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마스, 인질 시신 '쇼'로 활용…이스라엘 분노 폭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일(현지시간)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인질 4명의 시신을 이스라엘 측에 인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마스가 대규모 행사를 열고 시신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스라엘 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야외 임시무대를 설치하고 4구의 관을 공개하는 '석방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무기가 전시되었으며, 무대 배경에는 인질로 잡혔던 시리 비바스(납치 당시 32세)와 두 아들 아리엘(4), 크피르(생후 10개월), 그리고 오데드 리프시츠(84)의 생전 사진이 걸렸다. 또한,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를 흡혈귀로 묘사한 합성 이미지가 포함된 대형 현수막도 내걸렸다.

 

이 현수막에는 "전쟁범죄자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군대가 이스라엘 군용기에서 발사된 미사일로 그들(인질)을 죽였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행사에는 지난달 30일 인질 교환 협상으로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무함마드 아부 와르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96년 예루살렘 버스 폭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종신형 48회를 선고받았으나 최근 풀려났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하마스의 석방 행사 사진과 영상을 보도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도 비바스 가족과 리프시츠가 살아서 돌아가길 원했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가 죽이는 선택을 했다"며 "전쟁 재개는 더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사가 끝난 후 하마스는 국제적십자사에 시신을 넘겼으며, 이스라엘군은 이를 인계받아 유대교식 추모 의식을 거행했다. 이스라엘 국기를 덮은 새 관으로 입관한 후, 유대교 기도문 '카디시'가 낭독되었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가 제공한 관 안에서 하마스의 선전물이 발견되면서 이스라엘 측은 "망자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중재국인 이집트, 카타르, 미국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아부카비르 국립법의학연구소는 부검 결과 인질 리프시츠가 하마스 연계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에 의해 약 1년 전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바스 가족 3명의 신원 확인과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이날 애도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며, 주요 방송사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하마스의 만행에 분노하고 있다"며 "모든 인질을 되찾고, 하마스를 소탕하며, 살인자들을 처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국제적십자사는 하마스가 시신을 운구하며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것에 대해 "고인과 유가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망자 인계는 비공개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바스 가족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니르오즈 키부츠에서 납치됐다. 야르덴 비바스(35)는 지난 1일 살아서 석방됐지만, 그의 아내 시리와 두 자녀는 전쟁 발발 한 달 뒤인 2023년 11월 이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환자들을 이스라엘 병원으로 이송하는 활동을 해온 평화운동가 오데드 리프시츠는 한동안 생존했던 것으로 보이나 결국 시신으로 돌아왔다. 그의 아내 요체베드 리프시츠는 80대 고령이라는 이유로 납치 17일 만에 석방됐었다.

 

하마스의 이번 행보로 인해 인질 협상의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어느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이재명의 AI 빅픽쳐..국힘 "옛 소련식 구상"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전 국민에게 인공지능(AI) 이용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며 AI 기반의 '기본사회'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I 활용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AI가 필수적 도구로 자리 잡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생성형 AI 챗GPT의 월 이용료가 20달러이며, 앞으로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보안 문제로 일부 제한이 있지만, 중국의 딥시크(AI)가 무료로 제공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자료조사나 분석을 보좌진보다 챗GPT에 더 의존한다"면서 AI 기술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삶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AI가 학습, 연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무상 의무교육을 통해 한글과 산수, 기초 교양을 배우는 것처럼 AI 활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주권 AI)'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향후 AI가 필수적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AI 관련 정책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정치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고,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AI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는 글을 SNS에 연달아 게시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특히 AI 기술이 병력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조선일보를 언급하며 "정략보다 나라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를 통한 공동 투자를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반기업 행위'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극우 본색에 문맹 수준의 식견까지 더해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AI로 병력을 대체하는 것은 허황된 주장이 아니다"라며, 이미 드론과 무인전투로봇이 전장에서 활약하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군사산업의 미래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또한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분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AI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할 경우 국민의 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성공한 기업의 지분을 빼앗으려는 반기업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AI 추경을 운운하며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하면 그 지분의 30%를 국민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명백한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표의 인식으로는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 수 없다"며, "소유부터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반도체 연구 인력의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을 포함한 반도체 특별법을 반대하는 점을 들며, "이런 태도로는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을 키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도 "기업의 성장은 지속적인 재투자와 혁신을 통해 이뤄진다"며 "기본사회라는 명목으로 기업 성과를 국가가 관리하려는 것은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AI 관련 발언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가가 30% 지분을 갖는다고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수십 개의 엔비디아를 보유한 나라가 됐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혁신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 첨단 과학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라며, "이재명 대표의 주장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이처럼 이 대표의 AI 관련 정책 구상과 이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발이 격화되면서, 향후 AI 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책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