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과하면 독되는 카페인의 두 얼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달할 정도로 커피는 기호 식품을 넘어 일상 속 필수품이 됐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피로를 해소하고 활력을 주며,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암과 당뇨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다 섭취 시에는 다양한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은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헬스장에서 체중 감량을 위해 카페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연구에서도 일정량의 카페인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의 역학 및 생물통계학 부교수 앤드류 오데가드는 일부 연구에서 커피 섭취가 체지방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2020년 소규모 연구에서는 매일 커피 4잔을 마신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지방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미미한 수준이며,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카페인은 운동 능력을 향상하는 효과도 있다. 2019년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근지구력, 근력, 혐기성 힘, 유산소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국제 스포츠 영양학회(ISSN)는 체중 1kg당 3~6mg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운동 성과가 향상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운동 전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이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운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커피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수면 장애, 두통, 위장 장애 등이 있으며,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의존성을 높이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공복에 커피를 마시는 것은 위장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커피 속 카페인과 지방산이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 위궤양, 과민성 대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위산 분비를 촉진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진다. 소화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공복 커피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카페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기능이 저하돼 배가 고프지 않아도 단 음식을 찾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백지연은 "커피를 끊고 나서 디저트 섭취량이 80% 감소했다"고 밝혀 카페인이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줬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커피는 집중력을 높이고 운동 효과를 올릴 수 있지만,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신경 예민함,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카페인 과다 섭취는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하루 2~3잔 정도로 적정량을 유지하고, 공복 상태에서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를 위해 커피를 마신다면 설탕과 크림이 들어간 커피보다는 블랙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운동 30분 전에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결국 커피는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적절한 섭취량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습관을 실천한다면 커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MZ세대는 생일에 케이크 말고 피자 찾는다!

 치즈나 소스, 토핑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문구를 새겨주는 '레터링 피자' 서비스가 MZ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크나 쿠키 같은 디저트에 축하 메시지를 적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지만, 피자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교적 새로운 트렌드다. 특히 독특한 경험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콘텐츠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에 정확히 부합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피자 전문 브랜드 '피자몰'은 레터링 서비스 도입 이후 매출이 20% 이상 급증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피자몰은 처음에 10인 이상 단체 고객을 대상으로 페퍼로니 토핑과 소스를 활용한 커스텀 문구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시작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피자몰에서 레터링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이미 2000명을 넘어섰다. 피자몰 관계자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거나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다. 특히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단품 피자를 판매하는 전문점들도 이 트렌드에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특히 서울 성수동, 마포구 등 MZ세대가 많이 모이는 지역의 피자 전문점들이 앞다투어 레터링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들 매장은 SNS 마케팅에 주력하며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서울 마포, 종로, 은평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플롭 피자'는 사전 예약제를 통해 문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로 'HAPPY BIRTHDAY'와 같은 생일 축하 관련 영어 문구를 햄 토핑으로 표현해주는 방식이다. 이 매장에서는 스페셜 파티팩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전통적인 생일 케이크 대신 '생일 피자'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서울 용산에 위치한 '레이브피자'도 레터링 서비스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하트 모양 피자와 레터링 문구를 함께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해 커플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레터링 피자의 인기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MZ세대의 소비 패턴과 문화적 취향을 반영한다. 기존의 관행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이들의 성향이 식문화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SNS를 통한 경험 공유가 일상화된 시대에, 시각적으로 독특하고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결과이기도 하다.푸드 마케팅 전문가 이현우 씨는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 레터링 피자는 맛있는 음식과 개인화된 메시지, 그리고 SNS에 공유할 수 있는 시각적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점차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독특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케이크와 피자를 넘어 다양한 레터링 푸드 서비스가 생겨날 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예측했다.햄버거, 파스타, 심지어 비빔밥까지 다양한 음식에 개인 맞춤형 메시지를 새기는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음식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려는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전망이다. 케이크에 촛불을 꽂던 시대는 가고, 이제 토핑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