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전선 한복판 전격 방문..숨은 전략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현지시각) 휴전 합의에 도달한 가운데, 러시아의 대응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장악했던 격전지 쿠르스크를 12일 처음으로 방문하며 강경한 행보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군 전투사령부를 격려하고, 향후 작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영매체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가까운 장래에 가능한 한 빨리 쿠르스크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적을 물리치고 (이곳) 영토를 완전히 해방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경 지대에 완충지대를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지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공격해 일부 점령한 이후 처음이다. 현재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지역을 사실상 완전 탈환할 것으로 보이며,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군이 이곳의 핵심 요충지인 수자 중심부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러시아가 수자를 탈환하면,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주요 영토를 완전히 되찾게 된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날 보고에서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영토의 86%를 탈환하고, 430명의 우크라이나군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점령을 통해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한 전략이 되고 말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생포된 병사들은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테러리스트로 취급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자 마을 외곽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군은 필요할 경우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어, 러시아가 휴전에 쉽게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연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휴전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러시아 연방과 그 국민을 위해 보장된 평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휴전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현 상황에서 휴전에 동의하기는 어렵다”며 “러시아가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를 방문한 것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에 대한 압박보다는 러시아가 유리한 협상 조건을 내걸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크렘린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연방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는 계속 전진하고 있으며, 실제 합의는 최전선에서 결정된다. 미국도 이를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러시아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를 방문한 같은 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성명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협상의 세부 사항과 합의 내용을 전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러시아와의 대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번 주 모스크바로 향할 예정”이라며 “러시아가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할 것이며,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왈츠 또한 러시아 측과의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러시아가 휴전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전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더 나은 조건을 끌어내려 할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이 러시아의 강경한 입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AI 도입률 5%→40%…정부가 내놓은 'AI 팩토리 500개' 계획의 충격적 내용

 정부가 대한민국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뿌리부터 바꾸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시동을 걸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AI 대전환 릴레이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제조 공정의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단언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국내 제조업의 역량에 AI 기술을 결합시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5% 미만에 불과한 제조기업의 AI 도입률을 203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함께 공개됐다.이날 간담회는 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의 핵심 과제인 AI 대전환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포스코, LG전자 등 이미 현장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포스코는 AI 스마트 고로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사례를 공유했으며, 기업들은 연구개발(R&D)과 실증 사업에 대한 정부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지원 확대를 한목소리로 건의했다. 이는 산업 현장에서 AI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에 화답하듯 정부는 그야말로 '역대급' 지원책을 약속했다. '주력산업 AI 자율제조 전환 전략'이라는 기치 아래, 예산, 금융, 세제 지원과 기술 개발, 규제 완화 등을 총망라한 패키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AI 팩토리 선도 공장을 2030년까지 500개로 대폭 확대하고, 이들 참여 기업을 위해 최대 10조 원 규모의 전용 보험 상품과 2000억 원 규모의 정책 대출을 지원한다. 당장 내년 스마트공장 구축 및 확산 지원 예산부터 올해 2361억 원에서 84.9%나 증액된 4366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관련 사업용 자산에 대해 감가상각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가속상각 50%' 제도를 신설하는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카이스트의 청년 연구자들은 혁신의 물결은 결국 연구 현장에서 시작된다며, 연구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AI 기술을 자유롭게 연구에 접목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정부는 AI 및 AI 융합(AX) 대학원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총 1만 1000명에 달하는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마음껏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하며 미래를 위한 인재 투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앞으로 AI 인재, 선박, 드론 등 분야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나가며 AI 강국으로의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