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경호처, 군·민간에 극비 통화폰 뿌려

대통령 경호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깊숙이 개입한 핵심 인사들에게 도감청과 통화녹음이 불가능한 보안 휴대전화(비화폰)를 지급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군이 제공하는 비화폰을 이미 보유한 장성들뿐만 아니라 민간인 신분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까지 경호처 비화폰이 제공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는 경호처가 특정 군 장성들에게 별도로 비화폰을 지급한 사실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김대경 경호처 지원본부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비화폰 배부 현황에 대해서는 보안 목적상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경호처 내에 '비화폰 불출(반출) 대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화폰 불출 대장에 기재된 '테스트(특)', '테스트(수)', '테스트(방)' 등의 표기가 특정 지휘관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해당 기록이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에게 각각 비화폰이 지급되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경호처로부터 비화폰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경호처에서 비화폰을 받았다"며 "비화폰이 두 개였다"고 증언했다. 이는 군이 공식적으로 제공한 비화폰 외에 경호처가 별도로 지급한 비화폰을 추가로 사용했다는 의미다. 다만 곽 전 사령관은 "정확한 지급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특전사령관 보직을 맡은 이후였다"고 밝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전 경호처장) 재임 당시 지급됐을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논란은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경호처의 비화폰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비화폰 불출 대장에는 '테스트(예)'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윤 의원은 이 문구가 예비역 신분이던 노 전 사령관에게 비화폰이 지급되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방정환 국방혁신기획관은 계엄 당일인 12월 3일,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휴대폰을 건네받아 국방부 장관실에 제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해당 휴대전화가 비화폰인지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방 기획관은 "노 전 사령관이 누구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공소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1차 청문회에서는 계엄 당일 저녁, 노 전 사령관이 사용하던 비화폰을 받아 국방부 장관실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청문회에서는 경호처가 비화폰 지급 내역을 은폐하려 했다는 증거인멸 의혹도 제기됐다. 윤 의원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직접 비화폰 지급 과정에 개입했으며, 관련 기록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차장의 비서관이 직접 비화폰을 챙겨가 노상원 씨에게 전달했다"며 "12월 13일 김 차장이 비화폰 불출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지만, 실무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윤 의원은 또한 "12월 7일 노 전 사령관이 사용한 비화폰이 경호처로 반납됐다"며 "증거를 인멸하고 입을 맞춘 뒤 반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곽 전 사령관은 "12월 5일 저녁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화폰으로 전화해 '이것은 녹음되지 않는 전화니까 당당하게 가라'고 말했다"며 "사실대로 말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그동안 전반적인 상황을 숨겼지만,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할 때, 경호처가 계엄을 주도한 핵심 인사들에게 별도의 비화폰을 지급해 조직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후 기록 삭제를 시도하며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진출 거부하고 1900억 매출... 고집센 성심당, 빵업계 '황제' 등극

 대전을 대표하는 지역 빵집 성심당이 지난해 1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국에 13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프랜차이즈 뚜레쥬르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점이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심당의 2023년 매출액은 1937억6000만원으로, 전년(1243억원) 대비 5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전년(315억원)보다 50% 늘어났다. 이는 뚜레쥬르 운영사인 CJ푸드빌의 지난해 영업이익 299억원(별도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성심당의 성장세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2020년 48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1년 628억원, 2022년 817억원을 거쳐 2023년에는 1243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 대를 돌파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일 빵집으로는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기록이다.이러한 호실적에 힘입어 성심당의 매장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말 10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16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성심당이 대전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지 않고도 이 같은 성과를 이루었다는 것이다.1956년 문을 연 성심당은 67년이 넘는 역사 동안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하며 대전에서만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신선함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성심당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성심당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대전역에 분점을 낸 이후부터다. 특히 2014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성심당의 치아바타와 바게트가 아침 식사로 제공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런 명성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대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성심당 빵은 꼭 사 가야 할 기념품'으로 자리 잡았다.성심당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2021년부터는 매년 대전관광공사 주최, 대전시의 후원으로 '대전 빵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는 성심당을 중심으로 대전의 다양한 빵집들이 참여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대전을 '빵의 도시'로 브랜딩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성심당의 성공 비결은 지역 기반을 단단히 하면서도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경영 철학에 있다. 전국 체인으로 확장하는 대신 대전이라는 지역에 집중하여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이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은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빵과 함께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했다.성심당의 대표 상품인 '튀김소보로'를 비롯해 '미니꽈배기', '판타롱부추빵' 등은 대전을 방문하는 이들이 반드시 구매하는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시그니처 제품들은 성심당만의 독특한 레시피와 노하우로 만들어져 타 브랜드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전국적인 확장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추세 속에서, 성심당은 지역 기반 빵집으로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성심당이 대전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