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연금 개악' 광분..한동훈·안철수·유승민에 연대 제안

24일 이준석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개혁안을 저지하기 위해 안철수, 유승민, 한동훈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당과 정파,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연금 개혁이란 의제가 중요한 것이지,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故 노회찬 의원이 생전에 했던 발언을 인용하며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한국과 일본도 손을 잡고 싸워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법안 통과를 막지 못했지만 거부권을 통해 젊은 세대의 희생을 방지해야 한다. 다행히 주말 동안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입장을 밝혀 희망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금개혁안은 여야가 지난 20일 합의한 것으로,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를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번 개혁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땜질식 처방”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의원 또한 “연금개악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청년 세대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준석 의원이 평소 정치적 대립 관계였던 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에게까지 연대를 제안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들이 연금개혁 반대를 명분으로 연대할 경우, 차기 대선 정국에서도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대 입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철수, 유승민 의원 측은 이 의원의 제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한동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의원과 논의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은 연금개혁안을 비판하고 있는 이준석, 한동훈, 유승민, 안철수를 ‘얄팍한 정치 4인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25일 SNS를 통해 “여태 뭐하다가 이제 와서 이런 무책임한 선동을 하느냐”며 “2030 청년 세대의 표를 얻기 위해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이며, 이를 책임지고 논의했어야 할 정치인들이 이제 와서 개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86세대가 청년 세대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선동과 달리, 현재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도 부족한 상태”라며 “이 상황에서 중장년층 보험료를 더욱 높이는 것은 오히려 청년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한동훈 전 대표가 청년 세대를 위한 연금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에 합의한 것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무책임한 거부권 주장은 결국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금개혁 공론화 조사 결과를 보면, 숙의 과정이 진행될수록 2030 세대는 재정안정론보다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 개혁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그런데도 이를 ‘개악’이라 단정하는 것은 청년 세대의 선택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금개혁이 정말 문제라면, 왜 개악안에 합의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비판하지 않느냐”며 “대화와 타협의 성과를 짓밟는 이런 정치 행태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의원의 연금개혁 반대 연대 제안이 실제로 정치권에서 어떤 움직임을 만들어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그의 제안이 향후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