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車 관세 25% 부과..한국 수출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수입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미국 내 차량 판매 가격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인상시키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부과로 세수를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 원) 늘리고,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관세의 충격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수입차 시장은 매우 규모가 크다. 지난해 미국은 약 800만 대의 외국산 승용차 및 경량트럭을 수입했다. 그 액수는 약 2,435억 달러(약 358조 원)에 달하며, 주요 수입국으로는 멕시코, 일본, 한국 등이 있다. 이러한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외국산 차량의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미국 브랜드 차량의 가격도 함께 올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조립되는 미국 브랜드 차량의 51%는 미국 시장에 공급된다. 이들 차량의 가격 인상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가격 상승은 수입차뿐만 아니라, 미국 내 생산차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 비용의 상승과 함께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수입차의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내 생산 차량 가격도 올릴 유인이 클 것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경제분석업체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25%의 관세가 시행될 경우 3열 풀사이즈 SUV의 가격이 9,000달러(약 1,300만 원) 오르고, 크로스오버 전기차는 최대 1만2,200달러(약 1,800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투자 정보업체 울프리서치는 캐나다·멕시코에서 수입된 차량 가격이 평균 7,000달러(약 1,000만 원)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의 자동차 업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고율의 자동차 관세는 결국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25%의 자동차 관세를 즉시 부과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반영하여 시행을 한 달 유예하기로 했다. 포드의 짐 팔리 CEO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자동차 업계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자동차 관세 부과는 대상국이 훨씬 넓어져, 멕시코·캐나다 외에도 다른 국가들로부터 수입된 차량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의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의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2026~2029년 동안 미국의 성장률이 매년 0.2%포인트 낮아지고, 2025년 인플레이션은 0.43%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여 연간 1,000억 달러의 세수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관세 부과 후 수입량 감소를 고려했을 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또한, 수입차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 국가들은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무역 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국 경제가 겪게 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의 발표에 유감을 표명했고, 캐나다는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대응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성장 둔화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3월 소비자들의 단기 경제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소비재 기업들과 항공사들은 소비심리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금융시장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주식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였고,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는 미국 내 차량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국제 무역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기존 세입자'는 갱신으로 안도, '신규 세입자'는 매물 찾아 삼만리… 갈라진 임대차 시장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신규로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은 급감한 매물과 치솟은 호가에 발을 동동 구르는 반면,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거 안정에 나서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갭투자를 억제하려던 정책이 전세 공급 자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왜곡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가중이라는 새로운 문제점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책 시행 이후인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총 8만 9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나 감소했다. 특히 신규 계약은 5만 5368건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8.6%라는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서울(-30.4%)과 경기(-33.4%) 등 수도권의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갭투자가 어려워지자 다주택자들이 전세 공급을 꺼리면서 나타난 직접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갱신 계약은 3만 3852건으로 23.7% 급증했으며, 이 중 임차인이 법적 권리인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경우는 1만 7477건으로 무려 83.2%나 폭증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집을 구하는 대신 현재 거주지에 머무르는 것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신규 세입자와 기존 세입자 간의 '가격 격차'는 이러한 시장의 이중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서울의 동일 아파트, 동일 면적에서 체결된 계약을 비교한 결과, 신규 계약의 평균 전셋값은 6억 3716만원으로 갱신 계약 평균가(5억 8980만원)보다 4736만원, 비율로는 8.7%나 더 높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가격 차이가 1.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신규 세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가 엄청나게 비싸진 셈이다. 어렵게 전세 매물을 찾아도 이미 크게 오른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전세 시장에서 밀려난 수요자들은 결국 월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풍선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계약은 8만 26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전세 시장의 위축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높은 전셋값과 매물 부족에 지친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전문가는 "정부 대책이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법적 권리로 주거를 연장하는 기존 세입자와 높은 비용을 치르고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양극화가 고착될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