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봉준호 감독 '미키 17' 북미 1위 했지만... 충격적 손실 입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한국 영화계에 새 역사를 썼다. 지난 7일 개봉한 '미키 17'은 주말 사흘간 북미 3,807개 상영관에서 1,910만 달러(약 276억9천만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고 9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주요 매체인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한국 감독의 작품이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은 또 한 번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미키 17'은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북미 외 지역에서 3,420만 달러의 수입을 추가해 전 세계적으로 총 5,330만 달러(약 772억7천만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키 17'의 개봉 첫 주 북미 수입을 최대 2,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입은 이에 약간 못 미치는 1,910만 달러에 그쳤다. 더욱이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가 투입한 제작비가 1억1,800만 달러(약 1,710억8천만원)에 달해, 현재의 흥행 추세로는 손익분기점 도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버라이어티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마케팅 비용으로 8,000만 달러(약 1,160억원)가 추가로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미키 17'이 극장 개봉 기간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약 2억7,500만3억 달러(약 3,987억4,349억원)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의 개봉 첫 주 성적을 감안할 때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된다.

 


관객들의 반응도 예상보다는 다소 미온적이다. '미키 17'은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 관객 대상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B' 등급을 받았다. 시네마스코어의 영화 등급은 A부터 F까지 매겨지는데, 일반적으로 주요 흥행작들은 대부분 A 등급을 받는 것이 통상적이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도 평론가 점수 79%, 일반 관객 점수 73% 수준을 기록하며 봉준호 감독의 전작인 '기생충'(평론가 99%, 관객 90%)에 비해 다소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배급 담당 제프 골드스틴 사장은 "(전 세계 수입) 5,300만 달러로 시작한 것은 좋은 숫자"라면서도 "비용과 비교할 때는 더 도전적이다"라고 언급해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영화의 품질과 봉준호 감독의 명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으로,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우주 개척 임무 중 죽을 때마다 복제되어 기억을 유지한 채 부활하는 '소모품' 노동자 미키의 이야기를 그린다. 로버트 패틴슨,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 토니 레볼로리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계 전문가들은 '미키 17'의 흥행 부진 원인으로 다소 난해한 SF 설정과 철학적 주제를 꼽는다. 한 영화 평론가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적 실험성과 메시지가 일반 관객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갈 수 있다"며 "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북미 관객들에게는 이 영화의 페이스와 톤이 예상과 달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개봉 시기도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6월은 전통적으로 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인사이드 아웃 2'와 '배드 보이즈: 라이드 오어 다이' 등 강력한 경쟁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미키 17'의 장기 흥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의 국제적 명성과 작품성을 고려할 때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평가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의 선전과 향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2차 수익 창출 등을 통해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영화계 관계자는 "비록 초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봉준호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는 한국 영화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롯데카드 다음은 당신?…연이은 금융 범죄, 간편결제마저 '안전지대' 아니었다

 최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편리함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한 간편결제 서비스마저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만 집계된 간편결제 부정 결제 사고 금액이 이미 2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는 사실은 더 이상 간편결제 서비스가 안전지대가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이는 지난해 전체 피해액을 이미 넘어선 수치로, 비대면 금융 거래의 확산과 함께 보안의 허점을 노리는 범죄 수법 또한 날로 교묘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피해 사례의 대부분이 명확한 수법조차 파악되지 않는 '불상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간편결제 부정 결제는 총 50건이 발생했으며, 그 피해액은 2억 2천76만 원에 달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국내 최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지마켓에서 발생한 피해가 22건, 1억 6천74만 원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피해액의 약 73%에 해당하는 충격적인 수치다. 그 뒤를 이어 쿠팡페이가 7건(3천8만 원), 비즈플레이가 6건(1천987만 원)으로 나타나,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부정 결제 사고는 한때 감소하는 듯 보였으나, 올해 다시 고개를 들며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는 간편결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나 보안 강화 조치가 범죄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피해액 상위 사례들의 범죄 수법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올해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피해 사건은 범인이 불상의 방법으로 탈취한 이용자 정보를 이용해 지마켓에서 해외 놀이공원 입장권을 대량으로 구매한 건으로, 단 한 명의 피해자가 무려 2,97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2위와 3위 사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각각 2,613만 원과 1,843만 원의 피해를 낳았다. 이처럼 범죄자들이 어떤 경로로 개인정보와 결제정보를 빼내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범죄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존의 보안 방식으로는 더 이상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더욱 고도화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다중 인증 설정과 같은 적극적인 보안 조치를 생활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준다.간편결제는 이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연이어 발생하는 금융 범죄와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간편결제 시스템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당국과 관련 기업들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보안 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 스스로도 자신의 정보가 언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밀번호의 주기적인 변경, 의심스러운 링크나 앱 설치 자제 등 정보보호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