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버려질 뻔한 전시 폐기물, '디자인 굿즈'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착한 변신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ESG(환경·사회·투명) 경영 가치를 실천하며, 버려지는 전시 폐기물을 활용한 친환경 생활용품을 선보인다.

 

27일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동안 전시 조성물의 재사용 등을 통해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여 온 데 이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상품을 기획·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김하늘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으며, 전시 폐기물인 석고보드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재사용하여 일상용품 3종을 탄생시켰다.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은 벽걸이 훅(Wall hook), 수납 트레이(Tray), 도서 받침대(Bookend)로, 국립현대미술관 심벌의 조형성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여 예술적인 감각을 더했다. 특히, 재사용 석고보드에 친환경 레진 '제스모나이트'를 혼합한 소재를 사용하여 환경 부담을 최소화했다. 제스모나이트는 무독성 수성 특질을 지니며, 유해 물질이 없고 난연, 불연 소재로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상품 제작에 사용된 석고보드는 건설 현장과 전시장에서 수거된 것이다. 벽걸이 훅은 자성을 이용해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으며, 수납 트레이는 사무용품이나 다양한 소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데 용이하다. 도서 받침대(북엔드)는 책장이나 책상 위 도서를 안정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이번 친환경 용품 출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지속적인 친환경 노력의 일환이다. 미술관은 2022년부터 'MMCA Green' 제품군을 개발하여 친환경 바이오 소재, 재생 소재 등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하늘 디자이너는 팬데믹 기간 동안 버려진 마스크를 활용해 의자를 제작하는 등 폐기물 재활용 작업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그는 폐플라스틱 공병, 비닐 쇼핑백, 박스, 스크린 등 다양한 폐기물을 재사용하여 지속 가능한 가구와 오브제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친환경 용품 3종은 오는 28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가게와 온라인숍 미술가게(mmcashop.c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예술과 환경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팔수록 손해 보는 장사? 하림 더미식, 매출 1968억에 영업손실 3240억의 '기괴한 성적표'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신흥 강자 '더미식' 브랜드를 앞세운 하림산업이 올 상반기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화려한 성장세 이면에는 막대한 영업손실과 공격적인 할인 정책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 하림의 전략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하림산업의 상반기 매출은 497억 7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급증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장인라면', '비빔면' 등을 필두로 한 면류 부문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상반기에만 20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나 성장했는데, 이는 2023년 연간 면류 매출과 맞먹는 수치다. 불과 1년 만에 매출 규모를 두 배로 키운 셈이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지난해 말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오징어라면, 외식 수준의 품질을 구현한 '요리면' 라인업, '어린이 라면'으로 입소문을 탄 푸디버디 등 구체적인 히트 상품이 있었다.주춤했던 즉석밥 부문도 화려하게 부활했다. 상반기 매출 1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0% 넘게 성장했다. 이는 단순히 백미밥에 그치지 않고 귀리, 메밀, 현미 등 10종이 넘는 다양한 곡물 라인업을 갖춰 '건강한 밥상'을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저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탕찌개류 역시 100억 원대 매출을 돌파하며 순항했다.하지만 이처럼 빛나는 성과 뒤에는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 바로 '매출조정' 항목에서 드러나는 출혈 마케팅의 흔적이다. 매출조정은 판매장려금이나 할인 판촉 비용 등을 매출에서 제외하는 회계 항목으로, 이 금액이 클수록 '제값'을 받지 못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의존했다는 의미다. 하림산업의 상반기 매출조정금액은 182억 원으로, 전년 동기(87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매출이 30%대 늘어나는 동안, 판촉 비용은 109%나 폭증한 것이다.이러한 조정 후의 '진짜 매출' 증가율은 21.8%로, 조정 전 수치인 33%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하림산업의 기형적인 손실 구조와 직결된다. 하림산업은 지난 3년간 196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무려 32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보다 영업손실이 1.3배나 많은, 그야말로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원가 1328원짜리 제품을 802원에 판매한 셈으로, 물류비나 마케팅비를 제외하고도 이미 손해를 보고 파는 장사였다.물론 이는 시장 후발주자인 '더미식'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보수적인 식품 시장에서 맛과 품질만으로 단기간에 승부수를 띄우기 어려운 만큼,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브랜드 경험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모기업이 감당할 수 있다면 초기에 점유율과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건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하림의 '위험한 베팅'이 미래를 위한 성공적인 투자로 기록될지, 아니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날지는 하반기 실적과 수익성 개선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