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브랜드들의 '로고 다이어트' 열풍

 국내 유통업계의 중견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브랜드 로고와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변경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닌 해외 시장 공략과 디지털 환경 적응이라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국제적 감각에 맞춘 브랜드 변화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27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8년 만에 브랜드 정체성(BI)을 과감하게 교체했다. 프랑스어 'TOUS les JOURS'의 약자인 'TLJ'를 새로운 펫네임(별칭)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간판과 쇼핑백 등 다양한 고객 접점에 적용했다. 이는 마치 브랜드명 자체가 바뀐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이다.

 

뚜레쥬르의 이러한 과감한 변화는 영어권 국가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를 더 직관적으로 인지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매일'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뚜레쥬르는 건강한 데일리 베이커리라는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지만, 불어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들에게는 발음과 의미 모두 어렵게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이에 회사 측은 짧고 기억하기 쉬운 펫네임을 도입하는 동시에, 크고 선명한 서체를 적용해 젊고 활기찬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뚜레쥬르는 현재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총 9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해외 사업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23년 기준 해외법인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36%에 달했다. 특히 2004년 진출한 미국 시장에서는 2018년 흑자 전환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뚜레쥬르는 2030년까지 미국 내 1000호점 달성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올해 현지에 생산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새 로고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신선하고 세련되었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의류 브랜드 같다', '가격을 올리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반응이 공존한다. 특히 뚜레쥬르가 다음 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종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로고 변경과 가격 인상을 연관 짓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뚜레쥬르와 같은 CJ그룹 계열사인 올리브영도 최근 글로벌 사업 확장 기조에 맞춰 브랜드 정체성을 개편했다. 기존에는 'OLIVE'와 'YOUNG' 문자 사이에 올리브 심볼이 들어가 있었으나, 이를 과감히 제거하고 'OLIVE YOUNG' 로고만 남겼다. 회사 측은 글로벌과 옴니채널 전략을 반영해 가시성과 영문 가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해외에서 온오프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기조와 함께, 국내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기존 로고는 올리브와 영 사이에 있는 동그란 올리브 심볼이 알파벳 'O'로 오인되어 '올리브오영'으로 잘못 읽히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개선 포인트였다.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인 카스도 최근 로고 변화에 동참했다. 로고 하단의 'FRESH(프레시)' 서체를 기존 흘림체에서 더 간결하고 명확한 스타일로 변경했다. 높은 산과 계곡을 형상화한 기존 로고의 기본 디자인은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더 세련되고 직관적인 느낌을 주도록 개편했다.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차지하는 카스는 이미 몽골, 대만, 호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2020년 이후 연평균 14%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로고 변경의 공통점은 이전보다 단순하고 간결해졌다는 점이다. 활자에 돌기가 있는 세리프체 대신, 획의 삐침이 없고 굵은 산세리프체(고딕체)를 적용해 브랜드를 더 명확하게 표현했다. 이는 소통과 소비가 주로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현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작은 화면에서도 식별하기 좋은 로고를 채택한 결과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브랜드만의 현상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셀린,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디지털 세대와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로고를 산세리프체로 변경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설화수가 해외 진출을 앞두고 브랜드 로고를 더 간결하게 변경했다.

 

'불닭' 브랜드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양식품은 기업 정체성(CI)을 삼양라운드스퀘어(Samyang Roundsquare)로 개편했으며, 오뚜기 역시 해외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회사명 영문 표기를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했다. 이는 발음의 혼란을 줄이고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지닌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기존 로고를 그대로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미주 등 서구권으로 진출국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로고로 개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브랜드 리뉴얼이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기업들이 투자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고,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뚜레쥬르(1992년), 올리브영(1999년), 카스(1994년) 모두 출범 30년 안팎의 장수 브랜드이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만큼 브랜드의 신선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성도 크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모바일 시대로 전환하면서 시각적인 효과와 인지도 향상을 위해 브랜드 정체성이나 기업 정체성을 교체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브랜드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애플조차도 기존 사과 로고에 걸그룹 뉴진스의 토끼 로고를 적용한 것처럼, 하나의 로고를 고집하기보다 시대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로고를 변경하고 활용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역대급 한 주, 대한민국 운명 결정돼..정치권, 일촉즉발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 한 주가 찾아왔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심판 선고가 24일로 예정된 가운데, 2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나온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도 이르면 28일 선고될 가능성이 있어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가 원수와 행정부 이인자, 원내 1당 대표가 모두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면서 조기 대선 여부와 여야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일주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묵인·방조했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 소추된 상태다. 따라서 한 총리 탄핵 심판의 결과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방향을 암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한 총리의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며 확신하고 있으며, 야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비슷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한 총리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한 총리 탄핵이 기각된다면 윤 대통령 탄핵 역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가 정치적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헌재 판결로 한 총리가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야당의 무리한 탄핵 시도가 국민들에게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한 총리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인용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선고는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대표는 앞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이 유지될 경우 민주당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이번에도 유죄를 받을 경우 ‘사법 리스크’를 집중 부각하며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무죄 판결을 기대하며,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이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이 대표의 법적 상황은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대선 후보로서의 정당성과 중도층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민주당 내에서 비주류를 중심으로 후보 교체론이 제기될 수 있다. 반대로 법원의 판단이 무죄로 뒤집힐 경우, 이 대표는 당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며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 경우에도 대법원의 빠른 최종 판단을 요구하며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이르면 28일 선고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만약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며 정치권은 즉시 선거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다. 반면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될 경우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며 여야 간 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크고, 민주당은 입법권을 활용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선고가 이번 주를 넘어가면 정국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선고가 늦어질수록 탄핵 기각 또는 각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은 최근 광화문에서 열린 장외 집회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며 헌법재판관들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호명하며 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촉구했다.한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리며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탄핵 찬성 측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와 헌법 위반을 근거로 파면을 요구하는 반면, 반대 측은 정당한 절차 없이 탄핵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고 차벽을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이번 주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격변의 한 주가 될 전망이다. 한 총리, 이 대표,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연이어 나오면서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조기 대선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이번 주를 기점으로 향후 정국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사법부의 판결이 향후 한국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