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유 안 마시는 시대… 서울우유, 매출 2조 돌파했지만...

 서울우유협동조합이 2년 연속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서울우유의 매출액은 2조1247억원으로, 2023년(2조1117억원)에 이어 2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3% 증가한 57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44.9%(2024년 기준)로 국내 유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서울우유의 성장 비결은 '본업 집중'이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A2+우유'가 대표적이다. A2+우유는 A2 단백질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만 분리·집유한 제품으로, 체세포수 1등급·세균수 1A등급의 고품질 원유를 사용한다. 생산 과정에서도 4단계의 A2검사와 세균·미생물을 추가 제거하는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을 적용해 품질을 높였다.

 

일반 우유보다 가격이 46% 비싼데도 A2+우유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1월 기준 3750만개를 돌파했다. 서울우유의 대표 흰우유 '나100%'가 2960원(1000mL)인 반면, A2+우유는 3880원(900mL)으로 100mL당 가격이 431원으로 '나100%'(296원)보다 훨씬 비싸다.

 

또한 2022년 설립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양주통합 공장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안정적인 제조 경쟁력과 물류 효율화가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은 "서울우유가 가장 잘하는 본업에 집중한 전략이 제대로 통해 2년 연속 연 매출 2조원 돌파라는 쾌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우유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우유 소비 감소'라는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의 '2024 우유·유제품 소비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3명(31.7%)은 최근 1년간 우유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서울우유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부터 2%대에 머물고 있어, 경쟁사 매일유업의 최근 5개년 영업이익률 평균치 5%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외적 위협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5'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은 4만9000톤으로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2017년 3440톤과 비교하면 1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더욱이 2026년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입 유제품에 무관세(관세율 0%)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국내 유업체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수입산 멸균 우유는 국산우유보다 저렴하고 소비기한이 길다는 장점이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서울우유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A2원유 등 고급 우유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2030년까지 서울우유 모든 유제품의 원유를 A2로 대체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이미 서울우유 조합원 중 3%가량이 자신들의 목장을 A2 전용목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가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국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수입 유제품의 공세와 소비 감소라는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업 강화와 고급화 전략이 서울우유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류현진 10승보다 허무했던 '1이닝 2피홈런'…한화, LG에 우승컵 떠먹여 주다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향해 달려가던 한화 이글스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까지 리드를 잡고도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스스로 순위 경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만약 이날 승리하고 남은 최종전까지 잡았다면 LG 트윈스와 1위 자리를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일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7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5-2로 경기를 뒤집었을 때만 해도 한화의 시나리오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이 2아웃을 잘 잡아놓고 거짓말처럼 투런 홈런 두 방을 연달아 허용하며 5-6으로 무너졌다. 인천 하늘에 울려 퍼진 SSG 팬들의 함성은 한화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이 패배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한화의 추격이 멈추자마자 LG 트윈스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일찌감치 2위 자리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던 한화에게 이제 3일 남은 KT와의 최종전은 순위와 무관한, 그야말로 '소화 시합'이 되어버렸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던 1위 싸움의 팽팽한 긴장감은 허무하게 사라졌고, 이제 한화는 2주 뒤에 시작될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며 전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만을 남겨두게 됐다. 허탈한 패배의 상처를 씻고 포스트시즌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팀의 운명이 결정되면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 여부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만약 1위 경쟁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팀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 유력했다. 그에게는 개인 통산 10승과 규정이닝 달성이라는 기록이 걸려 있었고, 팀으로서도 폰세, 와이스, 문동주에 이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를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순위가 확정된 지금, 굳이 2주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킬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다.결국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자신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개인 기록보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에이스의 말처럼, 이제 한화에게 정규시즌의 작은 기록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더 큰 목표를 위해 잠시 숨을 고를 때다. 류현진이 빠진 최종전 마운드는 이제껏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의 아쉬운 정규시즌 마지막 페이지는 그렇게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며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