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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항공과만, 남자는 키 175cm 이상만"... KIA 타이거즈 홈구장의 '차별 채용' 뭇매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성차별 및 채용 차별 논란이 일었다. 특정 직군에 성별과 신체 조건, 학과 전공을 제한하는 자격 요건을 명시해 법적 문제까지 제기됐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2025 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고정 근무자 구인'이라는 제목의 채용 공고가 게시됐다. 이 공고는 KIA 타이거즈의 홈 경기 71경기에서 근무할 안전요원과 안내소 직원 등을 모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특정 직군에 대해 성별과 신체 조건을 명확히 규정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됐다.

 

문제가 된 공고 내용을 살펴보면, 안전요원의 경우 남성은 키 175cm 이상에 건장한 체격을 갖춰야 하며, 여성은 168cm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안내소(인포메이션) 직원은 여성만 지원할 수 있으며 항공과 재학생 또는 졸업생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유아 놀이방 담당자 역시 여성으로 제한했고, 유아교육과 전공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공고가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누리꾼들은 "안내소 직원이 왜 여성만 가능하며 항공과 출신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키 제한을 두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법은 채용 과정에서 성별,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명확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 지원자들에게 헛된 기대를 주지 않는 측면에서 낫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현행법에 맞지 않는 차별적 요소가 포함된 공고"라며 부정적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KIA 타이거즈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채용 공고는 구단이 직접 진행한 것이 아니라 외주업체가 맡아서 진행한 것"이라며 "구단은 채용 인원이나 자격 요건 설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책임을 외주업체에 돌리는 모양새였다.

 

이후 외주업체 측은 문제를 인정하고 공고를 수정했다. 해당 업체의 채용 담당자는 "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공자 제한을 뒀다"면서도 "성별 제한을 둔 것은 해당 직군에서 남성이 근무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남녀 요건은 즉시 수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여전히 많은 기업과 기관에서 채용 과정에서 성별, 신체 조건 등에 따른 차별이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채용 과정에서 성별,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채용 공고에서 성별, 신체 조건 등을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업무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자격 요건이 아니라면 이러한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외주업체가 진행했다고 해도 최종적인 책임은 원청인 구단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업과 기관들은 채용 공고 작성 시 차별적 요소를 배제하고 법적 기준에 맞는 공정한 채용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임을 인식하고,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국가 전산망 '대혼란' 5일째…대전센터 화재, 복구율 고작 '이것'?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화재 발생 닷새째인 30일, 전체 647개 전산시스템 가운데 1등급 업무 21개, 즉 58.3%만이 정상화되는 등 총 87개 시스템이 복구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밤낮없이 복구에 매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국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5층 전산실의 96개 핵심 시스템은 대구 민관협력 클라우드센터로 이전될 예정이며, 이는 정부의 주요 전산망 운영에 있어 전례 없는 조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화재는 정부의 디지털 서비스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입혔으며, 복구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오늘(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30일 오전 10시 기준 장애가 발생한 647개 시스템 중 1등급 업무는 21개, 58.3%가 정상화돼 총 87개 시스템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26일 화재 이후 정부와 관계기관은 밤낮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복구를 진행 중이지만, 불편을 겪고 계신 국민들을 생각하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했다. 대전센터는 2층부터 5층까지 총 9개의 전산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화재가 발생한 5층에는 7, 7-1, 8전산실이 위치해 전체 시스템의 절반이 넘는 330개 시스템이 집중되어 있었다. 특히 7-1전산실의 96개 시스템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대구센터로의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현재 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민등록, 인감, 여권 등 각종 민원 처리는 정부24와 무인민원발급기가 정상화되면서 다소 불편하지만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시스템이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일부 기능 장애로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국민들은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수기로 업무를 처리하는 등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 전담지원반을 구성하고 소통 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시스템 복구와 대체 수단 안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관리를 위한 통합운영관리시스템마저 화재로 인해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복구 작업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향후 복구 계획에 따르면, 화재 영향이 비교적 적었던 2~4층에 위치한 시스템들은 재가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7-1전산실을 제외한 5층의 다른 시스템들은 분진 제거 작업을 거친 후 재가동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7-1전산실의 96개 시스템에 대해서는 대구센터 이전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와 민간기업 협력을 통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일부 시스템의 경우 다수 기관과의 정보 연계 문제로 예상보다 복구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화재는 정부의 디지털 인프라 관리와 재난 대응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