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Z세대가 대한민국 바꾼다! 다꾸, 캐릭터, 신조어... 문화 지형도 재편!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가 대한민국 문화 지형도를 완전히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이들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 코드를 만들어내며 사회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트렌드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시각과 감성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Z세대에게 다이어리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면서, 다이어리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중요한 자기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다이어리 내부를 꾸미는 것을 넘어, 다이어리 커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다이어리 커버는 단순히 보호 기능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디자인과 캐릭터가 적용된 커버는 기분과 상황에 따라 교체할 수 있어 하나의 다이어리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명함이나 스티커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어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다이어리 커버는 Z세대의 현명한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매년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매해야 하지만, 커버는 한 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이러한 실용성과 개성 표현의 욕구가 맞물려 다이어리 커버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서울일러스트페어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독립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다이어리 커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포근하고 귀여운 느낌의 캐릭터가 적용된 커버가 Z세대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으며, 이는 불안정한 사회 환경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그우먼 이수지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재창조하며 'Z세대의 인류학자'로 불리고 있다. 과거 50대 어머니나 조선족 캐릭터 '린자오밍'으로 인기를 얻었던 그녀는 이제 SNS 인플루언서부터 무당, 대치동 학부모까지 디지털 시대의 특징적인 인물상을 완벽하게 재현하며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인플루언서를 패러디한 '슈블리맘' 캐릭터는 큰 화제를 모았다. 다이어트 음료 '빼빼수'와 클로렐라 찰떡을 판매하는 이 캐릭터는 실제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언어 패턴과 행동 양식을 완벽하게 포착했다. "제품 품질을 위해 공장 사장님과 싸우고 왔다"는 과장된 멘트나 소비자를 향한 생색내기식 표정 연기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예술의 경지"라는 극찬을 받았다.

 

무당 캐릭터 역시 현대 사회의 불안과 미신이 결합된 독특한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18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땅 기운을 받으라며 계단을 이용하라고 조언하거나, '지옥철'(출퇴근 시간 혼잡한 지하철)을 타는 모습 등은 현대인의 불안과 이를 이용하는 무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제이미 맘'이라는 대치동 학부모 캐릭터는 한국 교육열의 극단적 단면을 보여준다. 휴먼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해 고급 브랜드 몽클레르 패딩을 입고 포르쉐 카이엔을 운전하면서도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은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국 부모의 모순적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이수지의 콘텐츠가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한 웃음 유발을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이를 통해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특별한 공감대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또한 그녀의 콘텐츠가 가진 강점이다.

 


Z세대는 기존 언어 체계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들만의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며 소통 방식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의 개그맨 문상훈이 연기하는 '일타강사' 캐릭터는 미래에 유행할 신조어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문상훈이 제시한 신조어들은 현대 사회의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하면서도 언어적 감각이 뛰어나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지컬'은 피지컬(신체 능력)도, 뇌지컬(지적 능력)도 없는 사람을 의미하며, '밥플릭스'는 식사하면서 보는 영상 콘텐츠를 지칭한다. 이는 '밥친구'라는 기존 개념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테무인간'은 열심히 일하지만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현대 사회의 노력과 성과 사이의 괴리를 잘 포착한 표현이다. '랜선생님'은 비대면 만남을 통해 큰 가르침을 주는 사람을 의미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멘토-멘티 관계를 반영한다.

 

