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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통령 탄핵 시위 당원 사망' 추모..이재명은 광주행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와 함께, 생전 37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봉사활동을 이어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7일 광주 북부경찰서와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3분경 광주 북구 운암동 운암사거리에서 보듬이나눔이 봉사회장 신상길(65) 씨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심정지 상태의 신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신 씨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북구의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출근길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이었다.

 

신 씨는 1988년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왔으며,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시민들과 아픔을 함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자발적으로 매일 방역 및 소독 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사회에 헌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살아오며 죄를 많이 지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속죄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씨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에서 후원회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며 20년 넘게 지역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기부 캠페인을 기획했다. 특히 ‘1m, 1원 마라톤’ 챌린지를 통해 지역민들의 기부 참여를 독려하며 적극적인 후원 활동을 이어왔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한 지인은 “신 회장은 양육시설 아이들과 놀이공원을 방문할 때마다 직접 새벽에 김밥 100줄을 싸 오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그의 따뜻한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에서 활동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급식 봉사 등을 진행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의 빈소는 광주 국빈장례문화원 20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8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신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추모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헌신하던 동지를 잃었다는 소식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당신의 뜻을 고스란히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가 해야 할 일을 국민이 직접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며 “국민의 대리인들이 제 역할을 다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 대표는 “남은 과제는 우리 당이 맡아 해결할 테니 편히 쉬시라”며 유가족과 동지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故 신상길 동지의 뜻을 이어가겠다”며 “그가 보여준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을 저지른 자들은 활개치고 다니는데 왜 이런 비극이 발생해야 하는지 통탄스럽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피켓을 들었을 고인의 심정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비통하다”며 “더 이상 국민이 거리로 나서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당 차원의 성명을 내고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깊이 기린다”며 “민주당은 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내란 세력의 단죄를 위해 국민과 함께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광주 지역 8개 지역위원회와 5개 자치구에 1인 시위를 당분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정치권 역시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일정 기간 탄핵 촉구 1인 시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불문율보다 무서운 순위 경쟁..하나은행, KB와 정면 충돌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인 불문율이 농구 코트 위에 또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이 불문율이 예의와 무례 사이를 지속해서 재단하게 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갈등을 키우는 도구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프로 세계의 본질은 결국 승부이며 그 승부 안에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선 치열한 전략적 계산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1위 하나은행과 2위 KB국민은행의 맞대결은 바로 이 불문율과 프로의 생존 본능이 정면으로 충돌한 현장이었다.사건의 발단은 경기가 거의 마무리되던 시점인 종료 14초 전에 발생했다. 당시 KB는 하나은행을 상대로 87-75라는 12점 차의 넉넉한 점수로 앞서가고 있었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리바운드 경합 도중 공이 베이스 라인을 넘었고 심판은 하나은행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이때 KB 벤치에서 갑작스럽게 감독 챌린지를 요청하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결과적으로 판정이 뒤집혀 공격권은 KB로 넘어왔고 KB는 남은 시간 동안 공격을 시도했다. 비록 하나은행의 수비에 막혀 슛을 던지지 못한 채 경기가 종료되었지만 이 과정 자체가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경기가 끝난 뒤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은 이례적으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상대 팀에 대해 예의가 없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미 승패가 결정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판정을 확인하며 챌린지를 사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상대가 챌린지로 가져온 공격권을 통해 득점을 올려 골 득실을 챙기려 한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넣지도 못할 공격을 시도한 점을 꼬집었다. 현장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었고 농구계에서는 승자의 예우와 불문율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뜨거워졌다. 하지만 KB국민은행 김완수 감독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이는 상대에 대한 무례가 아니라 철저하게 팀의 이익을 위한 전술적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하나은행과 KB는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불과 2경기 차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WKBL 규정상 최종 성적이 동률일 경우 상대 전적을 따지고 그마저도 같으면 득실률 순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4위 경쟁 당시 단 1점 차의 골 득실로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갈렸던 경험을 언급하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주어 실점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당연한 책무였다는 논리다.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범 감독 역시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입장에 선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남자프로농구(KBL) DB를 이끌던 2020년 1월 선두 경쟁팀인 SK와의 경기에서였다. 당시 DB는 9점 차로 앞선 종료 직전 두경민의 버저비터 3점슛으로 경기를 마쳤다.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의 슛은 불문율 위반이라며 SK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그때 이 감독은 이전 대결에서 크게 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잔여 경기 일정상 골 득실을 생각해야 했기에 마지막까지 공격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과거에는 전략적 선택을 강조했던 이 감독이 이번에는 예의를 먼저 언급하며 화를 낸 상황은 불문율의 잣대가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보여준다.결국 불문율이라는 모호한 개념은 적용하는 사람의 입장과 처한 상황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 승리를 확신한 팀이 마지막까지 점수를 짜내는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비매너로 비치겠지만 순위 경쟁이 절박한 팀에게는 생존을 위한 필수 전술이 된다. 특히 이번 시즌처럼 선두권 다툼이 치열한 경우 1점의 득실 차가 시즌 전체의 농사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완수 감독의 선택을 마냥 비난하기는 어렵다. 득실률이라는 명확한 수치가 순위 산정의 기준이 되는 프로 무대에서 감정적인 불문율을 강요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논란이 반복될수록 농구 팬들과 구성원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경기 막판 10여 초를 남기고 공격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혹은 챌린지를 써도 되는지를 두고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프로답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문율이 스포츠의 낭만을 유지하는 순기능도 있겠지만 순간의 감정을 정당화하거나 상대를 압박하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명문화된 규정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프로 정신이며 팬들이 원하는 정정당당한 승부의 본질이기 때문이다.과거의 사례와 현재의 논란을 종합해볼 때 결국 정답은 없다. 다만 프로 스포츠의 생태계가 갈수록 데이터와 수치 중심으로 정교해지면서 감정적인 불문율의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하나은행과 KB의 충돌은 여자농구의 뜨거운 순위 경쟁을 상징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우승을 향한 양 팀의 집념이 코트 위에서 예의라는 가면을 벗고 거칠게 부딪힌 셈이다. 서로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지만 룰 안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는 치열함이야말로 유료 관중을 불러 모으는 프로 스포츠의 최대 매력이다.향후 두 팀의 재대결에서는 더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다음 맞대결은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코트 위의 불문율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재해석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란 또한 농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불문율이 승부의 열정을 꺾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프로 선수와 감독은 코트 위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 매너와 배려라는 이름으로 팀의 이득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팬들에 대한 기만일 수도 있다. 이번 논란을 통해 농구계가 불문율에 대한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고 더욱 수준 높은 경기 운영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14초를 남기고 던진 챌린지가 결국 리그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자극제가 될지 혹은 단순한 감정싸움의 잔재로 남을지는 앞으로 남은 시즌의 전개 과정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