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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사망 한 달 전, 선임들은 '기수 암기' 강요했다

 지난해 6월 경기도 화성시 육군 모 부대에서 자대 배치 한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A 일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렸던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군 당국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지만, 유족들은 가혹행위로 인한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1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A 일병은 지난해 6월 초 자대 배치를 받은 직후부터 선임병들의 부당한 대우에 시달려 왔다. 경찰 조사 결과 A 일병은 선임병 B씨로부터 다른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심한 욕설을 듣는 등 모욕적인 언행을 견뎌야 했다.

 

뿐만 아니라 C씨 등 4명의 선임병들은 A 일병에게 간부와 선임들의 이름과 기수 등을 강제로 암기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A 일병에게 수시로 암기한 내용을 물어보며 틀릴 경우 질책하거나 괴롭히는 방식으로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참다못한 A 일병은 부모님과의 통화에서 "군 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일병은 결국 B씨에게 욕설을 들은 다음 날인 6월 23일 새벽 경계 근무 중 숨진 채 발견됐다.

 


A 일병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군 당국으로부터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전화로 통보받았다"며 "오전 4시부터 6시 사이에 보초를 서던 아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꼭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B씨를 모욕 혐의로, C씨 등 4명을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A 일병의 사망 당시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군 내 가혹행위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군 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도입률 5%→40%…정부가 내놓은 'AI 팩토리 500개' 계획의 충격적 내용

 정부가 대한민국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뿌리부터 바꾸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시동을 걸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AI 대전환 릴레이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제조 공정의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단언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국내 제조업의 역량에 AI 기술을 결합시켜, 생산성 향상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5% 미만에 불과한 제조기업의 AI 도입률을 203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함께 공개됐다.이날 간담회는 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의 핵심 과제인 AI 대전환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포스코, LG전자 등 이미 현장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포스코는 AI 스마트 고로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사례를 공유했으며, 기업들은 연구개발(R&D)과 실증 사업에 대한 정부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지원 확대를 한목소리로 건의했다. 이는 산업 현장에서 AI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에 화답하듯 정부는 그야말로 '역대급' 지원책을 약속했다. '주력산업 AI 자율제조 전환 전략'이라는 기치 아래, 예산, 금융, 세제 지원과 기술 개발, 규제 완화 등을 총망라한 패키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AI 팩토리 선도 공장을 2030년까지 500개로 대폭 확대하고, 이들 참여 기업을 위해 최대 10조 원 규모의 전용 보험 상품과 2000억 원 규모의 정책 대출을 지원한다. 당장 내년 스마트공장 구축 및 확산 지원 예산부터 올해 2361억 원에서 84.9%나 증액된 4366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관련 사업용 자산에 대해 감가상각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가속상각 50%' 제도를 신설하는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카이스트의 청년 연구자들은 혁신의 물결은 결국 연구 현장에서 시작된다며, 연구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AI 기술을 자유롭게 연구에 접목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정부는 AI 및 AI 융합(AX) 대학원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총 1만 1000명에 달하는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마음껏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하며 미래를 위한 인재 투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앞으로 AI 인재, 선박, 드론 등 분야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나가며 AI 강국으로의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