이외에도 한숨을 쉬어 주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한플루언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매운 음식을 의미하는 '위쑤시개' 등 창의적인 신조어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은 단순한 언어 유희를 넘어 Z세대가 경험하는 현실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문상훈의 신조어 창작에 대한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언어적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며 '천재'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은 SNS와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실제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Z세대가 주도하는 이러한 문화적 혁신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현상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첫 세대로서, 기존의 문화 코드를 수용하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코드를 창조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다꾸' 문화에서 볼 수 있듯이, Z세대는 일상적인 물건에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대량 생산된 획일적인 제품보다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이 반영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패턴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수지의 캐릭터 연기가 보여주듯, Z세대는 사회 현상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이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신조어 창작은 Z세대의 언어적 창의성과 자기표현 욕구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기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혁신은 세대 간 소통의 장벽을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Z세대가 주도하는 문화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 코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아수라장이 된 부울경 연설회..‘배신자’ 고함 난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전한길 씨 논란 이후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며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권 합동연설회는 시작부터 극도의 긴장과 대립 속에서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탄핵 반대파(반탄)’ 지지자들과 ‘탄핵 찬성파(찬탄)’ 후보들이 한 공간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화합적이지 않았다. 사회자는 이례적으로 개회 전 “행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사람은 퇴장 조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렸다. 이는 이전 지역 연설회에서 발생한 소란 사태를 의식한 조치였다. 모든 후보들은 ‘경쟁 후보 비방과 모함을 하지 않겠다’는 공정경쟁 준수 서약에 서명하며 단상에 올랐지만, 장내 공기는 차갑고 불안정했다.전날까지도 논란의 중심이었던 전한길 씨는 지난 8일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에서의 소란 이후 당 지도부의 결정으로 행사장 출입이 금지됐다. 그러나 전 씨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강성 당원들은 그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거친 구호와 야유를 쏟아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연단에 오르는 순간, 여기저기서 항의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잠시 멈칫한 송 위원장은 “부울경 당원들이 활기와 열정이 넘친다”고 웃어 넘기려 했지만, 계속되는 항의에 “여러분이 분노를 터뜨려야 할 대상은 이재명 정권”이라고 맞받았다.이날 연설회에서 반탄파 후보들은 장내 격앙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조경태 당 대표 후보는 전날 내란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한 뒤, 찬탄파로 분류돼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문수 후보는 “내란특검에 동조해 당을 내란동조세력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이재명 독재를 끝장내기 위해 미국 등 우방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소리 없는 계엄의 주체”라고 규정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후보 역시 조 후보를 겨냥해 “대선이 끝나고도 내부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내란동조세력 운운하는 발언은 내부 총질”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신동욱 후보는 “특검 앞에 나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자들이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불순 세력을 척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범규·최수진 후보도 “내부 총질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반탄파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박홍준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탄핵의 문으로 밀어넣은 세력이 당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반면 찬탄파와 쇄신파 후보들은 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조경태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장내 곳곳에서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조 후보는 손짓으로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보냈으나 소동은 계속됐다. 사회자가 나서서 진정시키는 가운데 어렵게 연설을 시작한 그는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탄핵 반대와 부정선거, 윤석열 재집권을 주장하는 세력을 반드시 몰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훼방꾼을 청산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전한길 씨로부터 “배신자” 공격을 받았던 김근식 후보 역시 연설 전 장내가 조용해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당원들이 “배신자”라고 외치자 그는 “배신자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집단은 조폭”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보다 중요한 건 국민과의 신뢰”라고 맞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전 씨를 겨냥해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을 부렸다”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석열 재집권을 신봉하는 극단 세력에 기대 표를 구걸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보수정당의 근본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무대 밖에서도 갈등은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조경태 후보의 발언을 “민주당보다 과격하다”고 평가했고, 조 후보는 “바른말이 왜 내부 총질이냐”고 반박했다. 입장이 제지된 전한길 씨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열고 “조금 억울한 면도 있지만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지도부와 최고위원이 선출돼 무너진 당을 재건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부울경 합동연설회는 단순한 지역 유세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의 뿌리 깊은 갈등과 진영 대립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장면이었다. 반탄파와 찬탄파 간의 극한 대립은 후보 연설마다 고성과 야유로 이어졌고, 일부 후보는 이를 지지 결집의 기회로 삼았으나, 쇄신파 후보들은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 채 방해를 받았다. 전당대회가 막판까지 이런 양상으로 이어질 경우, 당의 결속력 약화와 대외 신뢰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도부와 후보들이 이번 갈등을 어떻게 수습할지, 그리고 이러한 대립 속에서 어떤 지도부가 탄생할지가 당의 향후 정치적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