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7세 딸 잃은 아빠의 절규 "혼자 남은 아이, 학교는 뭘 했나"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7세 여아 흉기 피살 사건과 관련하여, 숨진 아이의 아버지가 딸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소리를 통해 범행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알게 됐다고 밝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1학년 A양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이 학교 교사 C씨(40대, 여)도 자해한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C씨는 A양을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숨진 A양의 아버지 B씨는 11일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우리 아이는 별이 됐지만, 다른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며 학교 측의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B씨는 "지난주부터 미술학원 스케줄 때문에 오후 4시 40분까지 학교에 남아있던 아이는 우리 딸아이 뿐이었다"며 "C씨가 이 사실을 알고 흉기를 미리 준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학교 측에 아이가 혼자 남아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고,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도록 신경 써 달라고 여러 번 당부했지만, 이런 비극을 막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B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또 있다. 바로 A양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아이의 위치 정보뿐만 아니라,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

 

B씨는 "오후 4시 50분쯤, 미술학원에서 아이가 돌아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며 "이미 아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대신 낯선 여성의 가쁜 숨소리와 서랍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 그리고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부딪히는 소리만 계속 들려왔다"고 말했다. B씨는 "그 소리가 얼마나 공포스러웠는지 모른다"며 "딸아이가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오열했다.

 

그는 "시청각실 바로 옆에 돌봄교실이 위치해 있는데, 아이의 비명을 듣지 못했을 리 없다"며 당시 돌봄 교사의 부주의 가능성도 강하게 제기했다. "만약 그때 누군가 아이의 비명을 듣고 달려왔다면, 우리 딸아이는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우울증 등으로 휴직했다 지난해 12월 복직한 C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당 학교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1일 긴급 재량 휴업을 실시했으며, 교육 당국은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37세 투혼' 이승훈, 7년 만의 월드컵 金… "즐기니 보너스가!"

 한국 빙속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7·알펜시아)이 7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24일(한국시간) 이승훈은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2024-25 ISU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 48초 0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바르트 홀버르프(네덜란드·7분 48초 50), 3위 안드레아 조반니니(이탈리아·7분 48초 56)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따낸 값진 금메달이다.이번 우승은 이승훈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2017년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 이후 7년 만의 월드컵 금메달이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국제대회 첫 금메달이기 때문이다.2010 밴쿠버 올림픽부터 2022 베이징 올림픽까지 4회 연속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이승훈은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장거리 종목에서 성적을 내며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최근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획득, 한국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9개)을 세운 이승훈은 이번 월드컵 금메달로 다시 한번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이날 경기에서 이승훈은 노련한 레이스 운영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하며 기회를 엿봤다.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16위에 머물렀던 그는 두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와 선두를 꿰찬 뒤, 폭발적인 스퍼트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이번 대회 매스스타트에는 2022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바트 스윙스(벨기에)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경쟁이 치열했다. 이승훈의 우승이 더욱 값진 이유다.이승훈은 경기 후 ISU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행복하다"며 "이제는 결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스케이트를 탄다. 그래서 오늘의 금메달은 내게 굉장한 보너스"라고 소감을 밝혔다.매스스타트 세계 1위 홀버르프는 "이승훈은 이 종목의 진정한 스페셜리스트"라며 "좁은 코너를 잘 타고 스피드도 엄청나다. 늘 주시해야 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37세 투혼' 이승훈, 7년 만의 월드컵 金… "즐기니 보너스가!"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이승훈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빙속 황제'의 마지막 질주가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