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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도, 이동경도 '발목 잡힌' 축구경기장..K리그, '잔디와의 전쟁' 선수 안전 '빨간불'

 3월의 이른 개막, K리그 경기장 곳곳에서 선수들과 감독들의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르지 못한 잔디 상태는 경기력 저하는 물론, 선수들의 부상 위험까지 높이고 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양 팀 모두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 김천이 6위, 서울이 9위에 자리했다.

 

이날 서울은 10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유효슈팅은 단 2개에 불과했다. 김천의 슈팅은 고작 2개였다. 리그를 대표하는 2선 공격수 린가드(서울)와 이동경(김천)이 분전했지만, 이들의 패스를 마무리할 공격수가 없었다.

 

해결사 부재만큼이나 아쉬웠던 것은 경기장 잔디 상태였다. 곳곳에 잔디가 패여 있었고, 중계 화면으로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였다. 선수들은 엉망인 잔디 탓에 부상 위험에 노출됐다. 실제로 린가드는 전반전 중 홀로 뛰다 발목을 접질렸고, 이동경은 잔디로 인한 불규칙 바운드로 헛발질을 했다.

 

경기 후 양 팀 감독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환경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후방 빌드업을 시도하려 했지만, 잔디 때문에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지상파 중계 경기였는데, 다이내믹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잔디 문제는 1라운드부터 나왔다. 다른 구장도 마찬가지"라며 "리그가 일찍 개막하면서 잔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부상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그 일정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반 시설이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리그의 잔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잔디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에는 이승우(전북 현대)가 광주FC와의 2라운드 후 "이런 피치에서 경기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에서 '잔디 상태 악화'로 경기 불가 판정을 받는 굴욕을 겪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정승원(서울)은 "오늘 양쪽 발목이 돌아갔다. 잔디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며 "선수들끼리 '안전하게 하자'고 얘기했다"고 토로했다. 조영욱(서울) 역시 "이런 잔디에선 뛰다가도 그냥 넘어진다. 패스할 때마다 공이 튀는 걸 봐야 한다"며 씁쓸해했다.

 

K리그의 수준 높은 경기력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잔디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선수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리그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라스트 댄스의 피날레, 김연경 MVP 싹쓸이 도전!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의 주인공은 단연 김연경(35·흥국생명)이었다. 은퇴를 앞둔 김연경은 3월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60.8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6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완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3-0(25-21, 25-22, 25-19)으로 정관장을 완파하며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단순히 득점만 올린 것이 아니다. 수비 상황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고 다이빙하며 공을 살렸고, 후배들을 다독이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그의 전방위적인 활약은 흥국생명이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덕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몸 상태가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2008-2009시즌 이후 V리그 챔피언 타이틀과 거리가 멀었던 김연경에게 이번 시즌은 특별하다. 국외 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는 2020-2021, 2022-2023, 2023-2024시즌 연속으로 준우승의 아픔을 겪었다. 특히 2022-2023시즌에는 1, 2차전을 먼저 잡고도 한국도로공사에 내리 3경기를 내주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지난 시즌에도 현대건설에 3전 전패를 당하며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정규리그에서 흥국생명을 1위로 이끈 김연경은 은퇴 시즌임에도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다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규리그 MVP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그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팀이 우승을 차지할 경우 챔프전 MVP 1순위로 꼽힌다. 김연경은 이미 V리그 역사상 정규리그 MVP 6회, 챔프전 MVP 3회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5-2006, 2006-2007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 잡았다.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라스트 댄스를 너무 자주 추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3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바람대로 흥국생명이 남은 2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한다면, 김연경은 마지막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릴 수 있다.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독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은 한국 배구를 빛낸 김연경에게 가장 어울리는 마무리일 것이다. 챔피언결정 1차전이 끝난 현재, 김연경은 그 누구보다 빛나는 은퇴 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V리그의 전설로 남을 그의 마지막 춤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