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러 관계 급진전, 푸틴 '친서' 들고 긴급 방북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에 "김정은은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는 유효한 초대장을 갖고 있다"며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합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로서는 어떤 성명도 발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여 참석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피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 중 모스크바 초대를 받았으며,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논의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 참석 여부는 한층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주간 북한과 러시아 간 고위급 정치적 접촉이 잇따라 진행된 점도 김정은의 방러 일정과 관련된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5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정치적 접촉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일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한, 21일에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로 인해 북러 정상회담이 곧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이번 5월 9일 열병식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중요한 행사로, 러시아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우호국 정상들을 초청하고, 자국 군대를 대거 초대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군의 참여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참석 여부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공공외교 기금 행사에서 북한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 인도, 이란,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확대·심화하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졌음을 시사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러시아와 미국의 실무 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흑해곡물협정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으며, 러시아는 미국과 협의하여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협정은 2022년 7월 체결되었으나, 러시아는 자국산 곡물 및 비료 수출의 원활한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23년 7월 협정을 철회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와 미국은 평화를 향해 나아가려는 공동의 이해를 공유하고 있지만, 평화 과정의 측면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합의에 따라 30일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을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에서 합의된 부분 휴전안에 대해서도 언급한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직 대통령의 새로운 명령은 없다"며,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을 계속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여전히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주장하고 있어 상황은 복잡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초상화에 대한 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선물"이라며 추가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북한 간의 관계는 최근 몇 년간 강화되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두 나라 간의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여하고,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는다면, 이는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힘' 뺀 국군의 날? 이재명 정부, '간소화'로 던진 안보 메시지

 이재명 정부 첫 국군의 날 행사는 윤석열 정부와 달리 대폭 간소화된 모습으로 진행됐다. 2년 연속 서울 도심에서 열렸던 시가행진은 생략됐고, 병력, 장비, 예산도 작년보다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군사력 강조보다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지향하는 현 정부의 안보관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1일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행사에는 998명의 병력이 참여, 지난해 5천여 명의 5분의 1 규모였다. K2전차, 무인잠수정, F-35A 등 장비 약 40종 100여 대가 참가해, 작년 83종 340여 대 대비 크게 줄었다. 예산도 작년 72억 원의 3분의 1 수준인 27억 원이 투입됐다. 행사기획단은 "간결하게 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심 시가행진의 생략이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0년 만에 시가행진을 재개, 지난해에도 2년 연속 도심 시가행진을 벌이며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국민 참여를 독려했다. 통상 5년 주기 시가행진이 2년 연속 열린 것은 전두환 정권 이후 40년 만이었다. 기획단은 시가행진이 기획 단계부터 배제됐다고 설명했다.'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국' 슬로건 아래 민군 통합 태권도 시범, 합동 전통악 공연이 진행됐다. 주요 부대 열병식, 회전익·고정익 편대비행, 블랙이글스 고난도 비행이 이어졌고, K9 자주포, K2 전차 등 주요 무기체계가 전시됐다.기념식에서는 '채상병 사건' 수사로 알려진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헌법적 가치 수호 유공으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받았다. 강병국 육군 상사, 김경철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 박지원 공군본부 정책관리과장(대령) 등도 포상받았으며, 육군 제6보병사단 등 4개 부대도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올해 총지휘는 비육사 출신 최장식 육군 소장(학군 30기)이 맡아, 문재인 정부 이후 7년 만의 비육사 출신 제병지휘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