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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요, 희 언니!" 신유빈, '영원한 짝꿍' 전지희와 뜨거운 안녕

 한국 여자 탁구의 '맏언니' 전지희(31)가 띠동갑 후배이자 '영혼의 단짝' 신유빈(21·대한항공)과의 마지막 국제 대회 맞대결을 펼치고 코트를 떠났다.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WTT 시리즈 2025 싱가포르 스매시 여자 단식 1회전.  이미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이번 대회에 특별 초청된 전지희는 승패와 상관없이 후배와의 마지막 만남을 즐기는 듯했다. 결과는 신유빈의 3-0(11-8 11-6 11-7) 완승. 하지만 승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경기 후 신유빈은 환하게 웃으며 전지희에게 다가가 뜨겁게 포옹했다. 서로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어 WTT 사무국이 마련한 깜짝 은퇴식이 진행됐다. 신유빈, 이은혜(대한항공), 서효원(한국마사회) 등 후배들과 주세혁 대한항공 감독이 함께 자리해 꽃다발과 케이크를 전하며 전지희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전지희는 "올해는 출전 계획이 없었는데 특별한 초대를 해줘 기뻤다"면서 "(신)유빈이와 마지막 경기를 치러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유빈 역시 "(전지희 언니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고, 나를 키워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에게 이런 행운이 따라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 출신인 전지희는 2011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한국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2016년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2021년, 전지희는 12살 어린 신유빈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전지희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끈질긴 수비, 신유빈의 패기 넘치는 공격은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둘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여자 탁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전지희는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역대 귀화 선수 최고 성적을 남기고 코트를 떠나게 됐다. 신유빈은 전지희라는 훌륭한 선배이자 파트너를 만나 자신의 잠재력을 더욱 빠르게 꽃피울 수 있었다.

 

전지희는 은퇴식에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좋은 지도자들과 동료들을 만나 행복했다"며 "이제는 선수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한국 탁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눈물 대신 환한 미소로 작별 인사를 건넨 전지희는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신유빈은 언니가 남긴 열정과 헌신을 가슴에 새기고 한국 여자 탁구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막걸리가 와인보다 과학적이다! '조상님들의 비밀 레시피' 최초 공개

 동서양을 대표하는 두 발효주, 와인과 막걸리의 제조 과정에는 흥미로운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제조 방식의 차이를 넘어, 인류 문명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와인의 역사는 인류 문명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최초의 와인은 약 8000년 전 조지아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서유럽으로 전파되며, 특히 기독교 문화권에서 성찬용 포도주로 사용되면서 더욱 발전했다.와인 제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단순함에 있다. 포도알을 으깨면 자연스럽게 과즙이 나오고, 포도 껍질에 붙어있는 야생 효모가 당분을 분해하며 자연스럽게 발효가 시작된다. 이런 단순한 '단발효' 과정 덕분에 인류는 일찍부터 와인을 즐길 수 있었다.반면 우리의 막걸리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쌀이라는 원재료부터가 그렇다. 쌀에는 포도와 달리 효모가 바로 먹을 수 있는 당분이 없다. 쌀의 주성분인 전분을 먼저 당분으로 분해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당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효소가 필요하다.우리 조상들은 이 문제를 누룩이라는 독특한 발효제로 해결했다. 누룩은 밀이나 보리를 빚어 만든 덩어리로, 그 안에는 효소와 효모가 모두 들어있다. 효소가 먼저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하고, 이어서 효모가 그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병행 복발효' 방식이다. 이는 마치 압축파일을 푸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복잡한 과정은 역설적으로 한국 전통주의 다양성을 가져왔다. 막걸리 원액은 14~15도의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데, 이를 걸러내면 약주가 되고, 맑은 윗부분만 따로 모으면 청주가 된다. 더 나아가 이를 증류하면 소주가 탄생한다. 조선 시대 명주로 꼽히는 감홍로나 홍로주도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효모와 효소의 차이다. 한자어를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효소(酵素)는 '항아리 속에서 흰 쌀을 삭히는 물질'을, 효모(酵母)는 '삭힌 것을 품고 술을 낳는 어머니'를 의미한다. 이처럼 정교한 발효 과학이 우리 전통주 문화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현대에는 맥주라는 또 다른 양조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맥주는 보리를 발아시켜 효소를 얻는 '단행 복발효'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막걸리의 병행 복발효만큼 높은 도수를 얻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발효 방식은 그 지역의 문화와 기후, 농작물의 특성을 반영하며 발전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