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예측을 뒤엎은 독일 총선, '숄츠 패배와 보수의 역습'

2023년 10월 3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 총선에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정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된 ARD방송 출구조사에 따르면, CDU·CSU 연합은 예상 득표율 29.0%를 기록하며,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와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을 크게 따돌린 것으로 보인다. AfD는 19.5%, SPD는 16.0%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녹색당은 13.5%, 좌파당은 8.5%로 예측됐다. 자유민주당(FDP)은 4.9%, 포퓰리즘 성향의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BSW)은 4.7%로 원내 진출이 불확실한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 CDU·CSU 연합은 630석 중 약 21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AfD는 145석, SPD는 118석, 녹색당은 94석, 좌파당은 62석을 예상된다. 다만, FDP와 BSW가 원내 진출 기준인 5%를 넘을 경우 의석 배분이 달라질 수 있다. FDP와 BSW가 의석을 확보할 경우, 다른 정당들의 몫은 줄어들게 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승리를 선언하며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연정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연정이 성사된다면, CDU 소속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퇴진한 이후 약 3년 만에 보수 정권이 들어설 전망이다. 메르츠는 "두 정당과 협상해야 한다면 더 어렵겠지만, 부활절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연정 협상에서 CDU·CSU 연합의 우선 파트너는 SPD로 예상되며, 녹색당과의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후, 난민, 원전 등의 주요 정책 이슈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녹색당과의 협상은 CDU·CSU와 SPD 간의 협상보다 더 복잡할 것이다. 그러나 녹색당과의 협상은 CDU와 CSU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메르츠는 "두 정당과 협상하면 더 어려울 수 있지만 해낼 것"이라고 말하며 연정 협상에서의 고난을 인정했다.

 

한편, 극우 성향의 AfD는 이번 선거에서 19.5%를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2021년 총선에서 10.4%를 기록했던 AfD는 이번 선거에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며 원내 제2당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출구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역사적 승리"라며, CDU와의 연정 협상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내 주요 정당들은 AfD와의 연정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AfD는 강경 난민 정책과 이민 문제를 핵심 이슈로 삼아 급성장했으며, 이로 인해 독일 내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선거 결과는 난민 문제와 이민자 범죄 증가에 대한 반발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최근 몇 달 간 발생한 범죄 사건들이 난민 정책을 다시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독일 국민들은 과도한 이민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AfD와 같은 우파 정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빴고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숄츠는 자신의 연임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CDU·CSU 연합의 승리를 막을 수 없었다. 숄츠 총리는 이후 인터뷰에서 SPD와 CDU·CSU 연합 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며, 자신의 총리직 출마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굉장한 날"이라며, 독일과 미국 국민들이 지배적인 이민 정책과 에너지 문제에 지친 것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독일 보수 정당이 향후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독일 내에서 중요한 정치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CDU·CSU 연합은 연정 협상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두었으며, 보수 정권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극우 AfD의 급성장은 앞으로의 정치적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독일 국민들이 정치적 방향을 바꾸고, 기존의 정치적 흐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결과로, 향후 독일 정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는 적자, 해외서는 돈방석... CGV의 이중적 경영 실체

 CJ CGV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0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이로 인해 약 8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2021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이루어진 인력 구조조정으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의 경영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월 기본급의 100% 이상에 해당하는 위로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기 근속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퇴직 후 재취업 과정에서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이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국내 영화 산업 전반의 위기를 반영하는 신호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CGV 관계자는 "국내 극장가가 어려워진 데 따라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GV는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의 부재로 인해 국내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국내 사업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CGV의 국내 극장 사업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억원(1.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되었다.이러한 국내 사업의 부진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자들의 영화 관람 패턴과 OTT 플랫폼의 급성장, 그리고 콘텐츠 다양성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극장 관람 문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티켓 가격 인상,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도 관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CGV의 해외 사업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영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CGV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3년 CGV의 전체 매출액은 1조 9,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1억원(2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억원(54.6%) 늘어나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이러한 해외 사업의 호조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과 함께 영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CGV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CGV는 국내 시장의 부진을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업계 전문가들은 CGV의 이번 희망퇴직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넘어 중장기적인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이 좋은 해외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기존의 영화 상영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한편, 영화계에서는 CGV의 희망퇴직이 국내 영화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극장 체인의 경영 악화는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규모의 영화나 독립영화의 경우 상영 기회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영화 다양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CGV의 이번 희망퇴직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미디어 소비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영화 상영 산업이 직면한 도전과 과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CGV를 비롯한 국내 극장 체인들이 어떻게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극장으로 돌릴 수 있을지 영화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