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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반등에도 여전히 20대 결혼 '혐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2040세대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이 압도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영리 민간 인구정책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은 11일, 국내 대표 직장인 어플 ‘블라인드’에 게시된 결혼·출산·육아 관련 약 5만 건의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미연은 2023년 11월부터 결혼, 출산, 육아, 육아휴직, 수도권 인구, 지방 인구 등 주요 인구 관련 키워드를 포함한 게시글을 수집하고, 이를 빈도, 토픽 분석(LDA), 네트워크 및 감정 분석을 통해 청년들의 인식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결혼과 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감정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결혼 관련 게시글의 32.3%는 ‘슬픔’, 24.6%는 ‘공포’의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고,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혐오’가 23.8%, ‘공포’가 21.3%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행복한 감정으로 분류된 게시글은 결혼 9.3%, 출산 7.4%, 육아 13.1%에 불과해 청년들이 느끼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은 전체의 10% 미만에 그쳤다. 이는 출산율의 반등과는 별개로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경제적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경제적 요인이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돈’이라는 키워드는 결혼 관련 게시글에서 28.9%로 가장 많이 등장했으며,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5위(13.2%)를 차지했다. ‘집’도 육아(18.7%)와 육아휴직(29%) 관련 게시글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했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기 어려운 주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과 주택 문제로 분석된다.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주요 이슈는 경제적 조건이었다. 결혼 관련 게시글의 57.9%는 결혼 준비와 조건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는 출산율 감소와 사회경제적 변화(36.8%)와 출산과 경제적 지원(19.9%)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청년들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돈’과 ‘집’ 문제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출산을 결정하기에도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육아와 육아휴직 관련 게시글에서는 가정 내 역할 분담과 직장 내 제도 활용에 관한 갈등이 주요 이슈로 나타났다. 육아 관련 게시글의 69.6%는 가정 내 육아와 부모의 역할에 관한 내용이었고, 30.4%는 직장 내 육아 지원 제도와 커리어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육아휴직과 관련한 게시글에서는 육아와 가정 내 역할 분담(37.8%), 직장과 육아의 병행(24.4%), 육아휴직의 현실적·사회적 문제(19.6%)에 대해 논의가 집중됐다. 이러한 문제들은 직장 내 정책이 실질적으로 잘 적용되지 않거나,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 인구 관련 게시글에서도 경제적 문제가 중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수도권 인구 관련 게시글에서는 ‘수도권 주택 시장과 인구 집중’(68.7%)이, 지방 인구 관련 게시글에서는 ‘지방 인구 감소와 주택 문제’(44.7%)가 주요 토픽으로 분석됐다. 이들 문제는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과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을 반영하는 것으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미연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청년 세대가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이들이 직면한 경제적 부담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으면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혜정 한미연 인구연구센터장은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부담과 가정과 직장의 양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며 “기업은 가족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마련하고, 정부는 주거 안정과 실질적인 양육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출산율 반등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강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우상혁, ‘끝났다’ 비난에도 '금메달 꿈' 꺽이지 않아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이 모델이라는 버킷리스트를 성취한 후 다시 본업인 선수로 돌아와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2025 여름 컬렉션에 모델로 깜짝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그는, 일시적인 화려함을 뒤로하고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매진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지난 3일, 서울 잠실 한강공원에서 열린 에르메스 패션쇼는 전문 모델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셀럽들이 런웨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가수 박효신, 배우 위하준,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등과 함께 당당히 런웨이를 걸은 우상혁은, 188cm의 큰 키와 60kg대의 균형 잡힌 몸으로 무대를 소화했다. 모델 데뷔 후 일주일 뒤인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다시 운동복 차림으로 만난 우상혁은 여전히 밝은 미소를 간직한 채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그는 “모델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며 “오랜만에 가슴이 요동치는 긴장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모델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얻은 긴장이 오히려 훈련에 좋은 에너지가 되었고, 자신을 다시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상혁은 “재밌는 경험이었고 나중에 또 해보고 싶다”며 “하지만 본업은 높이뛰기 선수이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우상혁은 이미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사상 최고 순위인 4위를 기록한 그는 이후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우승과 실외선수권 준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실망을 뒤로한 그는 올 초 출전한 실내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2월에 열린 후스토페체 대회와 반스카비스트리차 대회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3월 중국 난징에서 개최된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2m31을 넘으며 우승했다. 이는 3년 만의 대회 정상 탈환이자, 실내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성과다.난징 대회에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와의 따뜻한 우정도 화제가 됐다. 경기 직후 커가 우상혁에게 축하의 의미로 목마를 태우며 환호한 장면은 스포츠맨십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두 선수는 1996년생 동갑내기로,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나며 단순한 경쟁자 이상의 동반자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우상혁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 탄 목마였다”며 “커의 키가 워낙 커서 무서웠지만 정말 기뻤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우상혁은 다시 바쁜 일정에 들어선다. 4월 21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시작으로, 5월 경북 구미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차례로 예정돼 있다. 도쿄는 그가 올림픽에서 인생 최고 성적을 거뒀던 곳이기에, 그 무대에서 다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이번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도쿄 때처럼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우상혁은 자신을 "항상 동기부여가 필요한 선수"라며, 주변의 시선이 오히려 자신에게 자극이 되었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나고 ‘우상혁도 이제 끝났다’는 얘기가 들렸다”며 “그런 소문이 오히려 더 열심히 뛰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경기력으로 이를 반박하고자 했고, 결국 실내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결과로 응답했다.스스로를 ‘파도’에 비유한 우상혁은 “어떤 파도는 높아 보여도 넘지 못하고, 어떤 파도는 낮아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올라가는 파도가 올 것이라 믿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에서는 파도가 내려왔지만, 도쿄에서는 다시 위로 솟구칠 것”이라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청춘을 높이뛰기에 바쳤다는 우상혁은 철저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 술과 담배를 멀리했고, 체중 관리에도 철저했다. 그는 “지금처럼만 관리하면 기록도 유지하고 부상도 늦게 올 것”이라며 “부상이 오지 않는 한 즐겁고 행복하게 점프를 계속하겠다. 실패가 찾아오기 전까지, 끝을 볼 것”이라고 다짐했다.모델과 선수, 두 얼굴을 넘나들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고 있는 우상혁. 화려한 무대 위와 훈련장 트랙 위를 넘나드는 그의 점프는, 단순한 경기 이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동기와 영감을 주고 있다. 이제 그가 다시 오를 시상대는, 단지 목표의 도달점이 아닌 또 다른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