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트럼프 ‘희토류’ 협박에 단호히 거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희토류 자원의 50%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과거의 군사적 지원을 상환하는 차원에서 제시된 조건이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고, 더 나은 협상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5일(현지 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정에서 과거 군사적 지원에 대한 대가로 희토류 자원 50%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NBC는 익명의 고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견하는 대가로 이와 같은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구체적인 미래의 안보 지원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며, 과거 지원에 대한 보상만을 강조했다고 한다.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서를 제시했다. 문서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자원을 확보하는 조건만 명시돼 있었고, 향후 안보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검토 후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14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그는 미국의 제안을 "안보 협정이 아닌 각서"라며, 더욱 구체적인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젤렌스키는 광물 매장량에 관한 거래가 반드시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의 안보 보장을 위한 거래"를 원하며, 자원을 교환하는 개념을 지지하지만, 미국의 제안이 과거 지원만을 언급하고 미래 지원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만을 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광물을 5000억 달러에 인수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이 제안에 동의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적 지원 없이 생존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회는 있지만, 미국 정부 지원 없이 생존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14일 NBC의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어려움을 털어놓았으며, 그의 발언은 국제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뮌헨안보회의 참석 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미군 주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였다. 그러나 후에 그는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 이익과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곳에 미군을 파견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간의 협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유럽연합(EU) 및 NATO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보 보장 문제와 관련해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둘러싼 협상이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희토류 관련 요구가 향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상황과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37세 투혼' 이승훈, 7년 만의 월드컵 金… "즐기니 보너스가!"

 한국 빙속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7·알펜시아)이 7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24일(한국시간) 이승훈은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2024-25 ISU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 48초 0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바르트 홀버르프(네덜란드·7분 48초 50), 3위 안드레아 조반니니(이탈리아·7분 48초 56)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따낸 값진 금메달이다.이번 우승은 이승훈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2017년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 이후 7년 만의 월드컵 금메달이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국제대회 첫 금메달이기 때문이다.2010 밴쿠버 올림픽부터 2022 베이징 올림픽까지 4회 연속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이승훈은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장거리 종목에서 성적을 내며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최근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획득, 한국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9개)을 세운 이승훈은 이번 월드컵 금메달로 다시 한번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이날 경기에서 이승훈은 노련한 레이스 운영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하며 기회를 엿봤다.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16위에 머물렀던 그는 두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와 선두를 꿰찬 뒤, 폭발적인 스퍼트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이번 대회 매스스타트에는 2022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바트 스윙스(벨기에)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경쟁이 치열했다. 이승훈의 우승이 더욱 값진 이유다.이승훈은 경기 후 ISU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행복하다"며 "이제는 결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스케이트를 탄다. 그래서 오늘의 금메달은 내게 굉장한 보너스"라고 소감을 밝혔다.매스스타트 세계 1위 홀버르프는 "이승훈은 이 종목의 진정한 스페셜리스트"라며 "좁은 코너를 잘 타고 스피드도 엄청나다. 늘 주시해야 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37세 투혼' 이승훈, 7년 만의 월드컵 金… "즐기니 보너스가!"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이승훈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빙속 황제'의 마지막 질주가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