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손흥민 뒤를 잇나"... 英축구 사로잡은 19세 한국인의 놀라운 기술

 '토트넘의 미래' 양민혁(19)이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QPR 유니폼을 입고 두 경기 연속 출전하며 잉글랜드 축구의 높은 벽을 차근차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QPR은 5일(한국시간) 블랙번 로버스와의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양민혁은 후반 21분 교체 출전해 2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밀월전 데뷔전 14분보다 출전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투입돼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민혁은 오른쪽 측면에서 매서운 움직임을 선보였다. 13차례 볼 터치와 90%의 정확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 32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절묘한 트래핑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이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낼 수 있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 플레이는 비록 페널티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곧바로 팀의 결승골로 연결됐다. 잭 콜백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2-1을 만든 것이다. 양민혁의 기술적 능력이 팀 승리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낸 셈이다.

 


지난해 7월 토트넘과 계약한 양민혁은 올 1월 QPR로 임대 이적했다. 이는 토트넘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즉각적인 1군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고 판단, 실전 경험이 풍부한 챔피언십에서 경험을 쌓게 한 것이다.

 

이 결정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보인다. 양민혁은 첫 데뷔전부터 BBC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호평을 받았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며 감독의 신뢰를 입증했다.

 

특히 챔피언십이 프리미어리그보다 더 많은 46라운드를 치른다는 점은 양민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QPR이 현재 공격진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면 선발 출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잉글랜드 축구의 거친 환경에 도전장을 내민 양민혁의 도전 자체가 주목할 만하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는 그가 QPR에서의 임대 생활을 통해 어떤 성장을 이뤄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손흥민 패싱' 논란…AFC, 기준이 대체 뭐길래 이런 결과가

 아시아 축구계에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아시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재 진행형인 아이콘, 손흥민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하는 올해의 국제선수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되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그의 프로 커리어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였으며, 아시아 선수로서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을 주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성과로 평가받았다. 부상 등으로 인해 이전 시즌만큼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팀의 구심점이자 리더로서 일궈낸 값진 성과를 고려하면 이번 후보 제외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아시아 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AFC 올해의 선수' 부문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말레이시아 리그의 아리프 아이만이 자국 선수 최초로 후보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그의 소속팀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고 말레이시아 대표팀 역시 월드컵 3차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과연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최상위 3인에 들 만한 활약을 펼쳤는지는 물음표가 붙는다.손흥민이 빠진 국제선수상 후보 자리는 공교롭게도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이 채웠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한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는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하지만 시즌 내내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팀의 압도적인 전력 덕을 본 측면이 크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강인과 함께 후보에 오른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나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 역시 각자의 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유럽 대항전 우승이라는 명백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손흥민의 공헌도를 넘어섰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결국 AFC의 이번 결정은 개인의 상징적인 성과나 팀 내에서의 리더십과 영향력보다는, 소속팀의 최종 성적이나 표면적인 타이틀 개수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 축구는 2012년 이근호 이후 아시아 내 올해의 선수 맥이 끊겼고, 국제선수상은 손흥민과 김민재가 명맥을 이어왔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생애 첫 후보에 오른 이강인이 과연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선배들의 길을 이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아시아 최고의 별이 펼친 역사를 외면한 듯한 AFC의 선택은 두고두고 아쉬움과 논란을 남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