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봄철 건강 "숨쉬는 것만으로 위험해"

봄철이 다가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나쁨'을 기록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미세먼지는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침투해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미세먼지로 인해 다양한 질환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에는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알아보았다.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더 작은 입자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황사의 입자 크기는 10마이크로미터(㎛) 정도인 반면, 미세먼지의 입자 크기는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훨씬 작다. 이 작은 입자는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간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 면역 기능이 약해지고, 이는 호흡기 감염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미세먼지는 기침, 감기, 가래, 기관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여러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1년 이상 노출된 사람은 폐렴으로 입원할 위험이 두 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폐렴으로 입원한 65세 이상의 노인의 혈액에서 미세먼지가 검출되었으며, 이는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폐로 깊숙이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기 오염은 장기적으로 경동맥을 단단하게 하고 좁아지게 하며, 혈전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오염이 적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경동맥이 좁아질 확률이 24% 더 높았다. 뉴질랜드 오클랜드기술대의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188개국의 뇌졸중 발병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외 대기 오염이 뇌졸중 발병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오염 물질과 화학 물질이 결막이나 눈꺼풀에 닿으면 알레르기 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각막 궤양이나 각막 혼탁 등 중증 질환으로 발전해 시력을 잃을 위험도 있다. 미세먼지의 입자는 피부에 직접 닿아 아토피, 탈모 등 다양한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의 입자는 피부 모공의 약 20분의 1 크기여서 쉽게 피부에 흡수된다. 이때 흡수된 미세먼지 속 오염 물질이 피부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각질세포와 지질막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홍콩에 거주하는 6만6000여 명의 건강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제곱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씩 증가할 때마다 암 발생률이 22%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미세먼지에 노출된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80% 증가하고, 남성은 폐암 발생률이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세먼지가 암을 유발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몸속에서 염증과 면역 반응을 일으켜 일부 유전자의 결함을 초래하고, 이는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미세먼지는 신생 혈관 형성을 자극하여 암세포가 쉽게 퍼지게 만든다.

 

미세먼지의 영향은 단기적인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 착용 등을 통해 미세먼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체내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짜 휴일'의 민낯…내수 진작 효과는 '0', 정부의 민망한 성적표

 정부가 경기 부양과 국민 휴식권 보장을 명분으로 종종 지정했던 '임시공휴일'이 실제로는 내수 소비 증진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0월 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최종 무산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임시공휴일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긴 연휴는 소비의 총량을 늘리기보다는, 연휴 직전에 소비를 집중시키고 연휴 이후에는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기간 간 대체 효과'를 유발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임시공휴일이 있었던 과거 명절 기간의 카드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연휴 직전에는 소비가 평소보다 10% 이상 급증했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는 되레 5~8% 감소하는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국 연휴 전후 약 4주간의 전체 카드 사용액을 합산해보면 임시공휴일이 없던 명절과 비교해 총소비 규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하루의 영업일이 줄어드는 효과와 연휴 기간 대면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서로 상쇄된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임시공휴일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해외여행의 급증이 지목됐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국내에 머물며 소비하기보다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내수 진작 효과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비로 상쇄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임시공휴일이 포함됐던 2025년 설 연휴 기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출국자 수를 기록하며, 외식 등 국내 대면 서비스 소비는 오히려 평소 명절보다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분석 대상이 된 임시공휴일 사례가 많지 않고, 당시의 경제 여건이나 날씨 등 다른 변수들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조병수 차장 역시 "임시공휴일 지정의 효과에 대해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내수 활성화'라는 단순한 공식을 재고하고,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의미가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