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러-미 회담" 만족.. 종전협상, 우크라도 참여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드론 생산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의 장관급 회담에 대해 만족감을 표명했다. 푸틴은 "회담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회담의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는 상호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회복하는 첫걸음을 뗐다"고 전하며,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18일 리야드에서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과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푸틴은 회담이 양국 간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면서, "우크라이나 위기와 같은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양국 간 신뢰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미국과 러시아가 협상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가 협상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임을 확언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반응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며, 유럽 국가들이 협상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푸틴은 또한,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과정에서 유럽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모욕하며 선거에 간섭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만날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푸틴은 미국과 러시아가 대사관 등 외교 공관 업무를 정상적으로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며, 외교관 추방이 양국 관계에 아무런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리야드에서 논의되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가격 안정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푸틴은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의 연장 문제를 언급하며, 이 조약이 내년 2월 만료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최근 러시아 남부 카스피 파이프라인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들로부터 고정밀 데이터를 받는 등 서방 국가들의 관여 의혹을 제기했다.

 

푸틴은 "제810여단 전투병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적의 영토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종전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즉각 부인하며, 러시아의 정찰부대가 우크라이나로 진입하려 했지만 모두 파괴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미래는 푸틴이 아니라 평화와 함께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과 권력자들은 푸틴과 함께할 것인지, 아니면 평화와 함께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의 발언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하며, 젤렌스키가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개 3년을 맞이한 상황으로, 우크라이나의 영토 20% 이상이 러시아에 점령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휴전이 이루어지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평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푸틴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영구히 포기할 것 등을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 회복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협상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서는 적자, 해외서는 돈방석... CGV의 이중적 경영 실체

 CJ CGV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0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이로 인해 약 8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2021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이루어진 인력 구조조정으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의 경영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월 기본급의 100% 이상에 해당하는 위로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기 근속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퇴직 후 재취업 과정에서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이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국내 영화 산업 전반의 위기를 반영하는 신호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CGV 관계자는 "국내 극장가가 어려워진 데 따라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GV는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의 부재로 인해 국내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국내 사업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CGV의 국내 극장 사업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억원(1.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되었다.이러한 국내 사업의 부진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자들의 영화 관람 패턴과 OTT 플랫폼의 급성장, 그리고 콘텐츠 다양성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극장 관람 문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티켓 가격 인상,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도 관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CGV의 해외 사업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영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CGV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3년 CGV의 전체 매출액은 1조 9,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1억원(2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억원(54.6%) 늘어나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이러한 해외 사업의 호조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과 함께 영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CGV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CGV는 국내 시장의 부진을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업계 전문가들은 CGV의 이번 희망퇴직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넘어 중장기적인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이 좋은 해외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기존의 영화 상영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한편, 영화계에서는 CGV의 희망퇴직이 국내 영화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극장 체인의 경영 악화는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규모의 영화나 독립영화의 경우 상영 기회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영화 다양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CGV의 이번 희망퇴직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미디어 소비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영화 상영 산업이 직면한 도전과 과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CGV를 비롯한 국내 극장 체인들이 어떻게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극장으로 돌릴 수 있을지 영화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