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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입 보이' 대신 NJZ…뉴진스, 법원 결정에 활동 중단

 새 팀명 '엔제이지(NJZ)'로 재데뷔를 선언했던 그룹 뉴진스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독자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활동 잠정 중단을 발표했다.

 

24일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전날(23일)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에서 열린 '컴플렉스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이 소식을 직접 전했다. 멤버들은 "사실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습니다"라며 "법원의 결정을 준수해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지금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선택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 뉴진스는 기존 히트곡('어텐션', '하입 보이', '디토', 'OMG', '슈퍼샤이' 등) 대신 NJZ 데뷔곡으로 준비했던 '피트 스톱(Pit Stop)'을 최초 공개하고, 각자 준비한 커버곡 위주의 솔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민지는 업살의 '스마일 포 더 카메라', 하니는 고스트 타운 디제이의 '마이 부', 다니엘은 TLC의 '노 스크럽', 해린은 디 인터넷의 '돈차', 혜인은 SWV의 '유즈 유어 하트'를 불렀다. 공연장 LED에는 뉴진스가 아닌 NJZ가 표출됐고, 인근에서는 NJZ 공식 굿즈(티셔츠, 볼캡, 키링, 보조배터리, 파우치, 스티커 팩 등)도 판매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어도어가 전속 계약상의 핵심적인 의무를 위반하여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하였다거나, 양측 간의 신뢰 관계가 깨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뉴진스는 본안 소송의 첫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도어의 동의 없이는 독자적인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가처분 인용으로 기획사 지위를 보전받게 된 어도어는 홍콩 공연에 직원을 파견했으나, 멤버들과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 멤버들의 활동 잠정 중단 발표 역시 사전에 어도어와 공유되지 않았다.

 

뉴진스 맏언니 민지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시작했습니다"라며 "법원 결정과 과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막내 혜인도 "참고 남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일은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래야 단단해져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지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갖고 다시 힘내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며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고, 반드시 다시 돌아올 테니 밝게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도어는 24일 뉴진스의 활동 잠정 중단 선언에 대해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뉴진스 아닌 다른 이름으로 공연을 강행하고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효한 전속계약에 따라 뉴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아티스트와 만나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내 구명조끼 벗어주고' 갯벌에 수장된 해경…'살인적' 2인1조 원칙 무시가 부른 참사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던 중 실종됐던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장이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일 오전,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는 실종 수색 끝에 영흥면 꽃섬으로부터 1.4km 떨어진 해상에서 이 경장을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으며, 한 영웅의 비극적인 희생이 알려졌다.이 경장은 이날 오전 3시 30분경, 영흥도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던 중 밀물에 고립되고 발까지 다쳐 거동이 어려워진 중국 국적의 70대 A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해경은 이 경장이 A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부력조끼를 벗어 건네준 뒤 함께 헤엄쳐 나오려다 거친 물살에 휩쓸려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이 경장의 희생 덕분에 오전 4시 20분경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되었으며, 발 부상과 저체온증에도 불구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사고 직전 촬영된 현장 영상에는 이 경장이 손전등과 통신 단말기를 든 채 자신의 부력조끼를 A씨에게 건네는 모습이 담겨 충격을 더했다. 그는 거친 물살 속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무전을 시도하고, 상공의 드론을 향해 양손으로 원을 만들어 보이는 등 마지막까지 구조 활동에 매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이번 비극에 대해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해경의 초기 대응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고립자 구조 시 '2인 1조'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동료들도 한 명만 출동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의아해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당직자 두 명 중 이 경장 혼자 현장에 출동한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스템이나 매뉴얼상 절대 일어날 사고가 아니다. 제2의 이재석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유족들의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인천해경에 따르면, 대조기를 맞아 바다를 순찰하던 드론 업체가 갯벌에 고립된 사람을 확인한 후 영흥파출소로 연락했고, 이 경사가 현장 확인차 단독 출동했다. 이 경사가 요구조자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준 지 9분 뒤, 드론 업체는 물이 많이 차 있다며 지원 인력 투입을 요청했고, 1분 뒤 영흥파출소 직원들이 현장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처음에는 현장 확인차 1명만 나갔다"며 이 경사가 추가 지원을 요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故) 이재석 경장은 해병대 만기 전역 후 오랜 수험 끝에 2021년 해양경찰 순경 공채로 입직한 모범적인 해양경찰관이었다. 해양경찰교육원장 표창과 업무 유공으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인천해양경찰서장 표창을 받는 등 뛰어난 직무 역량을 보여왔다. 한 달 전 경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4일이 생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꾸미 철 안전 관리 수요 급증으로 연가도 쓰지 않고 근무에 임했던 것으로 파악돼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승진 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경장의 계급을 경사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그의 빈소는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