은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한덕수 총리에게 오는 4월 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중대 결심’의 구체적인 조치로 한 총리를 다시 탄핵하는 방안과 함께, 임명 보류 결정을 유지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거론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덕수와 최상목은 헌정 질서를 파괴한 주범"이라며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즉각 멈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31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해 한 총리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방침이다. 또한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 복귀를 위한 계엄 시나리오가 작동 중이며, 헌재 결정이 미뤄지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무위원들에 대한 추가 탄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지금과 같은 국정 혼란과 헌법 파괴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연쇄 탄핵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원내대표 역시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적인 탄핵소추 추진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상시 본회의' 개최를 추진하며, 언제든 입법 및 탄핵 절차를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민주당의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SNS를 통해 "탄핵 선고가 지연되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고, 헌재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며 "헌재가 현명한 결정을 신속히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1905년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이 있었다. 공교롭게 올해도 을사년”이라며 “윤석열 파면이 아니라 나라를 파멸로 이끄는 결정을 내린다면 ‘신(新) 을사오적’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SNS를 통해 헌법재판관들을 비판했다. 그는 "헌재가 헌정 질서를 복구할 최종적 책무를 저버리고, 시류를 관망하는 형국"이라며 "국회가 비상한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중진 의원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신속한 선고와 마 후보자의 즉각 임명을 요구했다.  

 

야권 전체의 협력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조국혁신당이 윤 대통령의 즉각 파면을 주장한 데 이어, 진보당도 한 총리와 최 부총리의 탄핵을 요구하며 "국회는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모든 권한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범야권 탄핵연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러한 강경 대응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친명(親明)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혼란 속에서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차분하고 냉정한 자세로 국가의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지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의 압박 수위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 속에서, 헌재의 최종 결정이 향후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수라장이 된 부울경 연설회..‘배신자’ 고함 난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전한길 씨 논란 이후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며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권 합동연설회는 시작부터 극도의 긴장과 대립 속에서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탄핵 반대파(반탄)’ 지지자들과 ‘탄핵 찬성파(찬탄)’ 후보들이 한 공간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화합적이지 않았다. 사회자는 이례적으로 개회 전 “행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사람은 퇴장 조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렸다. 이는 이전 지역 연설회에서 발생한 소란 사태를 의식한 조치였다. 모든 후보들은 ‘경쟁 후보 비방과 모함을 하지 않겠다’는 공정경쟁 준수 서약에 서명하며 단상에 올랐지만, 장내 공기는 차갑고 불안정했다.전날까지도 논란의 중심이었던 전한길 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에서의 소란 이후 당 지도부의 결정으로 행사장 출입이 금지됐다. 그러나 전 씨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강성 당원들은 그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거친 구호와 야유를 쏟아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연단에 오르는 순간, 여기저기서 항의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잠시 멈칫한 송 위원장은 “부울경 당원들이 활기와 열정이 넘친다”고 웃어 넘기려 했지만, 계속되는 항의에 “여러분이 분노를 터뜨려야 할 대상은 이재명 정권”이라고 맞받았다.이날 연설회에서 반탄파 후보들은 장내 격앙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조경태 당 대표 후보는 전날 내란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한 뒤, 찬탄파로 분류돼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문수 후보는 “내란특검에 동조해 당을 내란동조세력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이재명 독재를 끝장내기 위해 미국 등 우방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소리 없는 계엄의 주체”라고 규정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후보 역시 조 후보를 겨냥해 “대선이 끝나고도 내부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내란동조세력 운운하는 발언은 내부 총질”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신동욱 후보는 “특검 앞에 나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자들이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불순 세력을 척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범규·최수진 후보도 “내부 총질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반탄파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박홍준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탄핵의 문으로 밀어넣은 세력이 당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반면 찬탄파와 쇄신파 후보들은 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조경태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장내 곳곳에서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조 후보는 손짓으로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보냈으나 소동은 계속됐다. 사회자가 나서서 진정시키는 가운데 어렵게 연설을 시작한 그는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탄핵 반대와 부정선거, 윤석열 재집권을 주장하는 세력을 반드시 몰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훼방꾼을 청산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전한길 씨로부터 “배신자” 공격을 받았던 김근식 후보 역시 연설 전 장내가 조용해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당원들이 “배신자”라고 외치자 그는 “배신자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집단은 조폭”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보다 중요한 건 국민과의 신뢰”라고 맞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전 씨를 겨냥해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을 부렸다”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석열 재집권을 신봉하는 극단 세력에 기대 표를 구걸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보수정당의 근본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무대 밖에서도 갈등은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조경태 후보의 발언을 “민주당보다 과격하다”고 평가했고, 조 후보는 “바른말이 왜 내부 총질이냐”고 반박했다. 입장이 제지된 전한길 씨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열고 “조금 억울한 면도 있지만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지도부와 최고위원이 선출돼 무너진 당을 재건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부울경 합동연설회는 단순한 지역 유세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의 뿌리 깊은 갈등과 진영 대립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장면이었다. 반탄파와 찬탄파 간의 극한 대립은 후보 연설마다 고성과 야유로 이어졌고, 일부 후보는 이를 지지 결집의 기회로 삼았으나, 쇄신파 후보들은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 채 방해를 받았다. 전당대회가 막판까지 이런 양상으로 이어질 경우, 당의 결속력 약화와 대외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도부와 후보들이 이번 갈등을 어떻게 수습할지, 그리고 이러한 대립 속에서 어떤 지도부가 탄생할지가 당의 향후 정치적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