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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승계 의혹' 굴레 벗다… 항소심도 무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3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1심 무죄 판결이 나온 지 1년 만이다. 이로써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불거진 경영권 승계 의혹은 5년 넘는 법정 공방 끝에 이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 ▲삼성물산 합병 보고서 조작 의혹 등 검찰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려 회계 기준을 위반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공시돼야 할 중요 정보였던 것은 맞지만, 이를 은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제일모직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상승 추세였고, 삼성물산 주가가 억눌려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병 비율이 부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별다른 언급 없이 법원을 떠났다.

 

이번 판결로 이 회장은 경영 활동에 대한 부담을 덜고 삼성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검찰이 상고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법적 분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부상 투혼' 김혜성, 6연속 삼진 굴욕 딛고 '불가능한' 멀티히트

 '6연타석 연속 삼진'이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경험했던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위기 속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부상을 안고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김혜성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초 2사 상황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김혜성은 상대 선발 개럿 크로셰의 시속 153.4km 패스트볼을 강하게 당겨쳐 1루수와 파울 라인 사이로 향하는 안타를 생산했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2루나 3루까지 진출할 수 있는 타구였으나, 펜웨이 파크의 독특한 구장 구조로 인해 1루에 머물러야 했다.4회 2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스트라이크 노 볼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크로셰의 패스트볼과 스위퍼를 세 차례나 연속으로 커트해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이후 2개의 볼을 골라낸 뒤 8구째 시속 156.1km의 몸쪽 패스트볼을 노려쳐 투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보스턴 2루수 로미 곤잘레스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으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간 이 타구 덕분에 1루 주자 에스테우리 루이스는 3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7회에는 교체 투수 저스틴 윌슨의 시속 153.9km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했고, 9회 마지막 타석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무키 베츠를 대타로 내세우면서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이날 김혜성은 3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311, OPS를 0.760으로 끌어올렸다. 무려 15일 만에 기록한 멀티히트였다.현지 중계진도 김혜성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투수 출신으로 이날 '폭스 스포츠' 해설을 맡은 존 스몰츠는 "2스트라이크에 몰린 후 안타를 만들어 낸 이 타석이 정말 믿을 수 없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저스 전문 기자인 '디 애슬레틱'의 파비안 아르다야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엄청난 속도의 패스트볼과 뛰어난 변화구로 무장한 크로셰는 김혜성에게 이상적인 상대가 아니지만, 김혜성이 크로셰를 상대로 2개의 안타를 터트렸다"고 칭찬했다.더욱 놀라운 점은 김혜성이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는 사실이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5~6경기 전부터 김혜성이 왼쪽 어깨 문제를 겪고 있었다"며 "어깨 문제가 그의 스윙에 영향을 미쳤고, 종전보다 더 많은 헛스윙이 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로버츠는 김혜성이 다음 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부상의 영향으로 김혜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7경기에서 타율 0.100(20타수 2안타), OPS 0.200에 그치는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맥스 먼시, 키케 에르난데스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어렵게 확보한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김혜성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