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저축 아닙니다"... 당신이 몰랐던 국민연금의 두 얼굴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기금 고갈'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 제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현행 국민연금이 적립식과 부과식이 혼재된 구조라는 점에서, 제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많은 국민들이 2050년경 예상되는 기금 고갈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조정이라는 모수개혁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주목할 점은 기금 고갈이 곧 제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가 존속하는 한 연금 지급은 계속된다"고 밝히고 있다. 적립금이 소진되면 그해 걷은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전환될 뿐이다. 실제로 현재도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부과식 성격이 강하며, 다만 연금 수급자보다 납부자가 많아 적립금이 쌓인 것이다.

 

 

 

문제는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저축'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적립금 고갈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1185조원에 달하는 적립금의 운용과 처분 방안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 투자된 487조원의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첫째, 부과식 전환을 전제로 한 장기 재정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적정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설정해야 한다. 셋째, 기금 운용수익률 개선을 위한 투자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더불어 노동시장 정책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부과식 연금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보험료 납부자 기반을 확대해야 하며, 이는 노인일자리 창출과 정년 연장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부과식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적립금을 분배하고 완전 적립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은 제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 정치권, 국민연금공단이 오해 없이 발전적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의 AI 빅픽쳐..국힘 "옛 소련식 구상"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전 국민에게 인공지능(AI) 이용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며 AI 기반의 '기본사회'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I 활용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AI가 필수적 도구로 자리 잡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생성형 AI 챗GPT의 월 이용료가 20달러이며, 앞으로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보안 문제로 일부 제한이 있지만, 중국의 딥시크(AI)가 무료로 제공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자료조사나 분석을 보좌진보다 챗GPT에 더 의존한다"면서 AI 기술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삶의 여러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AI가 학습, 연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무상 의무교육을 통해 한글과 산수, 기초 교양을 배우는 것처럼 AI 활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주권 AI)'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향후 AI가 필수적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AI 관련 정책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정치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고,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AI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는 글을 SNS에 연달아 게시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특히 AI 기술이 병력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조선일보를 언급하며 "정략보다 나라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를 통한 공동 투자를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반기업 행위'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극우 본색에 문맹 수준의 식견까지 더해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AI로 병력을 대체하는 것은 허황된 주장이 아니다"라며, 이미 드론과 무인전투로봇이 전장에서 활약하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그는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군사산업의 미래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또한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분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AI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할 경우 국민의 조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성공한 기업의 지분을 빼앗으려는 반기업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AI 추경을 운운하며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하면 그 지분의 30%를 국민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명백한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표의 인식으로는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 수 없다"며, "소유부터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반도체 연구 인력의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을 포함한 반도체 특별법을 반대하는 점을 들며, "이런 태도로는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을 키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도 "기업의 성장은 지속적인 재투자와 혁신을 통해 이뤄진다"며 "기본사회라는 명목으로 기업 성과를 국가가 관리하려는 것은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사회주의적 접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AI 관련 발언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가가 30% 지분을 갖는다고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수십 개의 엔비디아를 보유한 나라가 됐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혁신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 첨단 과학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라며, "이재명 대표의 주장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이처럼 이 대표의 AI 관련 정책 구상과 이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발이 격화되면서, 향후 AI 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책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