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라면부터 커피까지... 정치 혼란기에 살금살금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다음 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업계는 정치적 혼란기가 가격 조정의 '적기'라는 판단 아래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한국맥도날드는 오는 20일부터 20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3%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약 10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경쟁사인 버거킹도 올해 1월 대표 메뉴인 와퍼 가격을 7100원에서 7200원으로 100원 올린 바 있다.

 

국민 식품으로 불리는 라면 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농심은 17일부터 라면과 스낵 17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7월 정부 요청으로 인하했던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원상복구하는 수준이다.

 

과자와 빙과류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등 26종 제품의 평균 가격을 9.5% 인상했으며, 빙그레도 3월부터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등의 가격을 조정했다.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 역시 부라보콘 등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커피 업계에서는 국내 1위 스타벅스가 지난 1월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지난해 8월에도 가격을 올렸던 스타벅스는 이번에는 아메리카노까지 인상 대상에 포함시켰다. 할리스, 폴바셋 등 다른 커피 브랜드들도 가격을 올렸으며, 저가 커피 브랜드인 컴포즈마저 아이스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주류와 제빵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맥주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고, SPC파리바게뜨는 지난달 빵과 케이크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SPC던킨도 도넛과 커피 가격을 평균 6% 상향 조정했다.

 

업계는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고환율과 원재료가 상승 등 대외환경 악화를 꼽았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00원선을 넘어섰고,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또한 이상 고온 현상으로 코코아와 커피 원두 등의 작황이 악화되면서 관련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가 가격 인상의 '적기'라고 평가한다.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데, 선거가 끝나면 새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해 가격 조정에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심의 경우, 가격 인상을 발표한 후 이틀간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업계 1위 기업의 수익성 개선 움직임에 오뚜기, 삼양식품 등 경쟁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기후플레이션 등 실제로 대외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오히려 현재의 정치적 혼란기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소비자 비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미애의 ‘질서유지권’ 발동, 나경원·송석준·조배숙 강제 퇴장… 법사위 아수라장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는 시작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회의 시작 전부터 조희대 대법원장의 '한덕수 국무총리 회동설'을 두고 여야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을 "수사로 밝혀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만들어낸 가짜 녹취 의혹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라며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이러한 팽팽한 긴장감은 회의장 안으로 그대로 이어졌고,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각자의 노트북 앞에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한 것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해당 피켓에는 과거 국회 대치 상황에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경호원들을 지휘하는 듯한 모습과, 서영교 의원이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발견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추 위원장은 노트북을 포함한 국회 비품을 '공공기물'로 규정하며, "노트북에 붙여 놓은 정치 구호는 명백한 회의 진행 방해 행위"라고 선언했다. 이어 국회 행정직원들에게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 놓인 '불법 유인물'을 즉시 철거하고, 사진 촬영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라고 지시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함부로 손대지 말라. 이것은 우리 당의 정당한 정치 행위"라고 맞서며 피켓 철거를 단호히 거부했다. 양측의 입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자, 추 위원장은 "정치 행위는 회의장 밖에서 하라"고 일축하며 회의 개의를 미뤘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된 회의에서 추 위원장은 국회법을 근거로 유인물 철거를 재차 요구하며 두 차례 경고했다. 그럼에도 피켓이 철거되지 않자, 추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여 송석준, 조배숙, 나경원 의원을 차례로 호명하며 퇴장을 명령했다. 나 의원은 "피켓을 정리하려던 참인데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고 퇴장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추 위원장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조롱 섞인 발언으로 응수했다. 이 발언은 험악했던 회의장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고, 결국 여야의 격렬한 충돌 속에서 회의는 시작 20분 만에 정회됐다. 이후 국회 직원들이 강제로 피켓을 철거하고 오전 11시 20분경 회의가 속개됐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추 위원장은 퇴장 명령에 불응한 나 의원을 향해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재차 퇴장을 명령했고, 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5명 중 3명을 퇴장시켜 발언권을 원천 봉쇄했다"고 반발했다. 결국 여야의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 속에서 회의는 재개된 지 약 15분 만인 11시 36분에 다시 중단되며 사실상 파행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