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두값 올라도 커피값 못 올려"... 동네 카페 사장님들의 '눈물의 블랙워터'

 장기화된 고물가에 원두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카페들은 원재료비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해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른바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커피전문점 매출 감소와 폐업, 창업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커피전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나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이 오히려 증가한 일반 식당이나, 감소폭이 1%대에 그친 패스트푸드점과 술집에 비해 현저히 큰 하락폭이다.

 

이러한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두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지목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원두의 대표 품종인 로부스타는 2월 12일 기준 톤당 5,817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보다 약 70%나 오른 수치다. 고급 원두로 분류되는 아라비카 역시 톤당 9,675달러(2월 13일 기준)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원두값 폭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기후 위기와 국제 정세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로부스타 원두의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이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20~30%가량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관세 정책이 더해지면서 올해도 원두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원두값은 지난해 계약 당시 적용한 금액이 대부분이다. 이는 앞으로 새로운 계약을 맺을 때 더 높은 가격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카페 브랜드들은 이미 커피값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장들은 가격 조정과 원재료비 감내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경영난을 겪으며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약 10평 규모의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의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A씨는 "아메리카노 1잔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샷 2잔의 원가가 지난해 초 500~600원대였다면, 하반기부터 올 1월까지는 800~900원까지 올라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문을 닫는 가게들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고품질 원두를 사용한다고 홍보해왔는데, 이제는 더 저렴한 품종으로 바꿔 가격 부담을 줄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커피전문점 시장의 위기는 원두값 상승만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전국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에 밀린 업장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커피전문점 창업 붐으로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출혈 경쟁에 내몰리면서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저가 커피 시장의 급성장이다.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 등 이른바 '저가 커피 3대장'의 매장 수는 지난해 약 8,000개로, 4년 반 만에 2배 가량 급증했다. 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이로 인해 중소형 개인 카페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창업은 마치 불나방 같은 것"이라며 "잘 되는 가게 옆에 새로운 매장이 금세 들어서는 상황에서 대형 카페에 비해 자금 여력이 부족하거나 경쟁력이 없는 커피전문점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커피 시장이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재편 과정에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 카페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서비스, 그리고 효율적인 원가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특색 있는 디저트나 공간 활용, 커뮤니티 형성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원두값 상승과 시장 포화, 소비 위축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못한 영세 사업장들의 폐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화 한 통에 모든 게 바뀌었다…강백호 한화행의 전말

 KT 위즈의 심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백호가 FA 시장에 나와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달하는 깜짝 계약을 체결하며 KBO리그 스토브리그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초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던 그의 예상치 못한 국내 잔류 및 이적 소식에 야구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8시즌 동안 그를 응원해 온 KT 팬들은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선수가 하루아침에 라이벌 팀으로 떠난다는 사실에 깊은 상실감과 함께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꿈’ 대신 ‘돈’을 선택한 배신자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빗발치자, 결국 강백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입을 열어 협상 과정의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털어놓았다.강백호가 밝힌 이적의 내막은 팬들이 알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장문의 글을 통해 FA 협상이 단 하루 만에 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는 말 못 할 속사정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의 첫 번째 선택지는 해외 진출이었으며, 국내에 남게 될 경우 원소속팀 KT에 잔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에이전트도 없이 오직 KT 구단의 제안만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이 열렸음에도 KT 측의 구체적인 다년 계약 제시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미국 출국 날짜가 임박해서야 첫 오퍼가 도착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강백호는 구단이 정말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구단의 영입 우선순위에서 자신이 밀려났다는 서운함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선수의 마음이 KT로부터 점차 멀어지던 그 시점, 한화 이글스가 적극적으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한화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샐러리캡 여유분을 확보한 뒤, 팀의 고질적인 약점인 타선 강화를 위해 강백호에게 거액의 베팅을 감행했다. 강백호는 한화로부터 좋은 조건을 제시받은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KT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 했다. 그는 KT 구단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한화의 제안 내용을 설명하며 잔류 의사를 내비쳤지만, 돌아온 대답은 "우리는 그 정도는 맞춰줄 수 없다"는 차가운 한마디였다. 강백호는 이 말을 듣고 큰 실망감을 느꼈으며, 금액의 차이를 떠나 자신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그를 움직인 것은 단순히 액수의 크기가 아닌, 자신을 향한 구단의 존중과 가치 인정이었던 셈이다.결국 강백호는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다시 에이전트를 선임하고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KT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비록 이제는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지만, 팬들이 보내준 따뜻한 응원과 마음만큼은 평생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8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강백호는 어디에 있든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남기며, 정들었던 KT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그의 진심 어린 해명이 차갑게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100억 FA 계약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많은 이들에게 선수와 구단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