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탄핵 올인한 민주당, 헌재 앞에서 또 무릎 꿇어

여야는 13일 감사원장과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결정을 두고 "법과 원칙에 따른 판단"이라며 환영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 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을 진행한 결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이는 헌재가 해당 공직자들의 법 위반 사실이 탄핵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이 살아있음을 보여준 중대한 판결이며, 민주당이 추진한 정치적 탄핵 남발에 대한 법의 철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탄핵은 헌법과 법률이 아닌 국회 다수당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무리하게 추진된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불합리한 시도를 바로잡는 역사적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권 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서도 "감사원장과 검사 3인에 대한 기각 결정에서 보듯이 법과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헌재는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탄핵 시도는 이미 여덟 번이나 기각되었으며,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원과 검찰의 업무를 98일 동안 마비시킨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국민 앞에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추가적인 탄핵 시도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즉각적인 비판을 삼가면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신속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헌재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윤석열 탄핵 심판의 선고 기일을 조속히 확정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과 국론 분열이 심각해지고 있다. 헌재는 조속히 심리를 마무리하고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대변인은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의 불법적 행위를 확인했지만, 파면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러나 탄핵이 기각되었다고 해서 형사적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 3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헌재는 탄핵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았지만, 이정섭 검사의 경우 결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며 "이는 국회의 탄핵이 결코 남발된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 역시 성명을 통해 "탄핵이 기각됐다고 해서 모든 혐의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최재해 감사원장은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정치적 표적 감사를 자행하며 사퇴를 강요한 의혹이 있으며, 앞으로 사법 절차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사 3인에 대해서도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 있는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준 인물들"이라며 "특검을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사검독위) 역시 "국회의 탄핵은 국민이 내린 징계였다"며 "검찰과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회복하고,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감사원과 검찰의 업무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따라 향후 정치 지형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정원도 속았나…北 '장남설' 뒤집는 결정적 단서, 김주애가 첫째였다?

 북한의 4대 세습 구도를 둘러싼 오랜 관측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째 자녀가 아들이라는 추정을 뒤집고, 딸 김주애가 사실상 장녀일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후계 구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억측이 아닌, 김 위원장 가족과 직접 접촉했던 외부 인사들의 증언에 기반한 것이어서 그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미국의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최근 발표한 ‘마지막 후계자? 김주애와 북한의 권력승계’ 보고서는 이러한 관측에 불을 지폈다. 보고서의 핵심 근거는 김주애의 존재를 외부에 처음으로 알린 전미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증언이다. 로드먼은 2013년 북한을 다녀온 직후 언론을 통해 “김정은의 아기 ‘주애(Ju Ae)’를 안아봤다”고 밝혔는데, 이는 김주애의 이름과 존재가 확인된 최초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그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방북 당시 남자아이는 보지 못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친구로 알려진 조앙 마카엘로 역시 2013년 평양 방문 당시 “딸을 낳았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증언하며 로드먼의 발언에 신빙성을 더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김 위원장 가족을 직접 만난 외국인들의 증언이 일관되게 ‘딸’의 존재만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것이 사실일 경우 김주애가 장녀이자 유력한 후계자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분석했다.이러한 분석은 우리 정부 당국의 기존 판단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 국가정보원은 2017년 국회 보고를 통해 김 위원장이 2010년생 아들과 2013년생 딸(김주애), 그리고 2017년생 셋째를 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첫째 아들설’의 주요 근거는 북한의 남아용 장난감 수입 증가와 같은 간접적인 정보였다. 하지만 통일부와 통일연구원 등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김주애가 실제 장녀일 수 있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으며, 국정원 역시 기존 분석을 재검토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부인 이설주의 공개 활동 시점과 북한의 출산·휴가 제도를 고려할 때 2010년에 첫째를 출산했다는 설에는 시간상 무리가 있다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김주애가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만 해도, 대다수 전문가는 그를 ‘미래 세대의 안전을 상징하는 존재’ 정도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후 군 관련 행사에 아버지 김 위원장과 나란히 참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최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주석단에 오르는 등 정치적 위상이 급격히 격상되면서 후계자설은 점차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그가 장남이 아닌 ‘장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더해지면서, 북한의 4대 세습을 향한 권력 승계 시나리오는 이제 김주애를 중심으로 더욱 선명하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