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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20m 싱크홀, 17시간 사투 끝…매몰 운전자 끝내 숨져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에 추락해 매몰됐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고 발생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고는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으며, 도심 안전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25일 오후 1시, 서울 강동소방서는 현장 브리핑을 통해 "오전 11시 22분경, 매몰되었던 30대 남성 A씨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싱크홀 중심으로부터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A씨를 발견하기까지 17시간 동안 밤낮없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면서 "비통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참사는 전날(24일) 오후 6시 29분경,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부근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갑작스레 지름 20m, 깊이 20m에 이르는 거대한 싱크홀이 도로 한가운데 생겨났고, 공교롭게도 그 위를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순식간에 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즉각 현장에 출동하여 구조 작업에 착수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크고 깊은 싱크홀의 규모에 난관에 부딪혔다. 구조대원들은 굴착기, 크레인 등 가용한 중장비를 총동원하고, 쉴 새 없이 밤샘 수색을 펼쳤지만, A씨의 생사를 확인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수색 작업은 난항을 거듭했다. 싱크홀 내부에는 토사와 함께 지하수가 유입되고 있어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추가 붕괴 위험도 있어 구조대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도 신중을 기해야 했다.

 


소방당국은 실종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이날 오전 1시 37분쯤에는 A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이어 오전 3시 30분쯤에는 싱크홀에 추락한 오토바이를 발견했지만, A씨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사고 발생 17시간 만인 25일 오전 11시 22분, A씨는 싱크홀 중심에서 50m 떨어진 지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A씨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번 사고는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로 인해 무고한 시민이 희생된 안타까운 사건이다. 특히, 최근 전국 곳곳에서 싱크홀 발생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싱크홀 발생 원인에 대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노후 하수관 파손, 지하수 유출, 무분별한 지하 개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심 지반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싱크홀 발생 위험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싱크홀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강동구청은 사고 현장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싱크홀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도 병행될 예정이다.

 

지갑도, 발길도 '꽁꽁'…봄과 함께 사라진 400만명, 지역 경제 '직격탄'

 올해 1분기,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인구감소지역에서 무려 4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졌다. 겨우 살아나나 싶던 지역 경제에 다시 한번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는 이처럼 암울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생활인구란 단순히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둔 사람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이상, 하루 3시간 넘게 지역에 머무는 사실상의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지표다. 지역의 실질적인 활력을 측정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번 결과는 오히려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례적인 자연 현상이 꼽힌다. 예년보다 길어진 꽃샘추위 탓에 봄꽃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상춘객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설상가상으로 경북과 경남, 울산 등지를 휩쓴 역대급 대형 산불이 결정타를 날렸다. 화마가 휩쓸고 간 지역은 물론, 인접 지역까지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3월 한 달간 야외 활동 인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여기에 작년과 달리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포함되면서 2월과 3월의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는 통계적 착시까지 더해졌다.실제로 데이터를 뜯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월에는 설 연휴 효과로 생활인구가 전년보다 303만 명 늘며 반짝 희망을 보였지만, 2월에는 무려 565만 명이, 3월에는 136만 명이 줄어들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1월의 증가분을 모두 반납하고도 모자라, 1분기 전체로는 총 398만 명의 생활인구가 증발해버린 셈이다.특히 산불의 영향은 뚜렷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산수유 축제 등으로 방문객이 몰렸던 전남 구례의 경우, 올해는 인접한 하동 지역의 대형 산불 여파로 방문객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산불이 직접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공포가 지역 관광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렇게 지역을 찾는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도 흥미롭다. 관광이나 휴양을 목적으로 짧게 머무는 '단기숙박형' 인구는 30세 미만 여성의 비중이 높았고, 출퇴근이나 통학을 위한 방문은 30~50대 남성이 주를 이뤘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은 약 12만 2천 원으로 집계되었는데, 방문객 400만 명이 사라졌다는 것은 지역 상권의 매출 역시 막대한 타격을 입었음을 의미한다.결국 이번 통계는 인구감소지역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외부 충격, 특히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지갑이 닫히면서, 소멸 위기 지역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