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하마스에 ‘가자에 불바다' 경고..불안한 휴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합의가 성사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위기 상황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예정된 15일 인질 3명의 석방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정오까지 인질 전원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하겠다고 경고하며, 상황은 더욱 긴박해졌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지난 3주간 휴전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가자 북부 주민 귀환을 지연시키고 구호품 지급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마스는 예정된 석방을 연기한다고 발표하며, 이스라엘이 의무를 다하면 수감자 교환이 진행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며, 자신들이 휴전 합의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이스라엘 국방부는 군인들의 휴가를 취소하고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스라엘 내 극우 정치인들 중 일부는 전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주장하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전 국가안보장관은 “가자지구를 완전히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중과 지상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19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5개월의 전쟁 끝에 휴전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최근 북부 가자시티와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주민 4명이 사망하는 등, 휴전 합의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2단계 전환을 위한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정세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가자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하여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주장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인접한 아랍 국가들로 이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트럼프는 요르단과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을 거부한다면, 양국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은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리며, 아랍 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다. 특히 강제 이주를 ‘인종 청소’로 간주하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랍 국가들을 계속 압박하고 있으며, 휴전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중동 지역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갈등은 이제 단순한 전쟁을 넘어, 정치적, 외교적 위기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과 가자지구 개발 구상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중동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 있다. 15일로 예정된 인질 석방 문제를 두고 양측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압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원두값 올라도 커피값 못 올려"... 동네 카페 사장님들의 '눈물의 블랙워터'

 장기화된 고물가에 원두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카페들은 원재료비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해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이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른바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커피전문점 매출 감소와 폐업, 창업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커피전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나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이 오히려 증가한 일반 식당이나, 감소폭이 1%대에 그친 패스트푸드점과 술집에 비해 현저히 큰 하락폭이다.이러한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두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지목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원두의 대표 품종인 로부스타는 2월 12일 기준 톤당 5,817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보다 약 70%나 오른 수치다. 고급 원두로 분류되는 아라비카 역시 톤당 9,675달러(2월 13일 기준)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이러한 원두값 폭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기후 위기와 국제 정세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로부스타 원두의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이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생산량이 20~30%가량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관세 정책이 더해지면서 올해도 원두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현재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원두값은 지난해 계약 당시 적용한 금액이 대부분이다. 이는 앞으로 새로운 계약을 맺을 때 더 높은 가격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카페 브랜드들은 이미 커피값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장들은 가격 조정과 원재료비 감내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경영난을 겪으며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서울 용산구에서 약 10평 규모의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의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A씨는 "아메리카노 1잔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샷 2잔의 원가가 지난해 초 500~600원대였다면, 하반기부터 올 1월까지는 800~900원까지 올라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문을 닫는 가게들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고품질 원두를 사용한다고 홍보해왔는데, 이제는 더 저렴한 품종으로 바꿔 가격 부담을 줄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커피전문점 시장의 위기는 원두값 상승만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전국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에 밀린 업장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커피전문점 창업 붐으로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출혈 경쟁에 내몰리면서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저가 커피 시장의 급성장이다.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커피' 등 이른바 '저가 커피 3대장'의 매장 수는 지난해 약 8,000개로, 4년 반 만에 2배 가량 급증했다. 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이로 인해 중소형 개인 카페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업계 관계자는 "카페 창업은 마치 불나방 같은 것"이라며 "잘 되는 가게 옆에 새로운 매장이 금세 들어서는 상황에서 대형 카페에 비해 자금 여력이 부족하거나 경쟁력이 없는 커피전문점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커피 시장이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재편 과정에 있음을 시사한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 카페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서비스, 그리고 효율적인 원가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특색 있는 디저트나 공간 활용, 커뮤니티 형성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커피전문점 시장은 원두값 상승과 시장 포화, 소비 위축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못한 영세 사업장들의 폐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